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앞서 증시 호황에 축제 분위기를 즐겼던 증권업계가 올해 유독 더 혹독한 겨울을 나게 될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2022년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기대했던 산타 랠리는 없었고 증권가 분위기는 매우 어둡다. 올 증시는 미국 금리인상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상고하저(上高下低)의 모습을 보였다. 증권사 실적이 좋지 않고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김한진 3프로TV 이코노미스트는 “금융당국은 기업의 주주환원(배당 및 자사주 매입)을 권장 유도하고 투자자는 거시경제에 너무 얽매이기보다는 좋은 성장기업을 저가에 매수하는 기회로 삼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새해 상반기까지는 위험관리를 병행해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로벌이코노믹이 순항 중 난기류에 휘말린 2022년 증권가의 10대 뉴스를 짚어봤다.
1. LG엔솔 상장
올해 1월 27일 상장된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은 첫날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2위를 기록했다. 기업공개(IPO) 사상 최대어라는 평가를 받았다.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올라간 뒤 상한가에 도달)’에는 실패했다. 1월 27일 종가는 50만5000원이었고 지난 12월9일 종가는 51만5000원이었다. 우리사주에 투자했던 LG엔솔 직원들은 기분이 좋지 않다. 지난달 11일 최고점은 62만4000원이었다. 최고점 대비 17.5% 하락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주가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 침체로 인해 향후 전기차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리사주 물량이 한꺼번에 증시에 나와도 주가에 상당한 타격을 준다. LG엔솔 우리사주 보유 지분은 3.42%이다.
2. 공매도 논란
올 봄 공매도 찬반 논란이 뜨거웠다. 공매도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공매도가 시장을 교란시킨다고 본다. 공매도는 물건을 먼저 빌려 팔고 나중에 같은 수량의 물건을 갚는 것이다. 공매도를 하는 사람들은 주가가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먼저 주식을 빌려서 판다. 공매도 투자가 늘면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 공매도 세력이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경우도 있다. 폐지론자들은 우리나라 공매도 거래대금의 대부분이 외국인 자금이고, 외국인이 공매도로 돈벌기가 쉽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매도 세력들이 우리 증시를 과매도 상황으로 몰고 가고 국민 자산 손실과 국부유출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찬성론자들은 공매도가 여러 순기능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공매도가 ‘가격 발견 기능’, ‘거품 완화 기능’, ‘유동성 공급 기능’ 등 말이다.
3. 강(强)달러
지난해에 이어 달러 강세가 이어졌다. 지난해 초 1080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 24일 기준 1186.6원으로 10% 정도 상승했다. 올해 9월에는 원·달러 환율이 144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연구기관들은 내년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1320원에서 1370원 정도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1320원, 한국금융연구원은 1360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370원이다. 증시의 경우 환율이 올라가면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환율이 내려가면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원‧달러 환율과 관련해 “내년 환율 상반기에 비교적 높고 하반기에 내리는 방향으로 예상한다”며 “상반기 평균 1340원, 하반기 평균 1285원 본다”고 말했다.
4. 증권가 스타들의 퇴장
올해 증권가의 스타였던 강방천 전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존 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자리에서 물러났다. 금융감독원은 강방천 전 회장의 차명 투자 의혹과 관련해 ‘직무정지’에 해당하는 중징계를 내렸다. 강방천 전 회장은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을 떠났다. 존 리 전 대표도 차명 투자 의혹에 휘말려 메리츠자산운용을 떠났다.
