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발 메모리 공급난에 D램값 폭등…삼전·닉스도 수혜
대기업은 가격 인상, 중소기업들은 '생산 축소'로 대응
대기업은 가격 인상, 중소기업들은 '생산 축소'로 대응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가 촉발한 글로벌 메모리 공급난이 정보기술(IT) 업계의 희비를 극명하게 갈라놓고 있다.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마이크론 등 반도체 업체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글로벌 IT 기업은 제품 가격 인상으로 부담을 일부 상쇄하고 있다.
반면 자금력과 협상력이 부족한 중소 제조사들은 생산 연기와 사양 축소까지 검토하며 생존을 걱정하는 처지에 내몰렸다.
28일(현지 시간)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최근 분기 실적에서 D램 평균판매가격(ASP)이 전년 대비 260% 이상 뛰며 매출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총마진도 80%를 웃돌았고, 실적 발표 이후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AI 메모리 수요 확대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메모리 가격 상승 부담은 완성품 업체로 이어지고 있다. 애플은 최근 맥과 아이패드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하며 급격한 메모리 원가 상승을 배경으로 제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Xbox 시리즈 S 가격을 100달러 올리면서 저장장치와 메모리 비용 급등이 수익성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가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어려운 중소 제조사들이다. 고성능 라우터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모노 테크놀로지스는 핵심 부품인 8GB D램 가격이 제품 개발 당시 35달러에서 300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생산 전략을 전면 수정하고 있다. 회사는 제품 가격을 900~1000달러 수준으로 올리거나 메모리 용량을 대폭 줄인 보급형 모델을 출시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방산 통신장비 업체 W5 테크놀로지스도 서버 가격이 불과 몇 달 만에 두 배 가까이 오르고 납기까지 수개월 지연되면서 고객사 일정 조정에 나섰다. 액션캠 업체 고프로와 오디오 업체 소노스 역시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공급난이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메모리 업체들이 제한된 생산량을 AI 서버와 대형 고객사에 우선 배정하면서 중소 제조사들의 부품 확보는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가 메모리 시장의 공급 우선순위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며 "협상력이 있는 기업은 가격 인상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제품 경쟁력과 수익성 모두 위협받는 구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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