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08 10:17
'마음이 그릇이다. 천지가 밥이다' 얼마 전 갑작스레 돌아가신 ‘방랑 식객’ 임지호 님의 책 제목이다. 그분의 레스토랑을 찾아 음식도 맛보고, 그분이 출연하는 TV 프로그램도 즐겨 보았는데… 안타까운 마음에 그분의 ‘밥철학’을 떠올리며 ‘밥하다 vs 철학하다’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요즘 요리사가 학생들의 희망 직업 상위에 오른 건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여전히 요리사는 고단하게 몸을 쓰는 직업이다. 사람들은 오랜 세월 몸보다 정신을 귀하게 여겨왔다. 심신 이원론의 영향도 있겠지만, 몸 노동보다 정신 노동을 선호한 것은 부정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그렇다면 요리사의 ‘몸’보다 철학자의 ‘정신’이 더 귀한 것인2023.02.22 09:08
요즈음 많은 사람들이 어디 아픈 데도 없는데 몸이 나른하고 피곤하다는 이야기들을 한다. 병원에 가서 여러 검사를 해보았지만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 말이다. 현대인들에게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우리 몸 안에서는 여러 가지 대사 활동이 일어나고 항상성에 의해 외부로부터의 영향 요인에 잘 대처하게끔 작용하여 건강을 유지하도록 도와준다. 이처럼 건강이 잘 유지된다는 것은 잘 먹고 있으며 대사 활동이 정상적으로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몸이 나른하고 피곤하다는 말은 영양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거나 그로 인해 대사 활동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스트레스와 같이2023.02.08 09:14
최근 지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보면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있다. 훨씬 더 많은 첨단 무기와 수적으로 우세한 최신 무기를 소유한 러시아가 형편없는 실력을 보이며 연전연패하고 있다. 양적인 면에서도 열세였고 무기의 질에서도 뒤떨어졌던 우크라이나가 어떻게 러시아군 진지와 병참 보급선에 더 정확하고 치명적인 타격을 가하고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에 타격을 줄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은 매우 우수한 ‘메타 콘스털레이션’이라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이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는 상용 위성이 제공하는 정보, 열 감지기 시스템, 정찰 드론이 제공하는 정보, 적진 근처에서 활동하는 파르티잔들의2023.01.18 10:14
2017년 살충제 달걀 파동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고 사람들 모두 안절부절 어쩔 줄 몰랐다. “여태까지 살충제가 들어있는 달걀을 먹었다는 건가? 도대체 달걀 자체를 먹어도 되는 건가? 어떤 게 해롭지 않은 달걀인가?” 달걀에 관한 모든 생각이 헷갈렸다. 그래도 다행히 문제가 해결되면서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속담처럼, 공장식 닭 사육에 대한 반성이 있었고 동물복지 달걀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음식윤리의 핵심원리 중 첫째 원리가 생명존중이다. 이때 존중받아야 할 생명은 사람의 생명뿐 아니라 모든 생명체의 생명이다. 인간중심주의는 인간만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하는 반면, 비인간중심주의는 인간 이외의 존재도 가치2023.01.04 10:20
최근 동네에 정육점이 새로 문을 열었다. 젊은 정육점 주인이 늘 서서 고기를 다듬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지나다니는 길목이라 그 모습이 친숙해질 무렵 아내와 함께 정육점에 들어가 고기를 조금 샀다. 아주 성실하고 최선을 다해 고객을 대하는 태도가 마음에 들어, 기왕에 고기를 살 바에는 이 정육점에서 사기로 마음먹었다. 우리야 고기를 그다지 먹지 않는 편이라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젊은 정육점 주인이 성공하면 좋지 않겠는가. 그런데 정육점에서 파는 것이 바로 고기 아닌가? 소고기, 돼지고기와 같은 소위 적색육이 주 품목이다. “인류세 식단(Food in the Anthropocene), 지구 건강 밥상(The Planetary Health2022.12.21 09:32
2022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는 우주기술과 더불어 푸드테크를 새로운 카테고리로 매년 CES 행사에 초대하겠다고 선포했다. IT 분야의 발전으로 다양한 많은 데이터가 축적되고 이를 이용한 빅데이터가 활용되는 가운데 어찌하여 푸드테크가 CES 행사에 초대될 수 있었을까! 의외라는 많은 사람들의 반응이 있었지만 IT를 이용하지 않고는 우주로 나갈 수 없고, 우주로 나가는 데 지금의 식품기술만으론 한계가 있어 IT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기술과의 접목을 통한 새로운 발전 기술들이 나와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과거 우주비행사 이소연 양이 1주일간 우주여행을 할 당시 식품 수천만원어치를 가지고 갔다. 이와 같은 형태2022.11.23 10:35
요즈음 TV에 방영되는 '자연인'처럼 산속에서 얻을 수 있는 약초나 채소류 등으로 자급자족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또 도시에 사는 수많은 사람들이 그런 방식으로 식품을 섭취하며 살아가기에는 무리가 뒤따른다. 오늘날 우리는 식품을 가공하여 먹을 수밖에 없다. 식품을 가공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생산지로부터 떨어져 있어 지역적인 한계를 타파하거나 특정 계절에만 생산되는 경우 시간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그렇게 한다. 또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도 가공을 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섭취하는 식품들이 단순히 가공식품이라는 이유만으로 위험한 식품으로 취급받는 일은 매우 안2022.11.09 09:03
