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은둔형 통치자' 셰이크 나와프 쿠웨이트 국왕, 86세로 별세

공유
0

'은둔형 통치자' 셰이크 나와프 쿠웨이트 국왕, 86세로 별세

왕세제 시절의 셰이크 나와프 알아흐마드 알자베르 알사바 쿠웨이트 군주.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왕세제 시절의 셰이크 나와프 알아흐마드 알자베르 알사바 쿠웨이트 군주. 사진=연합뉴스
셰이크 나와프 알아흐마드 알자베르 알사바 쿠웨이트 군주(에미르) 8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고 쿠웨이트 왕실이 16일(현지시간) 밝혔다.

셰이크 나와프 군주의 사망 원인은 즉시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지난달 29일 긴급한 건강상의 문제로 인해 병원에 입원했다.
왕위는 셰이크 나와프 국왕의 이복동생이자 왕세제인 셰이크 메샬 알아흐마드 알자베르(83)가 후계자로 지명됐다.

쿠웨이트는 40일간의 애도 기간과 3일간의 공식 공공기관 폐쇄를 발표했다. 세계 지도자들은 셰이크 나와프에게 경의를 표하고 그의 후계자인 알 사바 가문과 쿠웨이트 국민에게 애도를 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셰이크 나와프를 "미국의 소중한 파트너이자 진정한 친구"라고 묘사하며 양국 간의 "오랜 유대를 계속 강화할 것"을 약속했다.

셰이크 나와프 국왕은 지난 2020년 이복형인 셰이크 사바 알아흐마드 알사바 전 국왕(당시 91세) 별세 후 군주 자리를 물려받았다.

셰이크 나와프 국왕은 즉위후 국제유가 폭락에 따른 위기를 상황에서 쿠웨이트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고, 이웃 국가 바레인이 이스라엘과 국교를 정상화하는 상황에서도 대이스라엘 적대 정책을 유지했다.

세계 7위의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쿠웨이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와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이란과 걸프만 건너편에 위치해 있다. 1990년 이라크가 침공해 점령했고, 몇 달 후인 1991년 미국과 다른 국가들이 이라크를 물리치고 쿠웨이트를 해방시키면서 1차 걸프전이 발발했다.
셰이크 나와프 국왕은 2020년 집권 이후 주변국과의 관계를 균형있게 유지하는 외교 정책을 유지했으며, 자신의 헌법상 의무 대부분을 후계자에게 넘기기 전에 야당 인사들이 오랫동안 요구해 온 반체제 인사 사면을 단행하는 등 국내 정치 상황을 안정시키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교착 상태가 계속되자 셰이크 메샬은 올해 의회를 해산하고 6월에 조기 선거를 실시하여 정치적 논쟁을 종식시키려고 했다.

쿠웨이트는 정당을 금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치적으로 가장 자유로운 국가 중 하나이며 활발한 정치적 논쟁과 수니파, 시아파, 자유주의자, 이슬람교도 등이 포함된 역내에서 가장 강력한 선출직 입법부를 보유하고 있다.

16일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위원장과 호셉 보렐 외교정책 수석은 공동성명을 통해 셰이크 나와프 국왕이 "격동의 시기에도 국가를 위해 헌신한 그의 변함없는 헌신과 노력"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에미리트 대통령은 셰이크 나와프 국왕이 쿠웨이트-UAE 관계 강화에 큰 역할을 한 현명한 지도자였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

리시 수낙 영국 총리는 영국의 위대한 친구이자 다정하게 기억될 셰이크 나와프 국왕의 서거 소식을 듣고 슬픔에 잠겼다고 발표했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