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가에선 단기적 관점에서 자동차주의 저가매수 전략을 취할 것을 조언하고 나섰다. 차량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고 완성차의 피크아웃 우려가 사라져 연말 배당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의 주가(19만1500원)는 지난 5월 21만1500원의 고점을 찍은 이후 9.60%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 기아의 주가(8만200원)도 9만1900원의 고점 대비 12.73%나 떨어졌다.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둬었음에도 자동차 주가가 이처럼 부진한 데는 실적 피크아웃 우려감과 함께 현대차의 파업 손실 리스크가 존재한 탓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동차 수출액이 1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는 만큼 실적 둔화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8월 자동차 수출액은 1년 전대비 29% 늘어난 52억9200만달러(한화 약 7조972억원)다. 이는 8월 기준 역대 최대 수출액이다.
현대차의 경우 올해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할 전망이다. 실제 현대차의 연결 기준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7조8306억원이다. 전년동기 대비 59.52% 늘어난 것이다. 2분기에는 영업이익이 4조2379억원이었다. 현대차 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을 초과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기아 역시 올해 3분기 전년동기 대비 263.1% 급증한 2조789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주가는 이미 피크 아웃 우려를 선반영해 7월 초 20만원 대에서 하락을 거듭했다. 이제는 견조하게 유지되는 실적 흐름을 반영하게 될 것이다"며 "3분기 예상 차량 판매대수는 102만대(중국 제외 97만대)로 전분기비 약 3% 감소하겠지만, 영업이익은 3조8000원을 거둘 것이다"고 예상했다.
현대차의 파업 손실 우려 해소도 주가 반등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13일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잠정 합의문을 도출했다. 지난 20일 울산공장에서 노사가 함께 만나 협상을 최종적으로 끝냈다. 전문가들은 임단협이 틀어져 파업이 예정대로 진행됐다면 약 5000대의 손실이 발생했을 것이라며 시장에서 가장 큰 악재가 해소됐다고 평했다.
조희승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 모두 실적 피크아웃(Peak-out)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하지만 10년 전에 비해 높아진 이익 레벨을 감안시 감익 충격은 크지 않다"며 "현대차와 기아의 배당수익률은 지난 12일 종가 기준 각각 5.9%와 7.7%으로, 단기적 관점에서 저가 매수 기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파업 리스크 해소와 함께 새로운 공법 도입 추진으로 섀시·차체 1위 업체인 화신과 성우하이텍 등 자동차 부품주도 직접적인 수혜를 입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는 완성차의 알루미늄 바디 확대 적용을 위해서 첨단 대형 다이캐스팅 차체 제조 공법인 하이퍼캐스팅 기술 내재화에도 나선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섀시·차체 업체는 자동차의 골격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어 배터리케이스, 배터리시스템 사업에도 진출했다"며 "현대차가 하이퍼캐스팅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선 섀시, 차체 업체와의 협업은 당연한 과정이다"고 강조했다.
김희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euyil@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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