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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트럼프 관세 여파로 내년 순이익 35% 급감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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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트럼프 관세 여파로 내년 순이익 35% 급감 전망

미국 시장 의존도 높은 일본 자동차 업계, 25% 고관세 충격에 경영 불확실성 증가
엔화 강세까지 겹쳐 2026 회계연도 수익 전망 어두워...대응책 마련 서둘러
토요타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토요타 로고.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토요타 자동차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차 고관세 정책으로 인해 내년 순이익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8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토요타는 8일 2026년 3월로 끝나는 회계연도에 순이익이 3조1000억 엔(약 215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34.9% 감소한 수치다.

이 같은 전망은 미국이 지난 4월 수입 자동차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 데 따른 것으로,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일본 자동차 업계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토요타의 경우 지난 회계연도 기준 전체 판매량의 약 4분의 1을 미국 시장에서 올렸다.

토요타의 실적 전망 하향 조정에는 미국의 관세 부과 외에도 달러 대비 엔화 강세가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했다. 엔화 가치 상승은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일본 통화로 환산할 때 감소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일본 기업들의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반면, 지난 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의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토요타는 이 기간 4조7700억 엔의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3.6% 감소한 수치지만 금융 애널리스트들이 예측한 4조6000억 엔을 웃도는 실적이다. 같은 기간 순매출은 48조 엔으로 6.5%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 정책은 그의 재선 공약 중 하나였던 '미국 제조업 부활'과 '무역 불균형 해소'의 일환으로, 취임 직후 강력하게 추진되고 있다. 특히 일본과 독일, 한국 등 주요 자동차 수출국들을 대상으로 기존 2.5%에서 25%로 관세율을 대폭 인상했다.

이번 관세 인상은 일본 자동차 업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미국 내 생산 시설을 확대해왔음에도 여전히 상당량의 차량을 일본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요타의 경우 렉서스와 같은 고급 브랜드 차량과 하이브리드 모델 상당수를 일본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관세 조치가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에 미국 현지 생산 확대나 가격 인상 등의 어려운 선택을 강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미국 내 생산 시설을 확대하는 것은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며, 가격 인상은 판매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딜레마에 처해 있다.

한 자동차 산업 분석가는 "토요타와 같은 대형 제조업체들은 다양한 시장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충격을 완화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생산 전략의 근본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도 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의 통상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경제산업성 관계자는 "미·일 통상 관계의 상호 호혜적 발전을 위해 다양한 채널을 통한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토요타는 이러한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원가 절감과 제품 라인업 조정, 신흥 시장 확대 등의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토요타의 한 임원은 "어려운 시장 환경이지만 회사의 기초 체력은 견고하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부문에서의 기술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의 관세 정책이 단기적으로 바뀔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어, 토요타를 포함한 일본 자동차 업계는 향후 몇 년간 어려운 경영 환경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해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구조 재편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