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적격성 문제 대두 · 우리금융의 니즈에도부합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형 김모(74) 씨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서 다우데이타 주식 150억원어치를 매도했다. 다우테이타는 키움증권을 거느린 다우키움그룹의 지주사다. 지난 4월 SG증권발 매물이 쏟아지자, 폭락한 8개 종목 중 하나다.
김 전 회장도 폭락 사태가 발생하기 2거래일 전인 4월 20일, 다우데이타 주식 약 605억원어치를 시간 외 매매로 팔았다. 이에 매도 타이밍을 두고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 전 회장의 매도 후 다우데이타 주가는 연일 폭락해 같은 달 26일에는 장중 최저인 1만500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7월 26일에는 장중 촤저가인 1만1350원까지 떨어졌다.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검찰은 불법 승계 의혹도 조사한다. 김익래 전 회장이 승계시 발생하는 증여세를 줄이고자. 먼저, 지주사 역할을 하는 다우데이타 지분 가치 낮추기부터 나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런 까닭에 김 전회장이 자신이 가진 다우데이타 지분을 대거 시장에 내놓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다우키움그룹에선 김익래 전 회장의 아들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차기 승계 후보자다. 김동준 대표는 사실상 개인회사인 이머니를 통해 다우데이타 지분 31.56%를 확보했지만 김익래 전 회장이 가지고 있는 지분 23.01%에 대한 승계 지분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만약, 수사 결과, 김 전 회장의 혐의가 모두 사실로 밝혀질 경우 키움증권의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현행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라 금융위는 금융회사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회사 대주주에게 심각한 결격사유가 발견시 최악의 경우 지분 강제 매각 등의 처분도 내리게 된다. 결격사유에는 대주주가 금고형 이상의 형사 처벌을 받은 경우 등이 해당된다.
금융사의 최대주주가 법인이면 해당 법인의 최다 출자자인 개인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대상에 포함된다. 금융사의 지배구조가 순환 출자형 지배구조일 경우 경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그룹 총수가 심사 대상에 들어간다.
키움증권의 경우 현재 다우기술이 41.2%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법에 따라 법인이 최대주주이면서 법인의 최다 출자자 개인인 김익래 회장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대상이 된다.
키움증권은 지난 수년동안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추진했다. 초대형IB 인가를 받으려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김 전 회장의 수사과정에서 혐의점 발견시 키움증권은 현행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상 대주주 적격성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김 전 회장이 보유 지분을 모두 매각하고 최대주주 지위에서 내려오지 않는 한 대주주 적격성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
초대형 IB로 지정되면 발행 어음을 통해 자기자본의 최대 2배까지 자금을 조달해 기업 대출, 부동산 금융, 해외사업 등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리테일 의존도가 높은 키움증권은 수익구조를 다각화하는 차원에서 초대형 IB 인가가 절실하다.
때문에 업계 안팎에선 대주주 적격성 이슈가 불거진 키움증권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도 크다고 보고 있다.
금투업계에선 키움증권이 매물로 나올 경우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우리금융지주를 꼽는다. 현재, 우리금융지주는 금융지주사 중 비은행의 비중이나 수익이 가장 낮다. 그러기에 증권사 인수를 강력히 원하는 상황이다. 특히 우리금융지주는 자기자본 3조 이상의 중형사와 리테일 기반의 증권사 인수에 대한 의지를 피력중이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4조5931억원의 자기자본을 보유한 증권사다. 동시에 리테일 중심의 사업구조를 가진 증권사다. 지난해 말 기준 키움증권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위탁매매 등 리테일에서 발생하는 영업이익(6492억원)만 전체 영업이익(6564억원)의 98%가량을 차지한다. 또한 18년 연속 국내주식 위탁매매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는 등 리테일 부문에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보유했다. 그야말로 우리 금융지주의 구미를 당기는 증권사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지난 3월부터 윤수영 이사가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직을 역임하고 있어 이 점도 우리금융의 키움인수설을 뒷받침 한다. 윤수영 이사는 2000년 키움증권에 입사해 20여년 간 키움증권의 역사를 함께한 창업 멤버이기 때문이다. 윤 이사는 키움자산운용에서 대표이사, 키움증권에서 부사장 등을 역임한 ‘키움맨’인 만큼 우리금융과 키움간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주주 적격성 문제 뿐만 아니라 김익래 전 회장이 의혹에 대해 책임지는 차원에서 키움증권을 우리금융에 매각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더 나아가 쇄신을 내걸고 출항한 임종룡호(號) 우리금융지주 역시 주가 폭락 사태에 휩싸인 키움증권을 끌어안는 모양새를 취하는 것도 가능한 시나리오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키움에 대해서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당장 우리금융의 인수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다만, 지켜볼 만한 사안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김희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euyil@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