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광주광역시·대구 등 일부 지역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현지 중개업자들은 9.13 대책 발표 이후 거래 문의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광주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 1월부터 8월까지 1.67% 상승했다. 같은기간 서울(4.13%)과 대구(1.70%)를 제외하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지방 아파트값이 0.75%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광주지역 집값 상승세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서울·수도권 옥죄기’가 갈 곳 잃은 투기자본을 일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지방으로 불러들인 셈이라고 말한다.
문제는 투기세력으로 인해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본다는 점이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는 “집값이 하루가 다르게 뛴다”면서 “매도자들은 처분을 망설이고 실수요자들은 ‘지금 안 사면 더 오른다’는 불안감에 매수심리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실수요자와 투자자가 붙으면 당연히 투자자가 이긴다. 지속적인 거래로 수수료를 받기 위해 실수요자를 외면하고 투자자만 유치하려는 악덕 중개인들도 더러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청약조정지역대상 해제 움직임이 있는 부산지역도 최근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어 “사실 집값이 떨어지는 시기에도 매수 문의는 있어왔다. 해운대나 이런 곳들은 가지고만 있으면 오른다는 기대감이 큰 곳”이라면서 “작년에 최고경쟁률 청약도 부산에서 나온 걸로 안다. 학군이나 위치가 좋은 곳은 계속 문의가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아직 섣부른 판단을 해서는 안된다고 말하면서도 해당 지역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볼 수는 있다고 진단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집값 상승을 주도한 자금의 출처가 외부인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면서도 “양극화 현상으로 해석 중이다. 그러나 투기 때문이든 양극화 현상이든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곳에 집을 구하기 어려워지는 건 마찬가지”이라고 말했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