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12 05:32
지난 2004년 10월, 노무현 대통령이 베트남 호찌민의 의류제조업체 ‘한솔 비나’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었다. “기업은 좋은 곳에서 살아야지, 불리한 곳에서 도덕심 갖고 하는 게 아니다”면서 “안에서 경쟁력 떨어져 죽는 것보다 나가는 게 낫다”고 한 것이다.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대단히 중요할 수 있다. 그대로 정책이 될 수도 있다. 노 대통령은 이렇게 해외진출업체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었다. 해외에서도 ‘반기업정서’였다.‘말실수’가 아니었다. 노 대통령은 귀국해서도 비슷한 말을 다시 하고 있었다.“기업의 해외 이전이 산업공동화를 불러온다는 우려가 있는데, 전략적으로 중요한 산업 외에 일2021.01.11 05:32
연암 박지원(朴趾源·1737∼1805)이 청나라에서 만리장성을 구경했다. 장성을 오를 때는 힘들었다. 숨이 턱까지 닿아서 헐떡거려야 했다.하지만 오르고 나니 좋았다. 박지원은 그 느낌을 '장대기(將臺記)'라는 기록으로 남겼다.“만리장성을 보지 않고서는 중국의 거대함을 알 수 없을 것이다. …성가퀴에 의지하여 사방을 둘러보았다. 장성은 북쪽으로 향해 달려가고 푸른 바다는 남쪽에서 넘실대는데 동쪽으로는 큰 벌판이 자리 잡고 서쪽으로는 산해관 안을 엿볼 수 있었다. 전망을 두루 살피기에 이 장대만큼 훌륭한 곳은 없을 것이다.…”난생처음 장성에 올랐더니, 세상이 아래로 보였다. 천하를 내려다볼 수 있었다.올라가고, 구경까지 했2021.01.09 05:35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주 해외 16개 도시의 현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식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했다. 조사에 따르면, 가장 자주 먹는 한식은 김치 33.6%, 비빔밥 27.8%, 한국식 치킨 26.9% 순이었다고 했다.한식에 대한 ‘인식’도 조사했다. 해외 소비자들은 32.5%가 한식을 주로 ‘매운 음식’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32.4%는 ‘색다른 이색적인 음식’, 31.4%는 ‘풍미 있는 음식’, 29%는 ‘대중적인 음식’, 28.8%는 ‘반찬 가짓수가 다양한 음식’이라고 밝혔다고 했다. ‘매운 맛’을 떠올렸다면 당연히 ‘고추’ 때문이 아닐 수 없다. 고추는 임진왜란 때 우리나라에 전래되었는데, 우리는 이를 ‘왜개자(倭芥子)’라고 불렀다. ‘왜 나라2021.01.07 05:27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새해 들어 ‘일’을 연거푸 강조하고 있다.홍 부총리는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죽은 뒤에야 일을 그만둔다’는 뜻인 “사이후이(死而後已)의 각오로 진력해나가겠다”고 했다.홍 부총리는 신축년(辛丑年) ‘신년사’에서도 “죽은 뒤에나 멈춘다는 사이후이의 새해 출사표 심정으로 진력하겠다”고 밝혔다. ‘경제 수장’으로서 올해 나라 경제를 위한 다짐이 이처럼 확고했다.그렇지만, ‘보통 국민’도 늘그막까지 일을 많이 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전국사업체조사 잠정결과’에도 나와 있다.발표에 따르면, 2019년 말 현재 대표자 연령이 60세 이상인 사업체 숫자가 96만1827개로 1년 사이에 3.7%, 3만4756개나 늘2021.01.05 05:29
이명박 대통령이 주식 투자를 부추긴 적 있었다. 지난 200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교민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은 주식을 팔 때가 아니라 살 때”라고 한 것이다. “지금 주식을 사면 최소한 1년 내에 부자가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에는 “주가지수가 3000 포인트에 오르고, 임기 5년 내에 제대로 되면 5000 포인트까지 올라가는 것이 정상”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박근혜 대통령도 ‘후보자’ 시절 주가지수를 언급했었다. “임기 5년 안에 우리 주가지수도 3000포인트를 넘어설 수 있다”고 했었다.하지만 두 대통령의 전망은 ‘희망사항’이 되고 말았다. 주가지수인 코스피는 2021년이 되어2021.01.04 05:35
‘삼국지’에 나오는 얘기다.오나라 주유(周瑜)가 사망했을 때, 학문이 뛰어난 방통(龐統)이 조문을 와서 슬퍼하고 있었다.방통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육적(陸績), 고소(顧邵), 전종(全琮) 등 오나라 선비들이 모였다. 문상을 마치고 대화를 나누다가 ‘인물평’을 하게 되었다. 방통은 사람을 보는 눈이 예리했다.“육적은 잘 달리는 말처럼 재능이 뛰어나다. 고소는 느리지만 힘든 일을 이겨내는 소처럼 무거운 짐을 지고 멀리 갈 수 있다. 전종은 지혜는 좀 부족하지만 당대의 인재가 아닐 수 없다.”그 말을 전해 듣고 어떤 사람이 방통에게 질문했다.“그렇다면, 육적이 고소보다 뛰어나다는 얘기인가?”방통은 이렇게 대답하고 있었다.“말2020.12.31 05:35
