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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 내팽개친 보잉·토요타…소비자 신뢰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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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 내팽개친 보잉·토요타…소비자 신뢰 잃었다

보잉 연이은 제품 품질 문제로 곤욕 겪고 있어
토요타 디젤엔진 품질인증 취득시 부정 밝혀져
반복되는 품질 문제에 부실한 대응 전력 도마 위
삼성, 현대차 등은 문제 발생시 선재 조치하며 극복
전면 운항 금지된 보잉 737-맥스9.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전면 운항 금지된 보잉 737-맥스9. 사진=연합뉴스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과 일본 완성차 업체 토요타의 품질 문제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의 품질 문제 발생 시 대응 전략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보잉과 토요타는 앞서 품질 문제가 여러번 있었음에도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아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은 이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보잉은 최근 연이은 제품 품질 문제로 곤욕을 겪고 있다. 5일(현지 시각)에는 보잉737 맥스 여객기에 큰 구멍이 뚫려 이륙 직후 비상 착륙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17일에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탄 보잉 737 전용기에서 결함이 발견됐다. 18일에는 보잉747 항공기 엔진에 불이 나 비상착륙 하는 사고가 났고 24일에는 보잉 757 여객기에서 앞바퀴가 탈락하는 사고가 있었다. 한 달 사이 품질 문제로 인해 발생한 사건만 4건에 달한다.

토요타의 품질 문제도 끊이지 않고 있다. 토요타는 지난 29일 그룹사인 토요타자동차 직기가 생산한 디젤엔진 3종의 품질인증 취득에 부정이 있었다고 밝히며 해당 엔진이 탑재된 차종 10개의 출하를 중단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에어백 결함 가능성으로 100만대 규모의 리콜(시정조치)를 실시, 현재 리콜 대상 차량들의 차주에게 이를 통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경제 매체인 포춘은 "4년 연속 세계 자동차 시장 1위를 차지했지만, 일련의 안전 스캔들이 브랜드를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더 우려되는 것은 이들의 품질 논란이 최근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보잉이 지난 2017년 선보인 보잉737 맥스 항공기의 경우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 2019년 3월 에티오피아에서 추락 사고가 발생하며 인명피해가 났다. 새롭게 도입된 기종에서 불과 5개월 사이에 2건의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토요타는 지난 2010년 가속페달 결함 사태 이후 2022년 3월 자회사 히노자동차 연비 조작 사건이 발생했고 같은 해 6월에는 첫 전기차로 내놓은 bz4X의 바퀴가 빠질 가능성이 제기되며 출시 2달 만에 리콜 조치됐다.
이런 문제가 반복됨에 따라 이들이 당시 품질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이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팀 클라크 에미레이트항공 사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오랫동안 품질 관리 문제를 안고 있었다. 이번건은 그 문제의 또 다른 징후일 뿐"이라고 말했다. 에드 피어슨 전 보잉 임원은 CNN에 "품질보다 비행기를 밖으로 내보내는 데 더 관심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삼성전자, 현대차 등 우리나라 기업들은 품질 문제가 불거졌을 때 완벽한 대응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왔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은 지난 1995년 3월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에서 '애니콜 화형식'을 진행했다. 무리한 제품 출시로 인해 불량률이 치솟자,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다. 당시 '품질은 나의 인격이오 자존심!'이란 현수막을 내걸고 임직원 2000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불량 휴대전화와 팩시밀리 등 15만대가 불태워졌다. 500억원 규모였다.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은 품질 경영을 내세웠다. 1999년 미국에서 '10년 10만마일 워런티(보증수리)'를 내세운 것이 대표적이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