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자동차 보급 확대·알뜰주유소 증가로 경영난 심화 영향
알뜰주유소 비중, 6.27%에서 11.6%로 지속 증가세
알뜰주유소 비중, 6.27%에서 11.6%로 지속 증가세

전국의 주유소가 감소세인 가운데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기차 보급 확대와 고유가 대책으로 정부가 운영하는 알뜰주유소와의 경쟁에서 밀려 경영난이 심화 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반주유소가 점차 줄면서 전국 주유소에서 알뜰주유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2년말 6.27%에서 올해 10월 기준 11.6%로 확대됐다.
7일 한국석유관리원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유소는 총 1만1029개로 지난 2012년말 1만2693개보다 1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감소세인 전국 주유소 수는 지난달 기준 12년 만에 최저치로 기록했다. 매년 평균 약 130개 주유소가 사라진 셈이다.
주유소가 감소세인 이유는 전기차 보급의 급속한 확대로 인한 경영난 때문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정부에서 고유가 대책으로 내놓은 알뜰주유소 정책이 정유업계 생태계를 흔들면서 일반주유소 경영난을 심화시켰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고유가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가 운영하는 알뜰주유소는 원래 목적은 대형 정유사의 독과점 상황인 석유 제품의 소매 유통 방식을 개선해 더욱 저렴한 가격에 기름을 공급하려는 취지다.
현재, 한국석유공사의 자영 알뜰주유소, 한국도로공사의 고속도로 주유소(ex-OIL), 농업협동조합의 농협 주유소(NH-OIL) 세 가지 형태로 전국에서 영업 중이다.
특히, 석유공사는 공익을 위해 적자를 감안하고 민간정유사에서 시중 가격보다 싸게 석유를 구입해 알뜰주유소에 공급해왔다. 일반주유소가 알뜰주유소와 가격 경쟁에서도 밀리면서 휴·폐업이 가속화됐다는 설명이다.
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기준 휘발유 판매가격은 알뜰주유소가 ℓ 당 1717.9원으로 가장 낮았다. SK에너지 주유소는 1753원으로 최대 35.1원 차이가 난다.
고유가 대책으로 정부가 내놓은 알뜰주유소는 지난 12년 동안 매년 늘고 있다. 지난 2012년 말 기준 796개였던 알뜰주유소는 계속 증가해 지난해 1305개에 달했다.
정부는 최근 국제 유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유류비 안정화를 위해 수도권 자영 알뜰주유소를 10%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정부에서 인위적으로 가격을 낮추고 알뜰주유소를 늘리는 정책이 석유 유통시장을 고려하지 않고 유가를 안정을 시키는 방법이라고 비판했다.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반주유소와 알뜰주유소 경쟁을 부추기는 것은 '을'끼리 싸움을 붙여 자영업자를 죽이는 정책”이라며 “대기업 정유사의 막대한 이익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고유가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남상인 글로벌이코노믹 선임기자 baunamu@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