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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재명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와 회생기업 정상화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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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재명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와 회생기업 정상화 방안

한국기업회생협회 윤병운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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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회생협회 윤병운 회장


유동성 위기에 처한 한계기업이 어려운 회생 절차를 견뎌내고 법원의 인가까지 받았다는 것은, 사법부와 채권단으로부터 '이 기업은 살릴 가치가 있다'는 경제적 성적표를 받은 것과 다름이 없다. 정부는 포용금융정책을 적극 활용하여 개인·기업이 적절하고 저렴하며 시의적절한 금융상품·서비스에 접근할 기회를 넓히고, 그 과정의 평등성을 높이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현실의 금융 시장은 회생기업에게 여전히 '전과자'의 주홍글씨를 찍어 누르고 있으며 포용금융의 사각지대에 여전히 놓여 있다. 너무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구조적 모순과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인가받은 회생기업 신용 사면, 연쇄 파산 막는 마지막 퍼즐


낙인효과에 가로막힌 중소기업 회생제도, ‘금융 청산’에서 ‘경제적 부활’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지난 2일에 제24회 국무회의 겸 제11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가계의 연체 채무로 인한 비극적 사건을 언급하며, 금융위원회에 민생 안정을 위한 과감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라고 강력히 지시했다. 한 인간과 가정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한계 채무의 늪을 정부가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다. 가계 부채라는 도화선이 사회적 비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선제적 스크리닝과 구제책을 마련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다.

하지만 민생의 또 다른 한 축인 '일터'와 '기업 소멸'의 현장으로 눈을 돌리면, 이와 똑 닮은, 어쩌면 사회·경제적 파급력이 훨씬 더 큰 비극이 매일같이 소리 없이 발생하고 있다. 바로 유동성 위기에 처해 법원의 문을 두드렸고, 천신만고 끝에 회생계획 '인가'까지 받아낸 중소기업들이 마주하는 냉혹한 금융의 벽인 것이다.

현행 제도하에서 수많은 중소기업이 법원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회생 인가를 받고 부활을 꿈꾸지만, 이들이 마주하는 현실은 '정상 기업으로의 복귀'가 아닌 '제2의 사형선고'에 가깝다. 은행과 금융기관이 보유한 연체 기록과 이른바 '회생기업'이라는 낙인효과 때문이다. 이 주홍글씨로 인해 기업들은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해 신규 대출이 막히는 것은 물론, 서울보증보험이나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공적 보증기관으로부터 이행보증이나 신용보증조차 거절당하기 일쑤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납품 계약을 따내고도 보증서를 제출하지 못해 매출 기회를 상실하고, 결국 회생을 졸업하지 못한 채 파산으로 직행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법원 인가의 무게와 금융권의 온도 차


법원의 회생계획 인가는 단순히 빚을 탕감해 주는 시혜적 조치가 아니다. 엄격한 조사위원의 실사와 사법부의 판단을 통해 "이 기업은 청산하는 것보다 계속 유지할 때의 가치(계속기업가치)가 더 크다"는 점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음을 의미한다. 즉, 기술력이 있고 시장성이 있어 조금만 숨통을 틔워주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경제적 공인'을 받은 상태다.

그러나 일선 금융기관과 보증기관의 시선은 과거의 연체 기록과 잘못된 편견에만 고정되어 있다. 회생인가 결정이 내려진 순간부터 그 기업은 과거의 부실기업이 아니라, 법적 권리관계가 재조정되어 재무구조가 오히려 우량해진 '신생 건강 기업'으로 보아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권은 내부 리스크 관리 규정과 연체 정보 공유 시스템을 이유로 신용을 차단한다.
수십 명, 수백 명의 고용을 책임지고 있는 중소기업이 보증서 한 장을 발급받지 못해 매출을 포기하고 파산할 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근로자의 실직과 협력업체의 연쇄 도산, 그리고 지역 경제의 침체로 이어진다. 가계 부채로 인한 비극을 막는 것이 '사후 처방'이라면, 회생기업을 살려 고용을 유지하는 것은 수많은 가정이 한계 채무자로 전락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는 '근본적 예방책'이라 할 수 있다.

회생 인가 기업의 정상화를 위한 3대 혁신 과제


유동성 위기를 겪는 한계기업이 회생 절차를 통해 인가를 받고, 최종 졸업에 이르기까지 완벽한 정상 기업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려면 제도적·금융적 차원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

첫째, 인가 기업에 대한 과감한 '신용 사면'과 정보 차단이 필요하다.

법원의 회생계획 인가 결정이 내려지는 즉시, 금융권 공동 전산망에 등록된 해당 기업의 과거 연체 기록과 회생 절차 진행 정보의 조회를 과감히 제한하거나 삭제해야 한다. 과거의 과오가 미래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금융적 세컨드 찬스(Second Chance)'를 보장해야 한다. 인가 이후의 신용 평가는 과거의 지표가 아닌, 회생계획에 따른 향후 현금 흐름과 경영 정상화 이행 능력을 바탕으로 새롭게 구축되어야 한다.

둘째, 보증기관의 '회생 인가 기업 특례 보증'을 의무화해야 한다.

중소기업이 매출을 일으키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돈(대출)이 아니라 계약의 이행을 담보하는 '보증서'다. 서울보증보험, 한국무역보험공사,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정책 금융 및 보증기관들이 회생 인가 기업을 위한 별도의 '특례 보증 쿼터'를 설치해야 한다. 법원이 인가한 기업에 대해서는 인수 심사 기준을 대폭 완화하고, 계약 상대방이 확실한 수주 물량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이행보증서를 발급하도록 강제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보증이 돌아야 매출이 발생하고, 매출이 발생해야 채무를 상환하여 회생을 졸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DIP(Debtor-in-Possession) 금융’의 획기적 활성화와 민관 합동 매칭 펀드 조성이다.

회생 절차 중이거나 인가를 받은 기업에 신규 자금을 공급하는 DIP 금융은 현재 국내 시장에서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국책은행과 연기금, 그리고 민간 자본이 참여하는 대규모 '기업 부활 매칭 펀드'를 조성해야 한다. 정부가 마중물 펀드를 대고 위험을 일부 분담해 준다면, 민간 자금도 회생 인가 기업의 기술력과 자산 가치를 보고 투자에 나설 수 있다.

이제는 '징벌'이 아닌 '회복'의 금융으로


미국의 경우, Chapter 11(미국 법정관리 제도) 절차에 들어간 기업에 대해 강력한 DIP 금융이 지원되며, 보증이나 신규 계약에 있어 차별을 두지 않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다. 제너럴 모터스(GM)나 마블 엔터테인먼트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부도 위기에서 벗어나 세계 시장을 다시 호령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한 번 실패한 기업도 가능성이 있다면 전폭적으로 밀어주는' 금융 환경이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문회의때 지시한 개인 연체 채무자 구제 방안과 중소기업 회생 지원 방안은 결코 동떨어진 정책이 아니다. 기업은 가계의 삶을 지탱하는 버팀목이다. 기업이 살아야 일자리가 유지되고, 일자리가 유지되어야 소득이 생기며, 소득이 있어야 가계 부채도 해결된다.

금융당국은 이제 부실의 책임을 묻는 '징벌적 금융'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살아날 가치가 있는 기업을 확실하게 밀어주는 '회복적 금융'으로 나아가야 한다. 법원의 인가를 받은 회생기업들에게 낙인의 쇠사슬을 끊어주고 신용의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 중소기업을 살리고 민생 경제의 붕괴를 막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임광복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