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스승들의 죽음 ②

공자는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고 있었습니다. 공자의 말년에는 우울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총애하던 제자 안연이 젊은 나이로 죽자 공자는 ‘하늘이 나를 망치는구나’ 하고 한탄합니다. 공자의 아들은 나이 50에 공자보다 먼저 세상을 등졌고, 제자 자로(子路)도 공자보다 한 발 앞서 죽습니다. 혼란한 세상에 천도(天道)를 펼치고자 했던 공자의 꿈은 실현될 기미가 없고 기력은 점점 쇠약해지고 맙니다. 3년상을 마친 제자들은 각기 제 갈 길로 가고, 자공은 6년 더 스승의 묘를 지킵니다. 공자의 죽음은 일반인들의 그것과 특별히 다를 것이 없어 보입니다. 다만 공자의 가르침은 공자 사후에 더욱 빛을 발하여 지금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다음은 석가모니입니다. 석가모니의 최후에 대해서는 열반경(涅槃經)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36세에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을 이룬 석가모니는 80세까지 45년 동안 포교(布敎)에 전념합니다. 석가모니는 입적하기 3개월 전 자신의 죽음을 예고하고 석 달 뒤 대장장이 춘다의 공양을 받은 날 밤 입적합니다. 석가모니는 스승의 입적을 슬퍼하는 제자 아난다에게 “한탄하거나 슬퍼하지 말라. 태어난 모든 것은 반드시 죽지 않을 수 없다. 죽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부질없다. 한층 더 정진하여 미혹을 없애고 성자의 경지에 이르도록 하라”는 유훈을 남깁니다. 석가모니가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말 역시 “모든 현상은 변천한다. 게으름 없이 정진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예수의 최후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다만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예수의 죽음에 대해서는 다른 스승들에 비해 특별한 의미들이 부여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첫째 예수가 인류의 죄를 대신하여 죽었다는 것입니다. 세례 요한은 예수를 가리켜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라고 하였고(요한복음 1장 29절), 사도 요한은 ‘그는 우리 죄를 위한 화목 제물이니 우리만 위할 뿐 아니요 온 세상의 죄를 위하심이라’고 하였으며(요한일서 2장 2절), 예수 스스로도 자신이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들의 대속물로 주기 위해 왔다고 말했습니다(마태복음 20장 28절). 둘째 의미는 예수가 세상 죄를 지고 죽음으로써 사탄의 사망권세를 깨뜨리고 세상 사람들을 사탄으로부터 해방시켰다는 것입니다. 곧 히브리서 2장 14·15절은 “그도 또한 같은 모양으로 혈과 육을 함께 지니심은 죽음을 통하여 죽음의 세력을 잡은 자 곧 마귀를 멸하시며 또 죽기를 무서워하므로 한평생 매여 종노릇 하는 모든 자들을 놓아주려 하심이니”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셋째로 부여된 의미는 예수가 사탄의 사망 권세를 깨뜨림으로써 사탄의 통치권을 넘겨받아 이 세상의 통치자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마태복음 28장 18절 이하에서 예수는 제자들에게 자신이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넘겨 받았으니 온 세상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라고 명령합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육신의 죽음을 회피할 방법이 있으십니까? 살펴본 바와 같이 스승들의 죽음에는 특별한 의미가 부여되어 있습니다. 여러분의 죽음에는 어떤 의미가 부여될 예정입니까? 강정민(변호사,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