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투자 개선에도 20조 엔 규모 원인 불명의 엔화 매도세 지속
외국인 투자자, 보유 일본 주식 급등에 따른 추가 환헤지로 엔화 매도 확대
엔저 현상은 펀더멘털 악화 아닌 증시 강세 여파… 향후 조정기가 분수령
외국인 투자자, 보유 일본 주식 급등에 따른 추가 환헤지로 엔화 매도 확대
엔저 현상은 펀더멘털 악화 아닌 증시 강세 여파… 향후 조정기가 분수령
이미지 확대보기일본 엔화의 약세가 5년째 이어지며 이른바 '구조적 엔저'가 고착화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최근 1년여간의 엔화 가치 하락은 일본 경제의 기초 체력(펀더멘털) 약화가 아닌 일본 증시의 가파른 상승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환헤지(위험회피) 물량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일반적 자금 흐름으로 설명 불가능한 엔화 약세
수출 증가와 대내 투자 확대로 인해 엔화의 구조적인 수급 상황은 실질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말부터 올해 5월까지의 경상수지, 증권 투자, 환율 개입 등 전통적인 자금 흐름을 바탕으로 추산할 경우 달러·엔 환율은 10엔 이상 하락(엔화 가치 상승)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환율이 9엔 상승(엔화 가치 하락)하며 통계적으로 약 20조 엔 규모의 엔화 매도세가 원인 불명으로 남아있는 상태다. 단기 금리가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수지 흐름에 역행하여 가치가 하락한 주요 통화는 엔화가 유일하다.
외국인 투자자의 일본 주식 환헤지가 핵심 변수
시장의 일부는 통화 정책 지연이나 재정 확장 리스크를 엔화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하지만, 가장 유력한 엔화 매도 주체로는 일본 주식을 보유한 해외 투자자가 거론된다. 달러 기반 외국인 투자자가 일본 주식을 매입할 때 환율 변동 위험을 피하기 위해 동일한 규모의 엔화 매도 헤지를 실행하는데, 보유한 주식 가치가 급등할 경우 그 차액만큼 추가적인 엔화 매도(조정 헤지)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2025년 3월 말 이후 닛케이 평균 주가가 거의 2배 가까이 급등하며 미국 S&P 500 지수 상승률(약 30%)을 크게 웃돌면서, 이 과정에서 발생한 막대한 규모의 엔화 매도 헤지 수요가 20조 엔 규모의 '설명할 수 없는 엔화 약세'를 유발했을 개연성이 높다.
증시 강세가 견인한 엔저… 향후 주가 조정 국면이 시험대
타 국가의 사례에서도 주식 시장 성과와 환율 간의 디커플링 현상이 관찰된다. 한국 시장 역시 일본과 마찬가지로 주식 시장이 호조를 보인 반면 원화 가치는 하락했다. 주요 10개국(G10) 통화를 대상으로 한 회귀 분석 결과에서도 환헤지가 통화 가치에 미치는 하방 압력은 엔화에서 가장 강력하게 나타났다. 이 가설이 성립한다면 최근 1년간의 엔저 현상은 일본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이 아닌 주식 시장의 상대적 강세를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향후 주식 시장이 조정을 받아 일본 증시 상승세가 꺾일 때 엔화 가치가 반등(엔고)한다면, 환헤지가 엔저의 주범이라는 가설의 신뢰성은 더욱 입증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