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앞서 월스트리트저널·AP통신 등 대부분의 외신들은 “오너 3세가 이끄는 삼성그룹이 ‘새로운 시대’를 맞았다”며 이건희 회장의 뒤를 이을 이 부회장이 삼성에 어떤 변화를 줄지 주목했었다. 이 부회장이 명실공히 삼성그룹의 수장이 됐다며 “새로운 삼성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입을 모았다.
당시 삼성은 갤럭시노트7 출시(지난해 8월) 후 대박 문턱에서 주저앉고 기업·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고 있었다. 갤노트7은 예약물량만 40만대에 달하는 등 폭발적 인기를 누렸지만 이후 배터리 폭발로 곤욕을 치르다 결국 출시 두 달 만에 생산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삼성이 난관에 봉착한 상황에서 내려진 결정에 재계는 ‘적절한 타이밍을 잘 노렸다’고 평가했고 시장에서도 “위기 상황을 직접 해결하려는 ‘책임경영’, 피하지 않고 한 발 앞으로 나선 ‘정면돌파’가 귀감이 된다”며 칭찬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에 선임돼 법적 지위를 얻게 되는 만큼 이사회에 참석해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돼 삼성이 추진 중인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도 잇따랐다.
하지만 이 지배구조 개편이 이 부회장의 발목을 잡은 셈이 됐다.
25일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유죄를 인정받았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이들에게 경영권 승계·지배구조 개편을 도와달라고 부정한 청탁을 하는 과정에서 433억여원의 뇌물을 공여한 것으로 판단했다.
주요 외신들은 이 부회장의 재판 결과가 삼성의 전자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리더십 공백’을 우려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의 실질적 수장에 오른 후 그룹을 효과적으로 지휘해 왔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리더십 부재’가 삼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삼성이 지난 23일 ‘갤럭시노트8’ 전세계에 공개하자 주요 외신들은 지난해 배터리 발화 사고를 만회하기에 충분하다며 호평을 쏟아냈다.
상법상 경영책임을 지게 되는 등기이사에 오르면서 ‘책임 경영’에 나선 이 부회장. 지금 그에게 투명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뉴 삼성’을 구축할 기회를 줘야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이유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