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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人사이드] 권오형 대표 “소상공인 대출 장벽, 저희가 무너뜨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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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人사이드] 권오형 대표 “소상공인 대출 장벽, 저희가 무너뜨렸죠”

윙크스톤파트너스, 대출 99% ‘소상공인’…버팀목 역할 ‘톡톡’
은행 등 ‘소상공인’ 검증 한계…자체 CB 통해 ‘우량 차주’ 선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본문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본문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상공인 절반은 은행으로부터 ‘대출 거절’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도 자금난을 호소하는 소상공인이 여전히 많지만, 금융권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정부의 정책자금 역시 대부분 고신용자에 집중하다 보니, 신용점수가 없거나 낮은 소상공인의 경우 개인 사채시장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일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이 금융권에서 외면하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자금 숨통을 열어주고 있어 주목받는다. 가장 주도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업체는 ‘윙크스톤파트너스’다. 이 업체는 자체적인 신용분석 모델을 활용해 소상공인에 대출을 내주고 있는데, 전체 대출의 99%가 소상공인 대출이다. 권오형 윙크스톤파트너스 대표와 소상공인들의 애로사항과 자금시장 현황을 짚어봤다.

◇ 권오형 윙크스톤파트너스 대표


권오형 윙크스톤파트너스 대표(사진). 사진=윙크스톤파트너스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권오형 윙크스톤파트너스 대표(사진). 사진=윙크스톤파트너스 제공.
권 대표는 18년 경력의 전문가로 증권사를 포함해 다양한 금융기관과 회계법인에서 경험을 쌓았다. 파생상품과 신용평가, 기업평가, 재무자문, 대출채권 검사 등 업무를 주로 해왔다. 현재 온투업체 윙크스톤파트너스의 대표이사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한 전문적인 자금중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미국은 은행이 직접 ‘소상공인 CB’ 구축


권 대표는 과거 미국 파견 당시 소상공인 대출 시장에 관심이 생겼다고 한다. 신용평가기관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금융기관과 달리 미국의 은행들은 자체적인 신용평가 모델을 통해 자금을 공급하는 모습에 그에게는 꽤 놀랄만한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권 대표는 “(미국 생활 당시) 미국의 은행들이 자체 평가모델을 구축해 소상공인에게 대출을 내주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우리나라는 소상공인 담보대출과 보증대출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소상공인 대출과 신용평가는 기존 직장인 신용대출이나 기업대출과 유사한 방식을 적용하는데 그친다. 소상공인 특성에 맞는 신용평가모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수는 2021년 기준 656만8000명이다. 이 중 상당수가 충분히 우량하고 성장성이 높음에도 이들의 비즈니스를 평가할 수 있는 모델이 많지 않아 고금리 대출에 내몰리거나 대출을 받지 못해 금융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은행과 저축은행, 보험사, 캐피탈 기존 제도권 금융에서도 이들의 상환능력을 평가하는 모델은 있다. 그러나 신용점수 850점 고신용자 대출의 비중이 높고 중소사업자를 세부적으로 평가할만한 정교한 신용평가는 없다.

권 대표는 “(그동안) 우리나라는 소상공인의 신용분석·검증을 위한 신뢰성 있는 데이터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표준화 및 자동화도 부재해 비용산출도 불가능했다. 여기에 채널별로 마케팅이 분산해 있어 소상공인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면서 “사업자는 직장인과 달리 소득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의 '신용'보다는 '비즈니스'를 평가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 ‘데이터’, ‘중소상공인 플랫폼’에서 답을 찾다


우리나라에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한 자금중개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새로운 모형이 필요했다. 권 대표가 주목한 곳은 ‘이커머스 시장’(온라인 거래)이다. 중소상공인 영역에서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과 이커머스의 부상, 온·오프라인(O2O)서비스, 장부관리 등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의 확산은 불모지로 여겨졌던 중소상공인 신용평가와 대출 서비스 시장에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었다. 이를 토대로 소상공인 검증에 필요한 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그는 판단했다.