올해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은 식품업체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왜 국내에서 생산한 쌀을 사용하지 않고 수입 쌀을 사용하고 있느냐고 질타했다. 이어 국내산 쌀을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얼핏 보기에는 당연한 질타를 하였다고 보이나 좀 더 내면으로 들어가 보면 생각해 보아야 할 점들이 여러 가지다. 햇반 제품의 일부에 수입 쌀을 사용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은 우선 당장 국산으로 대체하겠다고 응답하여 질타를 모면했지만, 국내에 출하하는 제품이 아닌 수출용 제품에 한해서 소량의 수입 쌀을 사용하고 있는 오뚜기식품마저 국산으로 대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수입 쌀 의존도가 높은 농심에서도 미분의2022.10.26 09:25
가짜식품이란 식품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하여 가짜 원료를 사용하거나 참 원료를 사용한 것처럼 눈을 속여서 표시 사항을 허위로 표기하는 식품을 말한다. 영세한 중소기업체나 원료를 외국에서 수입하는 공급업체들이 가짜식품을 제조하는 경우가 있다. 최근 일부분만을 혼합하여 복잡한 공정을 거치는 경우 이를 찾아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믿고 사용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홍삼농축액에 수입 홍삼을 사용하거나 더덕이나 도라지 추출물을 혼입하고 조청을 첨가하여 9번 증자를 반복하기 때문에 국내산 홍삼으로 만든 홍삼농축액으로 속여 파는 예가 바로 그것이다. 가짜식품의 예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2000여 년 전에도 3개 대륙이 농산2022.10.12 10:57
사람은 공기와 물과 먹을거리가 있어야 생존할 수 있다. 공기와 물은 지구가 제공하지만, 먹을거리는 자연의 식물, 동물, 미생물 등의 다른 생명체가 제공한다. 따라서 사람은 자연의 다른 생명체와 공존해야 생존할 수 있다. 인류가 생존을 지속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다른 생명체와의 공존이 성공하느냐 아니냐에 달려있다. 이것이 바로 사람에게 먹을거리에 대한, 좋고 바른/생각과 태도(good and right/thinking and attitude), 즉 음식윤리가 꼭 필요한 이유이고, 음식윤리의 기본 마인드를 ‘인간중심주의’에서 ‘비인간중심주의’로 근원적으로 바꾸어야 할 이유다. 인간중심주의는 생태계 구성원 중에서 사람에게만2022.09.28 10:13
까를로 까레또가 쓴 『사막에서의 편지』를 읽으면, 까를로와 이슬람 아이 '압다라만'의 이야기가 나온다. 어느 날 압다라만이 울음을 터뜨렸다. "압다라만, 왜 울지?" "당신이 이슬람교도가 되지 않기 때문이에요. (…) 이슬람교도가 되지 않으면 다른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처럼 지옥에 가는 거에요. (…) 나는 당신을 지옥에 보내고 싶지 않아요." 여기서 우리는 압다라만이 지닌 가치 차별과 극복하기 어려운 한계를 본다. 도대체 왜 아이에게까지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세상에는 익숙한 것과 익숙하지 않은 것이 있는데, 우리는 흔히 익숙한 것을 안전하게, 익숙하지 않은 것을 불안하게 느낀다. 학교에 입학할 때, 학년이 올라가면서 반이2022.09.14 10:17
요즈음처럼 장마가 시도 때도 없이 연장되고 엄청난 태풍이 부는가 하면 집중 강수량의 폭이 엄청나게 확대되어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게 장애 요인이 되며 가뭄과 홍수의 반복은 정상적인 기후 조건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게는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이웃 일본이나 중국의 경우를 보더라도 기후 변화로 인해 매년 농작물의 수확은 예전처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제는 지속 가능한 농사를 생각해야할 때이다. 기후 변화에도 영향을 받지 않은 형태의 농사를 지어야 한다. 온도와 물의 공급이 원활한 유리농장이나 수경재배를 확대해 나아가야 한다. 이 경우 물의 확보가 관건인데 우2022.08.24 08:20
최근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의 문화나 시설운영에 대하여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그중에서도 공중 화장실의 청결함은 선진국조차 이루지 못한 것이기에 더욱 놀라워한다. 호텔수준에,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그들이 이루지 못한 꿈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공항시설의 편리함은 한국에 대한 첫인상부터 바꾸어 놓아 대한민국을 방문한 것이 참으로 잘 한 선택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시내 거리를 돌아다니며 그들이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이렇게 깨끗한 곳이었나를 연발한다. 과거 86아시안 게임과 88서울올림픽을 거치고 2002년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깨끗한 한국의 이미지를 보여주자는 시민의식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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