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의 시선이 향하는 양자 컴퓨팅, 그 잠재력과 위험성

인공지능(AI) 열풍이 식지 않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시선은 또 다른 혁신 기술, '양자 컴퓨팅'으로 향하고 있다. 양자 컴퓨팅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금융 서비스 산업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25일(현지시각) 미국 금융매체 배런스가 '투자자가 양자 컴퓨팅의 거친 세계에 대해 알아야 할 사항'이라는 분석 기사를 실었다.

최근 양자 컴퓨팅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더욱 뜨겁다.

배런스에 따르면 지난해 디웨이브 퀀텀(D-Wave Quantum)의 주가는 약 300%, 리게티 컴퓨팅(Rigetti Computing)은 600% 이상 상승하며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비록 최근 주가가 소폭 하락하며 변동성을 보이기도 하지만, 알파벳(Alphabet)의 최첨단 양자 칩 '윌로우(Willow)' 발표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마요라나 1(Majorana 1)' 칩 공개 등 굵직한 기술 혁신 소식은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킨다.

양자 컴퓨팅은 기존의 이진법 기반 컴퓨터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1930년대 후반부터 사용된 이진법 기반 컴퓨터는 0과 1이라는 두 가지 상태를 조합하여 정보를 처리한다. 하지만 양자 컴퓨터는 양자역학의 원리를 이용하여 '큐비트(Qubit)'라는 새로운 정보 단위를 사용한다.

큐비트는 0과 1의 두 가지 상태를 동시에 가질 수 있는 '중첩(Superposition)'과 여러 큐비트가 서로 연결되어 정보를 공유하는 '얽힘(Entanglement)'이라는 특성을 지닌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양자 컴퓨터는 기존 컴퓨터로는 풀 수 없는 복잡한 문제를 훨씬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이 "양자역학을 이해한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양자역학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양자역학은 난해한 분야이지만, 양자 컴퓨팅의 잠재력은 분명하다.


양자 컴퓨팅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퀀텀 인텔리전스(Global Quantum Intelligence-GQI)에 따르면, 양자 컴퓨팅 기술에 대한 투자는 향후 5년간 150억~2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기준 시장 규모는 약 10억 달러 수준이지만, 앞으로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하지만 양자 컴퓨팅 기술이 아직 실험적인 단계인지, 아니면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는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엔비디아(NVIDIA)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은 "매우 유용한 양자 컴퓨터는 15~30년 후에나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디웨이브 CEO 앨런 바라츠 박사는 "젠슨 황은 양자 컴퓨팅을 오해하고 있다"며 상용화 가능성을 강조했다.


양자 컴퓨팅은 재료 과학, 기상 예측, 신약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지만, 특히 금융 서비스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포트폴리오 최적화: 양자 컴퓨팅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고 위험을 최소화하는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리스크 관리: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하여 금융 시장의 위험을 예측하고 관리할 수 있다.

△옵션 가격 책정 및 차익 거래 탐지: 복잡한 계산을 빠르게 처리하여 보다 정확한 가격을 예측하고 새로운 투자 기회를 발굴할 수 있다.

△데이터 분석 및 예측: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시장 동향을 예측하고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세계적인 회계·컨설팅 법인 EY의 글로벌 최고 혁신 책임자 조 데파는 "양자 컴퓨팅은 금융 기관이 대규모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분석하고 더 나은 예측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양자 컴퓨팅의 가장 큰 위협은 보안 문제이다. 양자 컴퓨터는 기존 암호화 알고리즘을 해독할 수 있어 중요한 정보가 유출될 위험이 있다.

아카마이(Akamai)의 수석 설계자 리치 살츠는 "단일 양자 컴퓨터가 몇 분 만에 모든 암호화된 파일과 애플리케이션을 잠금 해제할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해 보라"고 경고하며, 미국 정부를 비롯한 많은 기관들이 'Q-day'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양자 내성 암호(PQC)'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양자 내성 암호는 양자 컴퓨터로도 해독하기 어려운 새로운 암호화 알고리즘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양자 내성 암호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자 컴퓨팅은 아직 불확실성이 큰 분야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 가치가 충분하다. 투자자들은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

△장기 투자: 양자 컴퓨팅은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 어려운 분야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

△분산 투자: 양자 컴퓨팅 관련 기업은 아직 소수이다. 다양한 기업에 분산 투자하여 위험을 줄여야 한다.

△기술 동향 파악: 양자 컴퓨팅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최신 기술 동향을 꾸준히 파악해야 한다.

△전문가의 도움: 양자 컴퓨팅은 복잡한 분야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이 좋다.

양자 컴퓨팅은 미래 기술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투자자들은 양자 컴퓨팅의 잠재력을 주시하고, 신중한 투자 결정을 통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