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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한국앤컴퍼니, 조현범 회장측 매입에도 주가 공개매수가보다 35% 낮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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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한국앤컴퍼니, 조현범 회장측 매입에도 주가 공개매수가보다 35% 낮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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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이코노믹
MBK파트너스가 한국앤컴퍼니에 대한 적대적 M&A(인수합병)를 추진하면서 공개매수 가격을 주당 2만원에서 2만4000원으로 올렸지만 주가는 공개매수가를 크게 밑돌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한국앤컴퍼니의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는 지분만큼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을 경우 아예 1주도 매입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어서 주가가 공개매수가보다 낮아도 투자자들이 선뜻 주식을 사려하지 않고 있다.

투자자들은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20일 종가 1만7700원에 사서 공개매수가 2만4000원에 팔 수 있다면 35.6%(거래세와 양도세 제외 시)가량의 수익률을 낼 수 있지만 MBK파트너스의 M&A 시도가 무산되고 주가가 떨어질 경우에는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조현범 회장을 지원하기 위한 우호세력들은 계속해서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조현범 회장의 우호세력이 지분을 확대할수록 MBK파트너스의 적대적 M&A는 어렵게 되고 투자들은 M&A 재료가 사라진 한국앤컴퍼니의 주가에 대해 불안할 수 밖에 없게 된다.

한국앤컴퍼니는 조현범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20일 현재 47.20%(4480만7120주)에 이른다고 공시했다. 조현범 회장이 갖고 있는 지분은 42.03%(3990만1871주)에 이른다.

조양래 명예회장은 지난 7일부터 한국앤컴퍼니 주식 매입에 들어가 계속해서 지분을 높여왔고 지분 4.41%(418만3718주)를 확보해 놓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도 지난 18일부터 한국앤컴퍼니 주식 매입에 들어가 지분 0.72%(68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조현범 회장의 사촌 형인 조현상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여기에 hy(옛 한국야쿠르트)가 보유한 지분 약 1.5%도 우호세력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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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와 손잡은 조현식 고문 측은 조 고문과 특수관계인 지분이 20일 현재 30.38%(2883만9898주)에 이른다고 공시했다. MBK파트너스는 주당 2만4000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는데 투자자들이 얼마나 응할지가 관건이다.

조현식 고문이 지분 18.93%(1797만4870주),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0.81%(76만9583주), 조희원 씨가 지분 10.61%(1006만8989주)를 갖고 있다.

조희경 이사장은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에 대해 찬성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동생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에 대해 회사 가치를 훼손한 경영자이고 문제 있는 오너가의 일원이라고 지적하며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제대로 된 경영자가 회사를 경영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조 이사장은 "조현범 회장이 도덕적 불감증은 물론 기업의 사회적 가치에 대해 어떤 책임도 지고 있지 않고 관심도 없다"며 "오너의 지속적인 범죄행위와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지 않고 거버넌스가 취약한 탓에 MBK파트너스와 같은 사모펀드가 M&A를 시도하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조 이사장은 "제 1%도 안 되는 지분이 경영권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회사의 지배구조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기에 공개매수에 동의한다"며 "저는 1주라도 이 회사의 주식을 가지고 있으면 계속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강변했다.

조 이사장은 효성그룹 계열사 효성첨단소재가 조 회장의 우호세력으로 나선 데 대해 "사촌들이 조현범을 밀어주고 싶으면 개인이 지원해 줘야지 효성첨단소재 회삿돈으로 지원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배임 소지도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앤컴퍼니의 경영권 분쟁은 이제 부모와 자식간, 그리고 친족간의 서로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효성첨단소재가 한국앤컴퍼니의 주식을 매입하면서 배임 여부마저 논란이 될 수 있어 경영권 분쟁의 후유증이 더욱 심화되는 모습이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