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이러한 역설은 앤스로픽이 최근 공개한 '클로드 미토스(이하 미토스)' 모델 사태로 수면 위로 올랐다. 미토스는 단 13분 만에 전 세계 주요 정부기관과 금융사 30여 곳의 보안망 취약점을 찾아냈다. 사이버 위협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만든 AI가 도리어 누구나 손쉽게 시스템 약점을 파고드는 강력한 공격 무기로 돌변할 수 있다는 방증이다.
미토스가 던진 충격파는 AI 업계의 근간을 흔들었다. 그동안 업계는 인간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공격 루트를 AI가 한발 앞서 찾아내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AI 보안 필수론'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미토스 사태는 해킹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놓았다. 과거 해커들이 악성코드를 심거나 디도스 공격을 위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쏟았다면 이제는 고도화된 AI를 통해 '버튼 하나 딸깍' 누르는 것만으로 취약점을 찾아내 집중 타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서 간과해선 안 될 핵심은 이 거대한 AI 창과 방패의 전쟁에서 외국산 기술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해외 범용 AI를 보안에 그대로 활용할 경우 해당 모델의 근본적인 취약점이 파악되는 순간 이를 도입한 국가나 기업의 시스템이 연쇄적으로 뚫릴 위험이 크다. 즉 정부가 추진하는 '소버린 AI'는 단순 대국민 검색용이나 행정 보조용을 넘어 독립적인 보안 기능을 완벽히 갖춘 '완성품'이어야 된다.
현재 정부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인프라 지원만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자국 AI를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한다. 하지만 AI 업계에서는 단순히 모델 하나를 뚝딱 만들어내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되며 지속적인 고도화와 유지·보수가 훨씬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아직 제대로 된 시작도 하기 전에 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할 때가 아니다. 현장에서 진짜로 필요하고 중요한 게 무엇인지부터 제대로 취합하고 그에 맞는 실질적인 지원을 쏟아부어야 할 시점이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