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재 합의 기업의 혐의 공개 반박을 막던 1972년 도입 규정 공식 철회
벌금 납부 후에도 침묵을 강요받던 암호화폐 기업들의 표현의 자유 확보 및 시장 투명성 제고 기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강경 규제 기조 완화 뚜렷… 지난 5월 리플과의 5000만 달러 합의가 대표적
벌금 납부 후에도 침묵을 강요받던 암호화폐 기업들의 표현의 자유 확보 및 시장 투명성 제고 기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강경 규제 기조 완화 뚜렷… 지난 5월 리플과의 5000만 달러 합의가 대표적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제재 대상 기업이나 개인과 합의할 때 혐의에 대한 공개적인 반박을 금지해 온 이른바 '함구 규정(Gag Rule)'을 반세기 만에 공식 폐지했다. 이에 따라 SEC와 합의를 마친 암호화폐 기업들이 향후 기관의 제재 논리를 공개적으로 비판할 수 있는 제도적 길이 열리게 됐다.
54년 강제된 침묵 종료… "표현의 자유 보장 및 규제 신뢰도 제고"
19일(현지시각)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SEC는 제재 사건 합의 당사자에게 기관의 혐의를 부인하지 않도록 강제해 온 규정을 전면 철회했다고 발표했다. 1972년 처음 도입된 이 정책은 SEC가 부당한 제재를 가했다는 비판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유지되어 왔다.
그동안 SEC는 합의문에 '혐의를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명시해 왔으며, 이를 위반하고 혐의를 부인할 경우 합의를 파기할 수 있도록 강제해 왔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기존의 부인 금지 조항은 효력을 상실하게 됐다.
폴 앳킨스 SEC 위원장은 "50년 넘게 이어져 온 피고의 공개적 부인 금지 조건부 합의 관행을 철폐하게 되어 기쁘다"며 "이는 타 연방기관들과 규제 보조를 맞추고, 기관 스스로를 비판으로부터 보호하려 한다는 시장의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헤스터 피어스 SEC 위원 역시 "비정부 당사자에게 강제된 침묵으로 덮인 합의는 시장의 투명성이나 투자자 보호 임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번 폐지 결정이 규제 기관의 신뢰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신호… 리플 합의 등 유연성 확대
시장에서는 이번 규정 폐지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뚜렷해진 SEC의 친(親) 암호화폐 기조 및 집행 유연성 확대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현 SEC 지도부는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시작된 강경한 암호화폐 고위급 제재 사건들을 속속 합의로 종결하거나 소를 취하하고 있다. 코인텔레그래프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 2025년 5월에 이루어진 리플 랩스(Ripple Labs)와 SEC 간의 5000만 달러 규모 합의를 지목했다. 장기간 이어졌던 리플과의 법적 공방을 매듭지은 데 이어, 이번 함구령 폐지까지 더해지면서 암호화폐 기업들을 옥죄던 불합리한 규제 장벽이 대폭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암호화폐 업계 반격 카드 확보… 향후 규제 지형 파급력 주목
그동안 암호화폐 업계는 SEC의 함구 규정이 기업의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며, 강압적인 규제 환경을 조성한다고 지속적으로 반발해 왔다. 특히 지난 2023년 한 해 동안 SEC가 단행한 암호화폐 관련 집행 조치는 10년 만의 최고치인 46건에 달했으며, 합의를 통해 징수한 벌금 규모만 2억8100만 달러에 육박했다.
막대한 벌금을 내고도 SEC의 무리한 법 집행을 비판할 수 없었던 기업들은 이번 조치로 강력한 반격 카드를 쥐게 됐다. 다만 SEC는 정책 폐지 이후에도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일부 피고에게는 합의 과정에서 명확한 사실관계나 책임을 인정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는 단서를 남겨, 향후 개별 제재 건에 대한 선별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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