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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은 제도로, 펀드는 행동으로…소액주주 기살리기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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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은 제도로, 펀드는 행동으로…소액주주 기살리기 나섰다

전문가들 "자사주 매입후 소각 의무화해야"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와 한화 소액주주모임 관계자들이 올해 7월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화빌딩 앞에서 한화의 물적분할에 반대한다는 뜻을 알리며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와 한화 소액주주모임 관계자들이 올해 7월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화빌딩 앞에서 한화의 물적분할에 반대한다는 뜻을 알리며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금융당국이 소액주주들을 위한 정책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됨에 따라 상장기업 이사회가 물적분할을 결의하는 경우 반대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갖게 됐다. 또 금융위원회는 경영권 변경 시 일반 주주 권익을 높이기 위해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1일 금융위원회는 한국거래소‧자본시장연구원과 같이 ‘주식양수도 방식의 경영권 변경시 일반투자자 보호방안 세미나’를 열었다. 금융위는 기업의 경영권 변동시 원하는 경우 피인수 기업의 일반 주주들이 갖고 있는 지분을 인수기업에 팔 기회를 줄 생각이다. 이 과정에서 일반 주주들도 지배주주와 동등하게 기업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공유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

다만 금융위는 기업 인수‧합병(M&A)의 순기능이 너무 위축되지 않게 보완책을 마련하는 등 ‘일반 주주 보호’와 ‘M&A 시장 활성화’라는 두 문제를 모두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 내 일반투자자 보호를 위해 새 정부가 제시했던 일련의 과제들은 사실상 모두 발표됐다”며 “이 중 입법 과제들은 내년에 신속하게 제도화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 20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에 따라 상장사 이사회가 물적분할을 결의하는 경우 반대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이 부여된다. 이에 따라 다수의 일반주주가 반대하거나 기업가치 하락을 일으키는 경우 물적분할이 어려워졌다. 상장기업이 물적분할을 하고 싶으면 반드시 일반주주들의 지지를 받아야 할 상황이다.
금융위는 올해 일반 주주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지난 2월 23일에는 신규 상장기업의 임원 등이 상장 전에 받은 스톡옵션을 상장 이후 행사한 경우도 6개월 의무보유하도록 했다. 3월 7일에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개선했다. 이에 따라 기업구조 개편 시 주주보호 정책을, 계열기업 내부거래 시 설명의 강화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기재 등이 의무화됐다.

9월 5일에는 물적분할 시 공시 강화‧주식매수청구권 도입 및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심사 강화책을 마련했고 같은 달 13일에는 상장기업 내부자의 경우 주식 등의 매매예정일 최소 30일 전에 사전공시하도록 했다.

9월26일에는 불공정거래행위자에 대한 자본시장 거래제한, 상장사 임원선임 제한 조치를 도입했다. 주식양수도방식의 경영권 변경 시 일반투자자 보호 방안은 올해 안에 발표 예정이다.

소액주주들은 금융당국이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이탈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2024년 총선거에 대비해 정부여당이 금융당국을 움직여 동학개미들과 MZ세대의 마음을 끌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어쨌든 금융당국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소액주주들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염승환 이베스트증권 이사는 “정부 정책을 잘 봐야 된다. 2024년에 한국 총선과 미국 대선이 있는데 보통 총선 전 해에는 주가가 오른다”며 “내년에는 우호적 정책들이 더 나올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런 가운데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해 적극 나서는 자산운용사들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트러스톤자산운용이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날 태광그룹이 최근 공개한 10조원대 투자계획과 관련해 투자자 대상 설명회를 열고 계획의 진정성을 입증하라고 촉구했다.

이형철 경제민주화시민연대 공동대표는 “자산 규모를 뛰어넘는 급조된 투자계획은 모럴 해저드를 넘어 기업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부실한 투자계획은 주주들에 왜곡된 정보를 줄 수 있고 피해를 입는 것은 주주들”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투자계획의 의도와 목적이 기업 성장이 아니라 총수 오너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며 “태광그룹의 주주 권익 보호에 대한 인식 수준은 저급하다”고 지적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 20일에는 BYC 오너 3세의 편법승계 논란에 대해 지적했다. 트러스톤은 BYC 일가가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발생한 매출을 3세 지분 승계를 위해 사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트러스톤 외에도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안다자산운용, 라이프자산운용 등도 움직이고 있다.

지난 3월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에스엠과 감사 선임 문제로 맞섰다. 안다자산운용은 SK케미칼과 각을 세웠다. 안다자산운용은 지난 9월 공개 주주서한에서 SK디스커버리의 SK케미칼 주식 약 92만 주 공개 매수 공시에 대해 공개매수가격이 SK케미칼의 적정 주가(25만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이유로 매수 가격을 15만원으로 높이라고 요구했다.

안다 측은 KT&G도 압박했다. 안다자산운용은 지난달 2일 KT&G에 KGC(한국인삼공사) 인적분할 상장 방안 제안 주주서한을 보냈고 KT&G는 주주 제안을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KT&G는 지난달 4일 3500억원 상당의 자사주 취득을 결의했고 주당 배당금을 전년 대비 200원 이상 늘린다는 계획도 내놨다. KT&G 측은 "자사주 매입은 당초 예정된 주주친화적 경영활동이며 향후 3년간 자사주 매입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프자산운용은 지난 4월 SK(주)에 주가 저평가 이유가 주주가치 제고 의지 부족이라고 비난했다. 라이프자산운용은 자사주 중 10%인 180만 주를 소각하라고 했고 결국 SK는 지난 8월 2000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 및 소각하기로 했다.

소액주주들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와 한화소액주주모임 등은 올해 7월26일 한화의 물적분할에 반대한다는 뜻을 알리며 시위를 진행했다. 바이오 기업 휴마시스의 소액주주들도 주주친화정책과 전자투표 도입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다. 라임, 옵티머스, 헤리티지 펀드 투자자들도 판매사들의 불법을 호소하며 당국의 올바른 판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렇게 소액주주들의 권익보호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투자 전문가들은 자사주 매입 후 소각 의무화, 공정한 경쟁이 될 수 있는 구조 마련 등을 주문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소액주주 권익 보호를 위해 금융당국이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현재 자사주는 매입했다가 다시 시장에 매물로 내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중근 마크로헤지코리아 대표는 “공매도 제도처럼 일방적으로 기관투자자에게 유리하고 소액주주에게는 매우 불리한 제도들이 많은데 이런 것을 없애 공정 경쟁이 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정부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곽호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uckykhs@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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