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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료 묶고 의료비는 늘고…건강보험 재정 악화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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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료 묶고 의료비는 늘고…건강보험 재정 악화 불가피

건보공단 중장기 계획…2030년 건강보험 사업 부채비율 107.4% 전망
올해 당기적자 2조8374억원 추산…5년간 영업적자 수조원대 지속
건강보험공단이 향후 5년간 매년 수조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2030년 건강보험 사업 부채비율이 관리 목표치인 100%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사옥. 사진=국민건강보험공단 이미지 확대보기
건강보험공단이 향후 5년간 매년 수조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2030년 건강보험 사업 부채비율이 관리 목표치인 100%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사옥. 사진=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공단이 향후 5년간 매년 수조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2030년 건강보험 사업 부채비율이 관리 목표치인 10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도 건강보험료율은 동결된 반면 의료 수가는 인상돼 재정 악화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초고령화에 따른 진료비 증가와 법정 국고지원 미달까지 겹치면서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진숙 의원실이 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2026∼2030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건보공단의 영업적자는 2026년 6조9161억원에서 2027년 3조9714억원, 2028년 4조2971억원, 2029년 3조4415억원, 2030년 3조2932억원으로 전망됐다. 5년 연속 수조원대 적자가 이어지는 셈이다.

건강보험 사업 부채비율은 2026년 71.2%에서 2027년 79.3%, 2028년 89.2%, 2029년 98.7%로 상승한 뒤 2030년 107.4%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건보공단의 관리 기준인 100%를 넘어서는 수치다. 같은 기간 건강보험 자산은 44조234억원에서 39조3503억원으로 줄어드는 반면 병의원 등에 지급할 보험급여 충당부채를 포함한 부채는 18조3031억원에서 20조3753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문제는 이 같은 전망이 보험료율 인상을 전제로 했다는 점이다. 건보공단은 2027년부터 2030년까지 보험료율이 매년 1.49%씩 오르고 정부의 일반회계 국고지원율도 2030년 14%까지 확대된다고 가정했다. 하지만 정부는 최근 2027년도 건강보험료율을 올해와 같은 7.19%로 동결했다. 지역가입자의 재산보험료 부과점수당 금액도 211.5원으로 유지했다.
정부는 약가 제도 개선으로 연간 2700억원, 검체·영상 수가 조정으로 2조6000억원, 부당청구 관리로 8000억원의 지출을 줄이고 반도체 산업 호황에 따른 추가 보험료 수입 3조8000억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보험료율 인상이 멈추면서 건보공단이 예상한 중장기 재정 수입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반면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요양급여비용은 평균 1.65% 인상됐다. 이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 추가 부담은 1조2058억원이다. 병원 수가는 1.2%, 치과는 2.6%, 한의원은 3.0%, 약국은 3.7% 올랐다. 협상이 결렬됐던 의원급 수가도 최종적으로 1.6% 인상됐다. 보험료 수입은 동결하면서 의료비 지출은 늘어나는 구조다.

당장 올해 재정도 적자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6년 7월 말 기준 건강보험 당기수지는 3644억원 적자였고 연말 적자는 2조8374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누적수지도 27조3844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국 의료기관과 약국에 지급하는 진료비 약 3개월분에 해당한다.

고령화에 따른 진료비 증가도 부담이다. 2024년 65세 이상 노인 진료비는 52조1935억원으로 전체 진료비의 44.9%를 차지했다. 비상진료체계,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필수의료 지원 등에 투입된 건강보험 재정도 8조6000억원을 넘었다.

정부의 국고지원 역시 과제로 남아 있다. 2027년도 건강보험 국고지원금은 올해보다 약 1조1000억원 늘어난 13조8000억원으로 편성됐지만 보험료 예상 수입의 20%를 지원하도록 한 법정 기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2016∼2025년 미지급된 법정 지원금은 19조4531억원으로 집계됐다. 건보공단은 향후 5년간 16조4565억원 규모의 자구노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료 동결은 가입자의 단기 부담을 덜어주지만 재정 수입 부족이 누적되면 향후 보험료 인상 압력이 커질 수 있다"며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면 지출 구조를 점검하는 동시에 법정 국고지원 기준을 준수하고 안정적인 재원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eroj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