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30 11:10
최근 다양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기업들은 감성지수가 높은 인재를 선호한다. 감성지수는 자신의 감정을 적절히 조절하고 원만한 인간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마음의 지능지수’를 뜻한다. 기쁠 때 웃고, 슬플 때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사람은 인간적이다. 그리고 그런 감정을 표현할 줄 아는 사람만이 상대방의 감정을 공감할 수 있다.일본IBM은 감성지수를 바탕으로 직속상관뿐 아니라 동료와 부하 직원도 평가작업에 참여하는 방식을 관리직의 인사고과에 도입했다. 이처럼 감성지수는 여러 기업에서 인재를 뽑는 중요한 평가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다.한편, 많은 현대인들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수많은 감정들은 배제한 채 앞만 바라보며 달린다. 그들의 문화는 ‘인스턴트 문화’다. 웹툰, 짤(편집된 동영상) 등 1-2분의 짧은 만화와 영상을 즐겨 보고 짧게 웃고, 쉽게 잊는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또 다시 달린다. 벅참, 포근함, 떨림, 따뜻함...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수많은 감정들을 느낄 기회는 점점 “good or bad”로 단순하게 굳어간다.이럴 때, 내 온몸의 감각을 열어주고 감성지수를 높여줄 만한 뭔가가 없을까?최근 가야금 연주자 곽은아 교수의 “김윤덕류 가야금 산조” 공연을 보았다. 진양조로 느리게 시작해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를 거쳐 휘모리에 이르는 일반적인 구성이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점점 빨라지는 것은 장단만이 아니었다. 어느새 내 심장박동도 휘모리의 속도감만큼 빨라져 있었다.음악이 시작해서 끝나는 그 짧은 시간 동안, 내가 살면서 느낀 온갖 감정이 재현되었다. 기쁨, 슬픔, 분노, 즐거움처럼 일반적인 감정은 물론이고 내가 잊고 지냈던 낯선 감정까지 온갖 감정이 다 밀려들었다. 마음이 찢어질 것처럼 아픈가 하면, 온몸에 소름이 돋을 만큼 찌릿찌릿했다. 덩실덩실 춤을 추고 싶은가 하면, 금방이라도 왈칵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죽음 직전이 되면 인생이 파노라마처럼 눈앞에 펼쳐진다고 한다. 연주가 끝났을 때 내가 꼭 그랬다. 인생을 아주 빠른 속도로2016.03.05 12:31
기나긴 겨울을 지나 봄, 3월이 돌아왔다. 많은 현대인들이 봄을 맞아 새롭게 계획을 세우고 마음을 다잡는다. 한편 이런 시기일수록 마음은 들뜨고, 초조해지기 마련이다. 이렇게 마음을 가다듬는 정신수련이 절실한 때에 옛 선비들의 음악, 풍류음악을 들어보길 권한다.옛날 선비들에게 음악은 또 다른 공부이자 수양이었다. 소위 사대부들의 필수 교양인 ‘육예(六藝)’는 ≪주례(周禮)≫에서 말하는 여섯 가지 기예, 예의범절․음악․활쏘기․말타기․서예․수학을 말한다. 이것은 단순히 사대부들을 위한 기예나 기술이 아니라 유교적 인간을 완성하는 일종의 심신단련을 위한 방편이었다.그래서 사대부들에게 음악을 즐기는 것은 취미의 차원을 넘어 개인적 수양과 교류를 위한 중요한 도구였으며 개인을 넘어 하나의 사회, 국가의 질서를 상징하는 수단으로 여겼다. 또, 이들의 음악은 유교적 음악관에 따라 감정을 절제하고 고도의 형식적 미를 추구한 음악을 추구했다. 이 가운데 영산회상은 우리 역사와 음악적 흐름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독특한 음악이다. 그 기원은 불교음악이나 조선시대에 이르러 대표적 사대부의 음악으로 재탄생해 조선 사대부들의 대표적 풍류음악으로 자리 잡은 것은 흥미로운 사실이다. 영산회상은 여덟 곡 또는 아홉 곡이 모여 한 바탕을 이루는 장대한 곡이다.2015.12.17 13:18
