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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시장 결산] 치솟는 집값에 비수기 잊은 청약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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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시장 결산] 치솟는 집값에 비수기 잊은 청약 돌풍

전국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 19.77대 1, 서울‧세종은 역대급 경쟁률
내년 DSR 규제‧금리인상 앞둬…입지‧분양가 따라 청약 온도차 커질 듯

아파트 견본주택을 방문한 내방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아파트 견본주택을 방문한 내방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올해는 치솟는 집값과 전세시장 불안감이 확산되며 실수요자들이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에 대거 유입된 한 해였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의 본격 시행 이후 수요 쏠림 현상이 심화된 서울은 역대 최고 평균 청약경쟁률을 경신했고, 수도권에서도 7월부터 본격 시행된 3기 신도시 등 사전청약 접수에도 관심이 이어지며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는 전국에서 33만4428가구(임대 제외 총 가구수, 예정물량 포함)가 공급됐다. 반기별로 살펴보면 상반기는 13만5579가구, 하반기는 19만8849가구가 공급됐다. 7월 이후 수도권의 사전청약 물량이 풀린 데다 분양을 미루던 사업지들이 차주단위 DSR 확대 등을 앞두고 연내 분양을 서두르면서 하반기 물량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서울에서는 굵직한 재건축 단지들의 분양 일정이 연기되며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인 7029가구 공급에 그쳤다. 지방은 ▲경남(2만8208가구) ▲충남(2만6132가구) ▲경북(2만5803가구) ▲대구(2만4686가구) 등의 분양물량이 많았다.

올해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19.77대 1로 지난해(27.92대 1)보다 낮아졌다. 전매제한, 거주의무 강화 등으로 청약시장이 무주택 실수요 위주로 재편되면서 입지나 분양가 등에 따른 온도차가 두드러지는 분위기다.

올해 시도별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 자료=부동산R114이미지 확대보기
올해 시도별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 자료=부동산R114


세종과 서울은 세 자릿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2000년대 들어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세종은 전국구 청약이 가능해 수요 자체가 많은 데다 국회의사당 설치, 서울~세종고속도로 개통(2024년 예정) 등 다양한 개발호재가 높은 경쟁률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서울은 저렴한 분양가의 새 아파트를 선점하려는 청약 수요자들이 몰린 반면 공급이 부족해 경쟁률이 크게 뛰었다.

경기와 인천의 청약 열기도 뜨거웠다. 경기는 화성시 오산동 ‘동탄2신도시동탄역디에트르(809.08대 1)’와 과천시 갈현동 ‘과천지식정보타운린파밀리에(718.31대 1)’는 올해 최고 평균 청약경쟁률을 기록했으며, 광주시 오포읍 ‘오포자이디오브’의 분양에는 만점(84점) 당첨자가 등장했다. 인천은 검단과 송도 등 신도시의 분양 아파트들이 인기를 견인했다.
지방에서는 지난해 말 조정대상지역 확대 등 규제 강화 여파로 비규제지역 내 신규분양단지의 풍선효과과 두드러졌다. 전북, 경남, 강원 등에서 청약 경쟁이 치열했다.

반면에 공급이 누적된 지역 중심으로는 청약열기가 잦아들었다. 2019년~2020년 연평균 아파트 3만여 가구가 분양된 대구는 미분양이 적체되고 주택매수심리가 꺾이면서 청약시장의 움직임도 둔화됐다. 경북, 전남 등도 입지별로 청약 미달 단지가 나타나면서 경쟁률이 하향 조정됐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올해의 아파트 청약 열기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여경희 부동산R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최근 분양가상한제 제도 개선에 착수하면서 민간택지의 경우 개별입지 특성을 고려해 현실성 있는 분양가를 산정할 수 있게 됐다”면서 “분양가 인상이 현실화되면, 주요 정비사업 아파트들이 분양에 나서면서 청약 열기를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에는 차주단위 DSR 규제와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수요자들이 이전보다 청약통장 사용에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내년에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편중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입지나 분양가격에 따라 단지별 청약 온도차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