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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진짜 필요한 의사가 없는 시대, 정부는 개혁 ‘자화자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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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진짜 필요한 의사가 없는 시대, 정부는 개혁 ‘자화자찬’

서울은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피부 미용 클리닉 개원
지방은 연봉 3억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못 구해
정부 “의료 개혁 조용히 잘하고 있다” 속단하고 있어
최정호 글로벌이코노믹 IT바이오 부장이미지 확대보기
최정호 글로벌이코노믹 IT바이오 부장
필자의 최근 경험이다. 시험관 아기 시술로 임신을 시도하고 있다. 정자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가 있어 ‘백옥주사’를 자주 맞는다. 주로 ‘여신티켓’이라는 앱을 통해 가격을 비교해보고 병원을 선택한다. 필자가 가는 병원(1차 의료기관)은 대부분 ‘○○○의원’이다. 주로 피부 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이다. 아무 생각 없이 이 병원에 갔을 때는 피부과 전문의가 하는 병원인 줄 알았다. “피부 미용 관련 비급여 위주 시술만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우연히 원장의 프로필을 보니 가정의학과 전문의였다. 서울에서는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하는 피부 미용 클리닉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들 병원은 중국인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통역 가능한 직원들을 고용하기도 했다. 내가 만약 피부 시술을 받는다면 “난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가 하는 병원을 가겠다”고 생각했다.

이와 다르게 몇 년 전 지방의 한 의료원에서는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연봉 3억 원에 채용한다는 공고를 냈지만 지원자가 없었다. 지방 도시들은 인구 고령화가 시작돼 노인을 다방면에서 진료할 수 있는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필요한 실정이다. 또 3억 원 연봉은 중견 기업 대표이사들의 임금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수준이다. 의사 개인이 돈을 좇는다는 데 대해 왈가왈부할 수 없지만, 3억 원 연봉이 적은 수준이 아닌데 이를 마다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결국 강남 일대와 홍대 근처에서 피부 미용 클리닉을 운영하면 연봉 3억 원 이상의 돈을 벌 수 있다는 결론을 조심스럽게 내려본다.

의학 드라마에서 보면 흉부외과 의사는 흉부 관련 진료만 본다. 외과적 치료를 한다고 하면 흔히 교수가 “흉부가 왜 외과를 봐”라고 질책하는 걸 봤을 것이다. 하지만 의료 현장은 그렇지 않다. 의사 면허만 있고 할 줄 알면 어느 진료도 가능한 게 현실이다. 이게 긍정적으로 발현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물론 대다수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피부 미용 클리닉을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 병원에 근무하면서 무료로 노숙자들을 진료하는 그런 가정의학과 전문의도 있다.

여하튼 국내 의료 시스템은 정상적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이런 상황에 정부는 의료 관광으로 부를 창출하면서 동시에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선진 의료 시스템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많은 외국인들이 진료를 보러 오게 하겠다는 발상이다. 개혁 부분에서는 지방의료 활성화와 필수 의료 분야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갖고 있다. 여기에는 지방에서 근무할 의사를 충원한다는 계획도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의 대통령 업무보고 자리에서 “의료 개혁을 조용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의정 갈등도 있었고 의료계의 해묵은 현안들이라 해결하기 쉽지 않았는데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어 보건복지부는 이재명 대통령에게서 칭찬을 받았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입법이 돼 있었던 것이라 어려움이 없었다”고 답했다. 정부는 의료 개혁이 빠르고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속단하는 모습이다. 전문의 1명을 양성하려면 10년이 소요된다. 늘어난 의사와 의료 정책이 자리 잡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은 정책 초기 단계라 잡음이 없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시간이 흐르면 문제들이 떠오를 것이다. 또 의료 관광과 개혁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정부의 바람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더 공고한 정책 추진도 수반돼야 한다.


최정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unghochoi559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