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24 14:41
철근시장이 혼돈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건설사와 진행된 기준가격 협상이 6년 만에 폐지되면서 혼란은 시작됐다. 주원료인 고철가격이 예상보다 급등해 일부 메이커들은 적자를 명분삼아 월(月) 중간 제품가격을 인상하는 전대미문의 사태도 벌어졌다.현재의 상황이 지속될 경우 국내 철근시장은 혹독한 카오스의 시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혼돈과 흑암 속에서 제강사의 작은 몸짓이 유통업계 전반의 생존을 위협하는 나비효과로 이어질까 우려되고 있다.제강사가 월중 철근가격을 인상하는데 있어 고철가격 상승은 하나의 핑계로 보여 진다.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이다. 제품가격을 올리고 싶은데 협상가격에 막혀 수익 극대2017.08.21 17:16
산업계는 그야말로 풍전등화다. 북한의 핵 위협과 미∙중 무역전쟁,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 대외적인 경제이슈가 산적한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 금호타이어 매각 등과 맞물려 산업계가 8월 ‘위기설’을 맞고 있다. 특히 한국 자동차 산업이 불안하다. 내수 침체와 수출 부진으로 이미 큰 위기에 봉착한 자동차 업계가 줄 파업과 통상임금 소송, GM의 철수설 등에 신음하고 있다.우선 통상임금과 파업이다. 이달 말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의 1심 선고가 내려질 예정이다. 기아차 생산직 근로자 2만7458명은 지난 2011년 통상임금 미지급 청구소송을 냈다. 기아차가 이번 소송에서 패2017.08.21 06:00
이재용 부회장의 리스크가 엉뚱한 곳으로 튀고 있다. 초대형IB를 준비중인 삼성증권의 얘기다. 삼성증권은 올초 자기자본 4조원으로 덩치를 키워 초대형IB의 요건을 충족했다. 하지만 초대형IB의 마지막 단계인 발행어음인가에서 뜻하지 않은 암초를 만났다. 삼성증권은 지난 10일 공시를 통해 “지난 7월 금융당국에 신청한 발행어음 사업인가와 관련해 대주주의 재판절차가 진행 중인 사유로 인해 심사가 보류될 것임을 금융당국으로부터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여기서 대주주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이부회장이 최순실 사태관련 뇌물 등 혐의로 재판중인 상황이라 당국이 삼성증권의 발행어음 인가를 해줄 수 없다는 것이다.여기2017.08.11 09:00
소설가 박민규는 책 <눈먼 자들의 국가>에서 ‘사고’와 ‘사건’을 구분한다. 사고는 우연에 의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일인 반면 사건은 의도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가령 세월호는 선박이 침몰한 ‘사고’였으나 국가가 국민을 구조하지 않으면서 ‘사건’으로 변화한다. 박민규 작가의 비유에 비춰볼 때 어제 발생한 GS칼텍스의 화재는 사고였을까? 아니면 사건이었을까? 먼저 사고라는 주장을 살펴보자. GS칼텍스는 어떤 정유 기업보다 안전 경영을 중시해왔다. 사내에는 사고를 예방하고 대응할 CEO 직속 최고안전책임자(CSO)가 있고, 여수 공장에는 안전 전문요원 90여 명이 배치됐다. 소방대응 훈련은 매년 50회 이2017.08.11 06:00
“아예 (사정을) 모르는 기자도 아니고 출입기잔데, 일부러 다들 도와주려고 기사를 안 쓰고 있는 상황인데… 혹시 저희한테 섭섭한 게 있으신가요?(중략) 기사가 나가는 시점이 곤란한 상황이라 사정 드리는 거예요. 기사를 내지 말라는 말은 절대로 아니고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가 방문객이 저조해 고전을 면치 못한다는 보도가 나가기 전, 사실 확인을 위한 취재 중 롯데월드 어드벤처 홍보팀장과 나눈 통화 내용이다. 담당자는 전화를 받자마자 속사포처럼 해야 할 말을 내뱉었다. 행여나 말을 중단시켜서는 안 된다는 무언의 압박도 전해졌다. 그런데 홍보 관계자의 행동과 말을 곱씹어 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2017.08.09 11:27
“사진 찍으시면 안돼요. 사진 좀 지울께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여성들이 네댓 명이 우르르 몰려왔다. 사진첩에 있는 사진을 지우고 삭제된 항목까지 꼼꼼하게 체크해 사진이 완전히 사라졌는지 확인하고는 다시 우르르 몰려가 대열에 합류했다. 6일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 열린 ‘여성혐오 공론화 시위 및 왁싱샵 살인사건 규탄집회’에서 많은 이들이 겪은 일이다.시위에 참여한 인원은 약 130명으로 추산되며 모두 마스크나 가면을 쓰고 있었다. 더운 날씨에 비까지 오락가락하면서 최악의 날씨였지만 참가자들은 자리를 지키며 시위를 이어갔다. 입간판과 참가자들이 든 피켓에는 “또! 여자라서 살해당했다”, “오늘도 운 좋게 살아2017.08.09 06:00
‘청년버핏’의 몰락은 한순간이었다. 젊은 나이에 투자를 통해 10년간 400억원을 벌었으며, 지금까지 번 돈을 수십년간 모두 기부하겠다며 나선 한 지방대생이 있다. 청년버핏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박철상씨다. 기부왕이었던 그가 한순간 허언증 환자가 되어버렸다.박씨가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3년이다. 자신이 다니던 경북대에 1억원을 기탁한 것이다. 당시 그는 기탁금에 대해 투자해서 얻은 수익금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써달라고 말했다. 이후 그는 장학금을 신설해 수억원의 돈을 지원하겠다고 했다.기부활동이 진행되며 청년버핏이라는 칭호가 알려졌다. 청년버핏은 젊은 나이에 투자로 수백억원의2017.08.04 17:15