5. 엔저(低)시대 일본 투자 바람
올해 엔저로 인해 일본 바람이 거셌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일본 여행이 급증했고 일본 투자에 대한 관심도 크게 높아졌다. 엔화의 하락 원인은 미국과의 금리 차이다. 미국은 계속 금리를 올렸지만 일본은 제로금리를 유지했다. 일본은 국채 상환 문제를 안고 있어 금리 인상을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 일본이 제로금리를 유지할 경우 앞으로도 엔화의 가치 하락 가능성이 높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구매력 감안 환율로 분석했을 때 엔화가 세계에서 가장 저평가된 통화라고 보고 있다. 앞으로도 엔화 투자 움직임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이코노믹 선정 2022년 증권가 10대 뉴스
이미지 확대보기앞서 증시 호황에 축제 분위기를 즐겼던 증권업계가 올해 유독 더 혹독한 겨울을 나게 될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6. 카카오뱅크의 ‘추락’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8월19일 주가가 9만2000원까지 올라갔다. 올해 1월3일 주가는 5만9100원이었다. 하지만 지난 9일 주가는 2만8100원에 그쳤다. 카카오뱅크는 지금도 증권가에서 평가도 그리 좋지 않다. 지난달 24일 SK증권은 카카오뱅크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바꾸고 목표주가는 3만6000원에서 2만6000원으로 내렸다. 지난달 3일 KB증권도 카카오뱅크 목표주가를 3만6000원에서 2만4000원으로 낮췄다. 하나증권은 3만3000원에서 2만6000원으로 내렸고 대신증권은 5만2000원에서 2만7000원으로 변경했다. 한화투자증권도 3만원에서 2만원으로 목표주가를 바꿨다. 전망이 어두운 이유는 성장성에 대한 의문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7. 증시 부진에도 방산주 몸값 급등 올해 하반기 전반적으로 증시가 부진했지만 방산주는 강세를 보였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대만 갈등의 여파로 한국 방위산업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증시에 반영됐다. 올해 주가 등락률(연초부터 9일까지)을 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4%, 현대로템이 30%, 한국항공우주가 40%, LIG넥스원이 22%다.
8. 중소형 증권사 경영 불안 증권사, 특히 중소형 증권사들에게 타격을 준 것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시장의 경색이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부동산 사업에 필요한 돈을 조달하는 방법으로 개발의 결과 생길 이익을 담보로 돈을 빌린다. 분양 전까지 단기 유동화 증권을 발행해 돈을 만들기도 한다. PF의 단점은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면 매우 불안해진다는 점이다.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는 단기어음의 경우 만기를 맞을 때마다 일부를 상환한다. 나머지는 새 어음을 발행해 갚는다. 그런데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면 이것이 잘 되지 않고 만기 연장도 되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ABCP 발행사가 돈을 갚아야 된다. 발행사가 갚지 못하면 보증을 선 증권사나 건설사가 갚아야 한다. 이렇게 자금 사정이 빡빡해지자 증권사들은 구조조정‧자회사 매각 등에 나서고 있다.
9. 레고랜드 사태
올해 9월30일 ‘레고랜드 사태’가 터졌다. 레고랜드 사태는 춘천 레고랜드 테마파크 건설비 2050억원에 대해 지급 보증을 섰던 강원도가 빚을 갚지 않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생긴 일이다. 당시 강원도는 운영업체 대신 돈을 갚지 않겠다며 레고랜드에 대한 회생 절차(법정관리) 신청에 나섰다. 강원도가 빚을 갚지 않자 특수목적회사(SPC)의 채권에 근거를 두고 증권사 등 기관 투자자 등에게 발행된 동일 금액의 유동화증권(ABCP)도 상환 불능 상태가 됐다. 이런 일이 터지자 채권시장이 얼어붙었다. 지방자치단체나 공기업들이 발행한 채권을 샀을 때 돈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퍼지자 금융시장이 흔들렸다. 12일 강원도는 강원중도개발공사(GJC)의 보증채무 2050억원을 모두 갚았다고 발표했다.
10. 금투세 논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오랜 줄다리기 끝에 이달 22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유예에 합의했다. 금투세는 국내 상장주식과 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연간 기준 5000만 원 또는 기타 금융투자소득으로 250만 원이 넘는 순소득을 올리면 수익의 20%, 3억 원을 초과하는 소득을 올리면 25%를 과세하는 제도다. 기재부 추산으로 금투세 과세 대상 인원은 약 15만 명이다. 금투세 도입 2년 유예에 동학개미들과 금융투자업계는 일단 안도했다. 개미들은 금투세 시행과 함께 쏟아질 세금 회피 물량으로 지수의 추가 하락을 우려했고 업계에서는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세제시스템 마련이 미흡해 금투세 도입 시 혼선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걱정했다. 주식시장의 위축을 걱정하는 시각도 있었다. 다만 대주주 양도소득세 부과 요건 상향이 부결되면서 현행 10억 원으로 유지돼 양도세 회피 물량에 대한 리스크는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곽호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uckykhs@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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