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당제약 사태로 드러난 정보 비대칭 해소
'스토리텔링' 도입해 투자자 직관적 이해 돕는다
- 금융감독원, '제약·바이오 공시 개선 TF' 출범...상반기 내 가이드라인 확정
'스토리텔링' 도입해 투자자 직관적 이해 돕는다
- 금융감독원, '제약·바이오 공시 개선 TF' 출범...상반기 내 가이드라인 확정
이미지 확대보기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업종 등 미래 성장성에 기반한 산업 특성상 투자자와 기업 간 정보 비대칭이 심화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공시제도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착수했다.
■ 바이오 업종의 구조적 한계와 '삼천당제약' 사례의 교훈
최근 삼천당제약의 주가 급등락 사태는 제약·바이오 산업 전반의 공시 체계가 가진 취약성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삼천당제약은 유럽 제약사와 5조 원 규모 공급 계약 체결 소식을 보도자료로 발표했으나 이후 실적 전망에 대한 정식 공시가 지연되면서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받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히 특정 기업의 문제로만 보지 않는다. 제약·바이오 업종은 일반 제조업과 달리 현재 실적보다 미래 연구개발(R&D) 성과에 기업 가치가 의존하기 때문에 정보의 해석 난도가 매우 높고 불확실성이 큰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삼천당제약 사태 역시 이러한 산업 전반의 불투명한 공시 관행과 제도적 미비점이 결합하면서 투자자 피해로 이어진 사례라는 분석이다.
■ 금감원, '제약·바이오 공시 개선 TF' 긴급 가동
금융감독원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0일 '제약·바이오 공시 종합개선을 위한 TF'를 정식 출범시켰다. 이번 TF는 코스닥 시가총액의 약 30%(183.2조 원)를 차지하는 제약·바이오 산업이 시장의 신뢰를 잃을 경우 자본시장 전체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금감원은 이번 개선의 목적을 "단순한 정보의 추가가 아니라 어려운 공시를 이해 가능한 공시로 바꾸는 것"이라고 명시했다. 특히 투자자가 기업의 미래 가치를 더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공시 표현 방식과 정보 구조를 전면 개편할 방침이다.
■ 상장부터 사후 관리까지…'스토리텔링형 공시' 도입
상장 이후 사후 공시 역시 대대적으로 수술한다. 기존 사업보고서 등이 임상 단계나 파이프라인 정보를 단편적으로 나열하는 데 그쳤다면, 앞으로는 각 파이프라인의 현재 위치, 향후 일정, 주요 리스크, 기대 성과 등을 '스토리 형식'으로 구성해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또한 많은 논란이 되었던 보도자료와 공시 간의 간극도 좁힌다. 기업이 외부에 공개하는 보도자료는 과도하게 긍정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반면, 정식 공시에서는 리스크를 축소하는 행태를 막기 위해 금융위·거래소와 협력해 정보의 정합성을 확보하는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 상반기 중 가이드라인 확정...'신뢰받는 K-바이오로'
이번 TF에는 학계,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 유관기관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하여 실효성 있는 대책을 논의한다. 금감원은 향후 3개월간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해 올해 상반기 중으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완성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공시는 전문 용어가 많아 일반 투자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성역과 같았다"면서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투자자들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장기적으로는 우리 바이오 기업들이 시장의 신뢰를 바탕으로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산업의 핵심 경쟁력은 '기술력'이지만, 그 기술을 시장의 가치로 전환하는 동력은 신뢰에서 나온다"면서 "삼천당제약 사태를 계기로 마련되는 이번 공시제도 개선이 단순히 규제를 강화하는 차원을 넘어 투자자와 기업이 대등한 정보 위에서 소통하는 건전한 생태계 조성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기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yjangmon@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