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평면 구조 변화…“빠르게 더 편하게”

부동산 정책 등의 영향과 실수요자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변화하면서 건설업계도 새로운 평면 설계와 적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서비스 면적 확대와 더불어 생활의 편리성을 추구하면서 안락함을 제공하는 모습이다.

분양 아파트마다 대부분 아니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발코니 확장은 사실상 기본이 된 상태다. 이에 맞춰 기둥과 기둥 사이의 구획을 말하는 베이(Bay)도 1990년대 기본 구조인 2베이에서 2000년 초에 3베이로 확대되고 현재는 4베이를 넘어 5~6베이까지 대폭 발전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국민평형대라고 할 수 있는 전용 면적 84㎡(옛 32평형)를 기준으로 보면 2베이 3룸 구조가 주를 이뤘다. 1990년대 1기 신도시인 경기 분당, 일산 신도시의 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이들 아파트 대부분이 정사각형, 직사각형 구조로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면 현관 없이 바로 작은 방과 거실의 모습을 갖췄다. 거실을 거쳐 안방과 화장실, 또 하나의 작은 방이 위치해 있을 수밖에 없는 단순한 설계였다.
2000년대 들어 여러 단점들을 보완하면서 이른바 베이가 분양 성공을 좌우한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전용 면적 84㎡ 이상은 3베이가 기본적이 됐다. 2000년대 후반에는 이보다 규모가 적은 전용 면적 59㎡ 등에도 3베이가 적용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3베이가 인기몰이를 하면서 다양한 평면 설계가 가능해져 '평면의 진화'가 이뤄졌다. 대표적인 곳으로 판교신도시의 아파트 전용 면적 84㎡에 ㄱ자로 설계된 5베이 평면 구조가 처음으로 선보였다. 더구나 거실 양면에 발코니를 설치한 신개념 평면도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이렇게 동일한 공간에도 다양한 평면 설계와 적용이 가능해지면서 최근에는 전용 면적 84㎡에서 4베이를 넘어선 4.5베이, 5베이 이상의 새로운 평면으로 공간 활용도를 높이는 다양성을 나타내고 있다.

단지 대부분이 지상 49층 초고층 아파트로 이뤄진 경기 고양 일산 킨텍스 원시티의 경우 아파트 12개 동과 오피스텔 3개 동으로 이뤄져 있어 평형별, 타입별 기본형과 확장형 평면 등 다양한 평면을 도입해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이처럼 원시티는 전체 2,038세대의 대규모 단지에 최상층 펜트하우스 평면 등 다양한 평면도 구조 갖춰 인기를 몰면서 고양시 일산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당시 뛰어난 평면 구조를 갖췄다해도 현재 분양되고 있는 아파트 평면 구조와 비교해 보면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큰 차이를 느끼게 한다.

이는 시대적인 변화와 수요자들의 안목 및 건설업계의 차별화 추진 등으로 점차 다양화, 고급화됐다.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환경 변화와 이에 따른 입주자 요구 사항 등으로 일반 평면 개념을 넘어선 신평면이 개발, 도입됐다.

SK건설의 경우 바이러스와 미세먼지 차단을 위해 ‘클린-케어’ 평면을 개발해 세대 현관에 중문과 신발살균기를 설치하고, 거실 중문 외 별도의 공간인 ‘클린-케어룸’을 조성해 거실로 들어가기 전 깨끗한 몸상태를 유지하도록 적용했다.


이에 따라 5년 아니 2~3년 전 아파트와 분양 아파트 가운데 가장 최근이라고 할 수 있는 영종국제도시 서한 이다음의 평면 구조와 비교해 보면 차이가 확연하다.

영종국제도시 서한이다음 84㎡ 확장형의 경우 코로나19에 따라 현관 청정시스템을 도입했으며, 현관 중문 및 침실1, 2에 붙박이장 그리고 거실 바닥 고급 포세린타일과 우물천정 간접조명 등을 유상으로 제공해 생활의 편리성을 더했다. 주방도 엔지니어드스톤 벽체 등으로 특화했다.

금융권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소비자들이 3베이 보다 6베이 등 베이 수가 많은 아파트를 선호하는 이유는 아파트 구조가 남향일 경우 환기와 통풍 및 채광 등이 좋다는 이유때문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많은 베이를 적용하기 위해 평면이 좌우로 길어지면서 상하로 짧아지는 단점도 있어 일정 부분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최환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gcho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