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FAS(Per- 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는 인간이 만든 4700여 가지 이상 물질로 열, 오일, 얼룩에 대한 저항성을 갖는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화학물질 그룹이다.
2022년 전 세계 모든 화학물질 시장 규모는 총 4조 7300억 달러에 달했고, 이 가운데 PFAS의 시장 규모는 280억 달러를 조금 넘었다. PFAS 규모는 전체 화학물질 생산의 0.5%에 불과하지만, 쓰임은 다양하고 중요하다.
PFAS는 물과 기름을 튕기고 열에 강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반도체, EV, 연료전지의 원재료 등에 널리 사용된다. 또한, 프라이팬 코팅 등에도 사용되며, 화장품, 계면활성제, 소방 폼, 논스틱 조리기구, 식품 포장재, 방수제, 직물(카펫, 가구, 의류) 등 다양한 제품에 사용된다.
그러나, PFAS는 발암, 기형, 내분비계 교란 등의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는 등 인간과 동물의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부 PFAS는 이미 제조 및 수입이 금지되고, 건강 문제로 인해 PFAS 제조업체들은 각종 소송에서 수십억 달러의 합의금을 지불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7월 20일 환경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 PFAS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PFAS를 지속 가능한 화학물질 규정(REACH)의 규제 대상에 포함시키는 안을 발표했다.
이 규제안은 오는 12월 20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며 제조, 수입, 사용, 폐기 등에 대한 허가를 받도록 의무화하고, 사용을 제한하고, 대체 물질의 사용을 장려하며, 환경 배출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마련하도록 했다.
이 규제 강화 방침은 유럽 내 PFAS의 사용을 크게 줄일 것으로 예상되며, PFAS의 대체 물질 개발을 촉진해 환경친화적인 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 규제 강화 방침은 EU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PFAS의 규제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PFAS를 사용하는 기업들은 새로운 규제에 맞추어 생산 공정을 개선하거나, 대체 물질을 도입해야 하며, PFAS를 이미 사용하는 소비자들도 PFAS가 함유된 제품을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PFAS의 환경 오염과 인체 건강에 대한 비용은 막대하다. 북유럽 장관 협의회는 EU에서 PFAS 노출로 인한 직접적인 의료 비용만 연간 56억~906억 달러라고 추산하고 있다.
특히 오염된 토양의 문제는 골치 아픈 문제다. 올해 초, 한 뉴스룸 조사에서 EU에는 PFAS로 오염된 1만 7000개가 넘는 부지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구 전체 토양으로 확대하면 교정 비용은 2158억 달러가 넘는다.
또 다른 높은 정화 비용은 정수에 필요한 비용이다. PFAS 전문가에 따르면, EU에서만 2568억 달러의 정화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 수치를 기반으로 추정해보면, 전 세계에 적용될 PFAS 비용은 연간 17조 달러를 훨씬 넘는 천문학적 규모가 된다. 우리를 더 놀랍게 하는 것은 이 수치가 동물 피해나 부동산 가격 인하 등을 포함하지 않은 보수적인 추정치라는 것이다.
이에, PFAS의 비용 편익 분석을 보면, PFAS의 수익은 매우 미미한 반면, 환경 오염과 인체 건강에 대한 비용은 막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PFAS 생산을 중단하고, 대체 물질을 개발하는 것이 환경과 인체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필수적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전 세계의 PFAS 생산은 3M(20.2%), 체머스(19.9%), 데이킨(12.8%), 소올베이(10.9%), 아아키머(9.7%), 동유(6.3%), AGC(4.6%), 아크로마(3.1%), 머크(2.7%), 베이어(2.3%), 허니웰(1.3%) 등이 약 90% 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PFAS 규제 강화에 따라 생산 중단 및 대체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PFAS 대체 제품에는 크게 PFAS와 유사 성능을 가지면서도 환경 유해성이 낮은 탄소계 소재, 폴리우레탄이나 폴리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PTFE)과 같은 우수한 성능 대비 인체에 악영향이 적은 고분자 소재, 내수성, 내열성, 내화학성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진 실리카, 내열성이 우수한 세라믹 등이 개발 단계에 있다.
PFAS의 대체 제품 개발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PFAS의 환경 유해성 문제와 높은 생산 비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PFAS 대체 제품의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으로는 미국의 3M, 독일의 바스프, 일본의 미쓰비시케미칼 등이 있다.
3M은 2025년 말까지 PFAS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3M은 PFAS로부터 연간 약 2억 달러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PFAS의 환경 오염과 인체 건강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이 회사는 다양한 제품으로 PFAS를 사용하여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건식 에칭 장치의 냉매는 약 80%의 세계 점유율을 가지고 있으며, PFAS 수익은 전 세계 PFAS 시장의 약 30%나 차지한다.
소올베이는 PFAS 파괴 기술에 투자하고 있으며, 환경에서 이를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포함한다.
일본 정부는 PFAS 대체품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PFAS 대체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에 약 695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미쓰비시케미칼은 스마트폰 케이스에 사용하는 불타기 어려운 수지를 개발했으며, 닛산화학은 연료전지의 전해질로 사용할 수 있는 PFAS 프리 폴리머를 개발 중이다.
한국 기업들도 EU의 PFAS 규제 강화 방침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PFAS를 사용하지 않고도 방수, 방오(물, 기름, 먼지, 얼룩 등을 튕겨내는 성질), 난연(불에 잘 타지 않는 성질) 등의 기능을 갖도록 하는 새로운 코팅 기술을 개발하고 있고, LG화학은 PFAS를 사용하지 않고도 불소계 원료를 대체할 수 있는 신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PFAS가 함유된 세탁기 세제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 세탁기 세제 사용량을 줄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PFAS 규제 강화는 글로벌 소재 업계에 기회와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PFAS 제품은 생활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대체품 개발이 성공한다면, 글로벌 소재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