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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통신비 인하' 압박 "자칫 일본 따라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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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통신비 인하' 압박 "자칫 일본 따라갈 수도"

일본 경제, 한국 경제와 비슷한 흐름 보여
일본 정부 주도 '통신비 인하'에 이통사 매출 감소
국내 역시 정부 압박에 '가능성 무시 못해'

스가 총리의 '통신비 인하' 정책에 타격을 크게 입었던 일본의 이동통신 3사. 사진=각사이미지 확대보기
스가 총리의 '통신비 인하' 정책에 타격을 크게 입었던 일본의 이동통신 3사. 사진=각사
정부에 의한 통신비 인하 압박이 자칫 업계 전체의 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일본의 경우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에 의해 '통신비 인하' 조치가 이뤄지며 2~3년 동안 주요 이동 통신사를 중심으로 매출 하락 현상이 이어진 바 있다. 이에 일본의 사례를 대표적인 예로 들며 정부의 시장 간섭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3일 일본 외신 보도에 따르면 日 통신 업계가 기나긴 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지난 2020년 정부에 의해 강제적으로 이뤄졌던 통신비 인하가 원인으로, △소프트뱅크 △NTT 도코모 △AU 이통 3사가 고스란히 영향을 받았다.
당시 총리로 재임했던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는 재임 전부터 '통신비 인하'를 강력하게 주장하며 업계에 적극적으로 관여해 왔다. 2018년에는 "통신비를 40% 정도 인하해야 한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후 일 정부의 이통 3사의 독점 체제를 허물기 위한 명목 아래 2019년 10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으로 업계의 기존 경영 관행을 크게 뒤흔드는 규제가 시행됐다.

통신사 약정과 연계된 단말기 요금 할인을 금지하고 통신 요금과 단말기 비용을 구분하는 '분리 계획'의 도입을 의무화 한 것. 또한 계약 외 할인은 2만엔으로 규제, 2년 계약에 대한 최대 위약금을 기존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는 등 통신사의 영업 영역을 대폭 축소 시켰다. 아울러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에 저렴한 온라인 전용 요금제 출시가 잇따랐는데, 이는 고스란히 이통 3사의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

다행히 KDDI와 소프트뱅크는 모두 순조로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KDDI는 1~3월 누계 통신 ARPU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거의 비슷한 수준이며, 4분기에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2021년 2분기부터 2023년 2분기까지 지속된 모바일 부문 매출 적자가 3분기를 기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로 반전, 2023년 전체합산 매출은 증가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2월 있었던 2023년 3분기 연결 결산 발표에서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사장은 "정부의 통신 요금 인하 영향으로 3년간 매출 감소 추세에 대비하고 있었는데 2년 반 만에 벗어날 수 있었다. 이동통신 사업의 매출 감소 추세는 이제 더 내려갈 수 없는 저점에 달했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의 모바일 부문 매출표. 2023년 3분기를 기점으로 증가세로 전환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소프트뱅크이미지 확대보기
소프트뱅크의 모바일 부문 매출표. 2023년 3분기를 기점으로 증가세로 전환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소프트뱅크

하지만 NTT도코모의 경우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저가 요금제 '이루모'의 영향이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2023년도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한 1조4862엔을 기록했다.

일본의 통신 시장 흐름에서 국내와 유사점이 포착된다. 윤석열 대통령 지시 하에 '가계 통신비 완화 정책'이 잇따르면서 이통 3사가 진통을 겪었던 일련의 상황들과 겹쳐지는 형국이다. 정부의 압박에 이통 3사는 3만원대 5G 요금제를 순차적으로 출시했으며 지난 3월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을 30~33만원 수준으로 상향하는 등 정부 요구에 맞추기 위해 진땀을 흘리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3월 28일 공개한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정책 추진현황·향후계획' 자료를 보면 2월 기준 이통 3사가 신설한 중저가 요금제를 선택한 이용자는 621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G 전체 가입자의 19%를 넘어선 수치다.

과기정통부는 장기적으로 1400만명 이상 국민에게 연간 5300억원 수준의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시점을 달리 보면 이통 3사 합산 연 53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의 잇따른 요구가 당연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정부에서 지원금이라도 주고 나서 통신비 완화 정책을 요구하면 그나마 덜 억울하다", "통신사만 쥐어 짜서 손 안대고 코 풀겠다는 심산 아닌가?" 등의 원성을 쏟아내고 있다.

통신비 인하 요구가 계속된다면 앞선 일본 정부의 사례처럼 자칫 통신 업계에 암운이 드리울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 A씨는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진작에 포화 상태였다. 신제품 출시로 인한 일부 통신사 이동 외에는 성장의 여지가 없는 와중 정부 압박이 계속된다면 매출 감소도 멀지 않은 미래의 일이 될 수 있다"며 걱정을 표했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