이미지 확대보기그러나 이 구조는 역설적으로 “도우면 위험해지고, 안 도우면 안전한” 현실을 만들어내고 있다.
한 의뢰인의 사건이 있었다. 심야 버스에서 A는 만취해 균형을 잡지 못한 채 좌우로 흔들리는 B를 보았다. 버스는 급정거와 급출발을 반복했고, B는 언제든 좌석에서 굴러 떨어질 위험이 있어 보였다.
A는 과거 실제 발생한 심각한 버스 사고 사례를 떠올렸고, 결국 버스가 크게 흔들릴 때에만 약 2초간 B의 머리가 넘어지지 않도록 지탱해 주었다. 정차하면 즉시 손을 떼는 방식이었다.
재판 과정에서 CCTV 영상이 제출되었고, A가 정차 중에는 B에게 손을 대지 않았으며 버스가 흔들릴 때에만 잠시 지지해 준 사실이 그대로 드러났다. 우리측 변호인단은 추행의 고의가 없음을 강조했고 결국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그러나 A가 무죄를 얻었다고 해서 고통의 시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피의자 신분으로서 수사와 재판을 겪는 과정 자체가 심대한 부담이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특별한 사례라고 말하기 어렵다.
술 취한 직원을 집에 데려다주다 준강제추행 신고를 당하는 사례, 토사물로 젖은 사람을 도우려다 오해받는 사례, 호의를 베푼 뒤 오히려 민형사상 책임을 주장당하는 사례는 결코 드문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위험한 타인을 방치하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를 갖추어야 한다. 주변인 확인, 상황 기록, 불필요한 신체접촉 회피 등 최소한의 대비가 필요하다.
선의가 언제든 오해로 연결되는 구조 속에서, 호의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도와주기 위한 준비이다. 이것이 지금 우리의 형사 현실이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유럽증시] 주요국 증시 일제히 하락세...영국 FTSE 지수 0.05% ...](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setimgmake.php?w=80&h=60&m=1&simg=2024022117121705913edf69f862c5918150239.jpg)
![[일본증시] 닛케이평균, 관광주 매도세로 소폭 하락](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setimgmake.php?w=80&h=60&m=1&simg=2024080515474400644e250e8e1881062522498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