영화 '도리화가'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을 꼽으라면 '김세종' 역을 맡은 배우 송새벽의 북 장단이라고 말하고 싶다. 판소리의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인 신재효와 진채선을 연기한 류승룡과 배수지를 두고 소리도 아닌 북 장단이라니. 북 장단이 왜?!간혹 판소리의 북 장단을 단순히 소리꾼의 반주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판소리는 소리꾼 한 명이 이끌어 가는 음악이 아니다. 소리꾼의 옆에는 언제나 '고수'가 있다. '고수'는 소리꾼이 노래로 극을 이끌어가면 옆에서 북 장단을 치고 추임새를 하는 연주자다. '일고수 이명창'이라는 말이 알려주듯 고수가 없는 판소리는 상상 할 수 없을 만큼 고수의 역할은 굉장히 중요하다.고수는 사설에 맞춰 강하거나 약하게, 거칠거나 부드럽게, 높거나 낮게, 길거나 짧게 자유자재로 연주한다. 사설과 노래에 후광을 부여하고, 소리꾼과 밀고 당기고, '얼씨구~', '잘한다~' 등의 추임새를 통해 긴 시간 혼자 극을 끌어가는 고독한 소리꾼을 격려하기도 한다. '소년 명창은 있어도 소년 고수는 없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명창을 뽑는 대회에서도 소리꾼들은 깊은 숙련과 오랜 경험이 있는 명 고수를 모시려고 애쓴다.판소리의 고수를 살펴보자.2015.12.11 13:03
최근 영화가는 판소리를 소재로 한 영화 '도리화가'에 관한 이야기로 떠들썩하다. 특히 수지가 연기한 '진채선'의 소리 실력에 대한 내용이 끊임없이 회자된다. 누군가 물었다. "수지의 소리는 득음을 표현했나요?"그녀의 소리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판소리의 성음을 말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득음'에 대해 먼저 알아보자판소리에서의 득음은 말 그대로 "소리를 얻었다"라는 말이다. 득음이 소리를 얻었다는 의미라면 득음이란 더 이상 소리를 얻을 필요가 없는 상태를 뜻한다. 그러기에 어떠한 명창도 스스로 득음했다고 자평하지 않으며, 소리꾼으로서 득음을 위해 멀고도 험난한 과정을 거친다. 득음을 한다는 것은 인생의 모든 순간들과 감정을 경험하는 경지다. 관객들이 보는 소리꾼은 단순히 목소리 하나로 사람들을 웃고 울리는 재주꾼일지 모르나, 그들은 그 소리를 얻기 위해 고난의 여정을 자처한 사람들이다. 오로지 소리에 미쳐 소리에 살고 죽는 진정한 예인들이다. 국악에는 '기경결해'라는 것이 있다. 맺고, 풀고, 당기고, 조이고. 그 완급 조절을 통해서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는 것이 바로 소리다. 군더더기 없이 내뱉은 한 소절의 소리로 가슴 깊은 곳까지 쩌릿한 감정을 전달하는 것, 이것이 바로 소리꾼의 역할이다.2015.11.30 07:37
, @이상인 작가 제공" style="float:Left" contentEditable="false" onmouseover="window.external.showTooltip(this.caption)" onmouseout="window.external.hideTooltip()"/>, @이상인 작가 제공_$}-->최근 개봉된 ‘도리화가’가 연일 화제다. 여자는 판소리를 할 수 없었던 시절, 소리꾼을 꿈꾸는 진채선과 남자는 결코 내지 못하는 소리를 가진 채선을 죽음을 무릅쓰고 제자로 받아들인 신재효의 실제 이야기를 담은 도리화가.그 당시 ‘소리꾼’은 마치 지금의 ‘스타’와도 같았다. 조선시대의 소리꾼들은 저잣거리에서 현실을 비판하고 풍자, 해학을 담은 소리판을 벌였다. 서민들의 답답한 속을 시원하게 긁어주기도 하고, 모두가 공감하고 소통하기 쉬운 이야기를 노래했다. 그 당시 명창대회는 지금의 아이돌 오디션만큼 큰 인기를 끌었고, 잘하는 소리꾼에게는 ‘국창’이라는 명칭이 주어질 정도로 ‘핫’했다.판소리의 인기는 서민뿐만 아니라 양반에게까지도 퍼져갔다. 소리꾼들에겐 ‘찔끔찔금’ 받는 서민의 푼돈보다는 돈 있는 양반에게 크게 후원 받는 것이 훨씬 이득이었다. 소리꾼들의 주 관객층은 자연스럽게 서민에서 양반으로 옮겨갔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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