살인사건이다. 홀로 왁싱샵을 운영하는 여성이 파렴치한 마음을 가지고 찾아온 남성에게 무참히 살해됐다. 도움 한 번 청하지 못하고 서른 살의 꽃다운 나이에 죽음을 맞이해야만 했다. 피의자 배모 씨(30)가 왁싱샵을 알게 된 건 인터넷 방송에서였다. 방송에서 피해자가 홀로 가게를 운영한다는 사실을 안 그는 흉기를 들고 왁싱샵을 찾아가 왁싱 시술을 받은 뒤 피해자를 수차례 찔러 죽이고 금품을 탈취해 자리를 떴다. 이 과정에서 성폭행도 시도했다. 경찰조사를 통해 피의자가 무직이고 600만원 상당의 카드빚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해당 사건이 알려지자 사람들의 시선은 해당 인터넷방송 BJ에게 쏠렸다. 해당 BJ는 방송을 통해 ‘도의2017.08.04 06:00
여름휴가 극성수기를 다른 말로 ‘7말8초’라고 한다. ‘7월 말 8월 초’를 줄여 쓴 표현이다. 이것도 귀찮은지 ‘말초’라고도 부른다. 대통령도 7말8초에 휴가를 떠났으니 이젠 휴가공식이다. 서울은 텅텅 비고 바다와 계곡은 꽉꽉 몰린다. 부작용도 크다. 몰리다 보니 쉼(休)은 없다. 휴가가 스트레스다. 피서지마다 휴가객이 몰려 심각한 교통체증이 일고 행락지 혼잡, 바가지 상혼이 기승을 부린다. 재충전하러 휴가 갔다가 열 받아 방전돼 오기 십상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5인 이상 535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7년 하계휴가 실태 조사'를 한 결과 직장인 대부분이 8월 초 평균 4일 정도 여름휴가를 가는 것으로 조사됐다.2017.07.30 09:00
‘펑~’하는 굉음과 함께 원자로 건물 돔 상부가 폭발한다. 날아간 파편들이 순식간에 건물과 자동차를 뒤엎는다. 멀쩡했던 건물들은 유리창이 깨지고 그 잔해가 바닥을 뒤덮는다. 사람들은 도시를 떠나 아무도 남지 않았다. 영화 <판도라>가 그린 원전 폭발 사고의 모습이다. 영화는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개봉 시점이 때마침 경주 지진이 발생한 직후여서 원전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은 고조돼 있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경주와 후쿠시마를 동시에 떠올리며 불안해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은 영화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한 자료를 발표한다. 요약하자면 압력이 높아져도 영화처럼 돔 상부가 폭발하2017.07.27 16:20
출근길, 앞집에 사는 젊은 부부가 나체로 마당에서 뛰어놀고 있다면 어떨까? 아마 당황스럽고 부끄러운 마음이 들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지중해에 위치한 누드비치에서 그 부부를 만난다면 반갑게 인사를 할 것이다. 두 상황의 차이는 장소다. 충북 제천의 한 시골마을에 들어선 일명 ‘누드펜션’이 주민들 사이에서 골치다. 자연주의를 표방한다는 사람들이 모여 펜션 마당에 나와 배드민턴을 치고 뛰어다닌단다. 산나물을 캐러 올라갔던 할아버지는 이 광경을 보고 ‘내가 죽어서 아담과 이브가 있었다는 에덴에 온 건가’ 생각하며 눈을 비볐을지 모른다.누드펜션 동호회는 사유지라 문제될 게 없다며 표현의 자유와 권리를 주장한다. 그리고2017.07.27 06:00
지난 14일 여의도에서 열린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기자간담회에서 작은 문제가 발생했다. 한참 자료를 살펴보고 있는 중에 문득 보니 공지한 시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작이 늦어지고 있었다.알고보니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자료를 보여줘야 하는데, 중간에 뭔가 오류가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직원들은 당황했지만 문제는 쉬이 해결되지 않았다.자꾸만 흔들려 제대로 볼수 없었던 화면은 아이러니하게도 김만훈 셀트리온헬스케어 사장의 설명이 모두 끝난 뒤에야 정상화됐다.이 회사는 상장을 진행하며 많은 우려를 넘어왔다. 회계 문제가 불거지며 한국공인회계사회로부터는 정밀감리까지 받았다. 사람으로 치자면 삼재(인간에게 9년 주기로 돌2017.07.26 05:55
총수(總帥), 전군을 지휘하는 사람이나 집단의 우두머리를 뜻한다. 우리나라에서 총수는 기업 오너 일가를 통칭하는 표현으로 사용된다. 삼성과 SK, 롯데 등 주요그룹의 총수들은 최근 경영일선이 아닌 재판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히 재계에서 ‘영건(Young Gun)’으로 분류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에게는 법원을 출입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이들이 재판장에서 보내는 시간 만큼 그들의 경영시계는 거꾸로 가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올해의 대부분을 서울구치소와 재판장에서 보냈다. 지난 2월 17일 구속된 그는 현재 법원에서 44차례에 달하는 재판을 받았다. 이 부회장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