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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전자'·'50만닉스' 현실화 되나?…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목표가 '줄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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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전자'·'50만닉스' 현실화 되나?…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목표가 '줄상향'

인공지능(AI) 특수와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맞물리면서 금융투자업계는, 국내 반도체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사상 최고 수준의 목표가를 제시하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 확대로 두 기업 모두 기록적인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 한국투자증권, 삼성전자 목표가 '12만 원' 제시

삼성전자 목표주가 현황. 자료=각 증권사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목표주가 현황. 자료=각 증권사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에 대해 지난 한 달간(9월 10일~10월 10일) 19개 증권사가 목표가를 상향 조정했으며,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12만 원이라는 사상 최고 목표가를 제시했다. 특히 과거 반도체 약세론을 제기했던 모건스탠리도 목표주가를 14% 상향한 11만1000원으로 수정하며 긍정적 전망으로 선회했다.

해외 투자은행들도 공세적이다. 노무라는 12만3000원, 제프리와 씨티는 11만 원을 제시했고, NH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LS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도 10만 원대 중후반의 높은 목표가를 제시했다. 지난 한 달간 목표가를 올린 17개 증권사 중 14곳이 10만 원 이상을 예상했으며, 9곳은 11만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목표가 상향의 핵심은 HBM 사업 확대와 D램 시장 공급 부족이다. 삼성전자의 HBM3E 12Hi가 3·4분기 내 엔비디아 인증을 실질적으로 완료했으며, 6세대 HBM4 샘플도 이미 엔비디아로 출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은 내년 이후 엔비디아를 포함한 다양한 고객사로 HBM 매출이 확대되며 출하량이 시장 평균을 상회할 것으로 분석했다.

AMD와의 협력도 삼성전자에 긍정적이다. AMD가 최근 오픈AI와 수백억 달러 규모의 AI 칩 공급 계약을 체결했는데, AMD는 삼성전자의 주요 HBM 공급처로 꼽힌다. 이에 따라 그간 HBM 출하가 저조했던 삼성전자가 다양한 고객사 확보를 통해 내년 D램 3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D램 평균판매단가(ASP) 상승도 호재다. HBM과 일반 D램 수요가 함께 증가하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 주요 제조사들이 서버용 고성능 D램 생산에 집중하면서 범용 D램 공급이 줄어드는 현상이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3분기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 9조8000억 원을 웃도는 10조5000억 원 수준으로 전망되고 있다. 메모리사업부의 HBM 매출은 전 분기 대비 98% 증가하며 ASP 상승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 사업부도 적자 규모를 2분기 2조9000억 원에서 3분기 7000억 원으로 대폭 축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주가는 9월 한 달 동안 20.37% 상승했으며 지난 10일 9만4400원에 마감했다. 역대 최고가인 2021년 1월의 9만6800원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 SK하이닉스, 목표주가 56만 원 '등장'

SK하이닉스 목표주가 현황. 자료=각 증권사이미지 확대보기
SK하이닉스 목표주가 현황. 자료=각 증권사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가 상향이 더욱 가파르다. 지난 한 달간 15곳 증권사가 목표가를 상향했으며, 한국투자증권은 기존 41만 원에서 56만 원으로 대폭 올렸다.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도 각각 50만 원으로 목표가를 수정했다.

SK하이닉스의 경쟁력은 HBM 시장 지배력에서 나온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HBM 시장에서 점유율 62%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2023년 2분기 기준. 삼성전자 17%, 마이크론 21%). 현재 엔비디아에 HBM3E 12단 제품을 사실상 독점 공급 중이며, 메모리 3사 중 가장 빠르게 HBM4 양산 준비를 마쳤다. 엔비디아와 최종 물량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HBM의 높은 수익성이 SK하이닉스의 강점이다. HBM은 범용 D램보다 약 5배 높은 가격의 고부가가치 제품이며, SK하이닉스 전체 D램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5%에 달한다. 이 덕분에 올해 2분기 41%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원가 경쟁력도 SK하이닉스의 무기다. 경쟁사 대비 25~30% 높은 원가 부담 없이 HBM 경쟁을 펼칠 수 있는 높은 원가 효율을 보유하고 있다.

3분기 실적은 역사를 쓸 전망이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 10조8000억 원을 웃도는 12조 원(한국투자증권 전망)에서 11조 1844억 원(주요 증권사 컨센서스)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창립 이래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조 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증권가는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오래 지속될 것으로 분석한다. 빅테크 업체들의 경쟁적 데이터센터 확장과 메모리 공급사들의 보수적 투자 기조로 인해 단기간에 공급 증가가 어려운 구조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를 반영하여 SK하이닉스의 2026년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54조 원에서 70조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 10일 전 거래일 대비 8.22% 급등한 42만8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다만, 월요일 개장 초반에는 이들 두종목의 일시적 조정 가능성이 예상된다. 지난 토요일 미국 증시에서 나스닥 지수가 급락하면서 코스피 야간선물도 전일대비 20.25포인트(3.99%) 급락한 487.60으로 마감했기 때문이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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