권 대표는 “우리나라도 이커머스 시장이 성장하고 있고, 거래 플랫폼도 늘어나면서 누적된 데이터가 넘친다. 예를 들면 동대문 사입 플랫폼, 이커머스, 주문수집플랫폼, 자동차 부품 플랫폼, 미들마일 물류, 세무신고 등 이커머스 성장과 함께 데이터도 쌓이면서 대출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데이터는 윙크스톤파트너스의 핵심 역량이다. 윙크스톤파트너스는 실제 소상공인과 연관된 플랫폼으로부터 매출과 재고 등 주요 영업현황을 파악해 적합한 금융서비스를 마련해주고 있다.

머신러닝 알고리즘 기반의 AI와 데이터 접목 평가엔진을 토대로 대출 건전성에 대한 예측 정확성을 높이고 모객, 신청, 심사, 실행, 상환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하면서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최종적으로 대출 승인이 떨어지면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하고, 이를 소상공인이 받아 매입자금 등 사업 운영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권 대표는 “밸류체인별로 신용평가 모델을 따로 만든다. 이들을 평가하는데 필요한, 비금융데이터 구성이 다르다”며 “중소사업자의 상환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선 데이터를 활용한 현금흐름 추정과 상권·반복구매율·계절성 등 비금융 데이터 분석이 필수다. CB사 데이터 외에도 공공데이터나 실제 거래데이터를 활용해 사업자별로 현금흐름, 비금융 가중치 특화 신용평가 모델을 통해 복합적으로 평가한다. 이 때문에 비즈니스 분석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소상공인 여전히 ‘저평가’…금융 본질 바꿔야


권 대표는 ‘소상공인’ 시장이야말로 저평가된 시장이라고 한다. 사실 시중은행 등 기존 제도권 금융기관은 소상공인을 비즈니스가 아닌 ‘신용’으로만 평가하기 때문에, 소상공인의 실제 상환능력을 판단하는 데 있어 한계가 분명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권 대표는 “금융권 평가 모델이 고도화 되지 않아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서 “소상공인 중에서도 위험한 차주가 있고, 그렇지 않은 차주도 있다. 반면 기존 금융권은 우량한 차주들만 공략한다. 검증할 수 있는 데이터 자체가 없어 이를 구분해 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고 했다.

권 대표는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편해지긴 했지만, 본질이 바뀌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금융의 모바일화로 접근성이 개선됐지만, 중소상공인의 사업을 확장시키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여신 서비스는 여전히 담보대출이나 정책 자금 지원(보증기관의 보증대출 등)에 집중돼 양과 질에서 모두 부족한 상태”라면서 “정책자금을 제외하고 민간에서 공급되는 자금은 대부분 고금리 대출이며 이마저도 충분히 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금융업권에서 규모가 가장 큰 은행권의 경우 대부분 주택담보대출, 대기업 또는 고신용 직장인들에게 집중한 것도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핀테크가 7~8년 정도 됐는데, 사용자인터페이스(UI)·사용자경험(UX)은 편리하게 구축한 것 같다”며 “금융의 본질이 바뀌지 않았다. 과거에 대출을 받을 수 없어 금융 사각지대에 놓여져 있던 중소사업자들은 여전히 여신 서비스의 양과 질에서 모두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이를 바꾸는 것이 금융혁신이자 온투업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관심을 기울이기 충분하다. 현재 경기침체로 인해 자산시장에서 마땅한 대안을 찾기 어려운 가운데, 윙크스톤파트너스에서는 연 11% 수준의 합리적인 이자를 제공한다. 만기는 최단 30일에서 최장 90일이 대부분인데, 대부분 만기 이전에 상환 된다.

권 대표는 “환금성이 좋고, 안정적인 절대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 주식이나 암호화폐 같은 경우에는 하방이 뚫려 있는데, 단기 채권이라, 부담이 없다”며 “파킹통장의 개념으로 이라고 생각하면 좋다. 법인 투자자들의 경우 재투자율이 90%에 달한다”고 말했다.

윙크스톤파트너스는 향후 신용평가업(CB) 진출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CB업의 경우 해외에서도 수요가 많은 만큼, 성장동력 확보에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그는 “신용평가 모델 중에서도 개인사업자 전문 CB사가 있는데, 해외에서도 수요가 많다”며 “CB업을 모바일화해서 동남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