‘이생망’을 인터넷 사전에서 찾아보면, “이번 생은 망했다를 줄여 이르는 말”이라고 되어 있다. “주로 젊은 층에서 자조적으로 쓴다”고 했다.그러나 젊은 층뿐일 수 없다. 중년, 장년층도 ‘이생망’이다. ‘내 집’에 관해서는 ‘이생망’일 수밖에 없다.서민들에게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은 벌써부터 ‘이생망’이다. 최근에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자료를 냈다.자료에 따르면 중간 소득 계층이 손가락만 빨며 연간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5.6년을 꼬박 모아야 서울에서 ‘중간 정도 가격의 집’을 마련할 수 있다고 했다. 1년 9개월 전인 2019년 1월에는 12.9년을 모으면 가능했는데, 그 사이에 훨씬 더 멀어진 것이다. 서울 강남2020.12.29 05:35
소가 ‘재산목록 1호’였던 시절, 농민들은 소 한 마리를 마련하려면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다. 소값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농사를 제대로 지으려면 소는 필요했다. 그래서 방법들을 개발해냈다.일반적인 방법은 ‘계’를 조직하는 것이었다. 마을 농민들은 일정한 기간 동안 곗돈을 불입, 목돈을 만들어 정해진 순서대로 소를 구입했다. ‘소계(牛契)’였다.한 푼 두 푼씩 돈을 불입해서 나중에 커다란 소를 마련했으니 일종의 ‘재테크’였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이 ‘소계’가 성행했었다.재산 좀 있는 사람의 송아지를 맡아서 대신 키워주는 방법도 있었다. ‘위탁 사육’이다. 송아지를 키워주는 대신 자라서 어미 소가 된 후2020.12.28 05:35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법인카드로 사용한 금액이 연평균 4581만 원에 달했다는 보도가 있었다.보도에 따르면, 변 후보자는 2014년 11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사장으로 재직했는데, 법인카드 사용금액이 ▲2014년 649만 원 ▲2015년 4156만 원 ▲2016년 4935만 원 ▲2017년 4004만 원이었다. 매달 382만 원에 달하고 있었다.이는 신입사원 평균 연봉의 1.8배라고 했다. 전임 사장의 연평균 2070만 원, 후임 사장의 3834만 원보다 훨씬 많았다.통계청의 지난 10월 발표에 따르면, 상반기 임금근로자 가운데 월평균 임금이 100만 원을 밑도는 경우가 8.9%였다. 100만∼200만 원 미만은 22.6%였다2020.12.26 05:35
어떤 지관(地官)이 다산 정약용에게 좋은 묏자리를 찾았다고 자랑을 늘어놓았다. “산줄기가 높았다 낮았다 하는 지세는 용과 호랑이가 일어나 덮치는 듯한 형세요, 감싼 산줄기는 난새와 봉황이 춤추는 모습이요, 새벽에 장사지내면 아침에 발복(發福)해서 아들은 재상이 되고, 손자는 제후가 될 것이 틀림없습니다. 이야말로 천리에 한 자(尺)나 있을까말까 한 좋은 묏자리입니다.”정약용은 지관을 한참 바라보다가 말했다.“아니, 그렇게 좋은 자리라면 어째서 너의 어미를 장사지내지 않고 남에게 주느냐.”정약용은 그러면서 꾸짖었다. “이른바 좋은 묏자리라고 하는 것은 위로는 부모의 시체와 혼백을 편안하게 하고, 아래로는 자손들이2020.12.24 05:25
하필이면, 크리스마스 전날인 24일부터 ‘식당 5인 이상 모임 전면 금지’다. 위반하면 ‘과태료’라고 했다.영화관도 밤 9시 이후에는 ‘입장금지’다. 교회의 성탄절 예배도 ‘비대면’이다.코로나 바이러스라는 ‘미생물’이 결국 ‘블루 크리스마스’를 강요하고 있다. 작년 1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이 1년을 끌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경제가 좋지 못한 판에 시행된 ‘특별방역 강화조치’로 크리스마스 경기는 실종되고 있다.우리나라뿐일 수 없다. 크리스마스는 전 세계에서 실종되고 있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코로나19 자문위원인 마이클 오스터홈 박사는 이달 초 “지금 이 나라에 안전한 크리스마스 파2020.12.22 05:30
밝은 대낮에 쫓겨나면 ‘명태’라고 했다. 추운 겨울에 쫓겨나면 ‘동태’, 퇴직금 없이 쫓겨나면 ‘생태’다. 잘못도 없이 황당하게 쫓겨나면 ‘황태’, 여러 사람과 같이 엮여서 쫓겨나면 ‘굴비’다.이런 ‘자조적인’ 말이 생긴 게 벌써 여러 해다. 20년 전 ‘외환위기’ 때 유행했던 ‘이태백, 사오정, 오륙도’라는 말이 진화한 것이다. ‘반퇴’라는 말이 등장하기도 했다.이 구조조정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특별퇴직’이라는 용어도 나오고 있다. 어떤 은행이 만 40세 이상인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했다.‘만 40세’면 한창 나이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특별퇴직이다. 그렇다면 ‘특태’가 될 것이다.2년쯤2020.12.21 05:35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어록’ 가운데 “우리나라 기업의 경쟁력은 이류 정도인데, 정치는 사류에 불과하고 관리도 삼류에 그치고 있다”는 잘 알려진 말이 있다. 이 회장이 타계했을 때 새삼스럽게 다시 회자되었던 ‘쓴 소리’다. 1995년 당시 삼성그룹 회장이던 이 회장의 이 발언 때문에 나라가 떠들썩했다. “삼성그룹은 이제 야단나게 생겼다”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 일개 대기업 회장이 감히 정치권력을 놓고 ‘삼류다, 사류다’ 했으니 그럴 만했다. ‘특단의 조치’를 걸핏하면 강조했던 김영삼 정권이 무슨 조치를 내리지 않을까 주목하기도 했다. 그리고 20여년이 흐른 지금은 어떤가. 삼성그룹의 간판기업인 삼성전자는 ‘이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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