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적 고려 없이 통화정책을 결정한다는 게 그의 의지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참다 못해 SNS에 파월 의장의 인플레이션 우려는 바보 같은 생각이라는 글을 올렸을 정도다.
파월 의장을 비롯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중시하는 지표는 경기와 물가다. 미 노동부 자료를 보면 4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17만7000명 증가했다. 최근 12개월 평균 증가폭인 15만2000명을 웃도는 수치다. 실업률도 4.2%로 연준의 고용 목표치 4.5%보다 낮은 완전고용 상태다.
그러나 미시간대의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은 4월 6.5%로 상승했다. 이는 10%대의 인플레이션을 경험했던 198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트럼프의 관세정책으로 인한 경기침체와 물가상승 우려가 큰 상황이지만 양호한 일자리 지표를 고려해 금리를 동결했다는 게 연준 위원들의 판단인 셈이다. 따라서 향후 금리 결정도 일자리와 물가의 동향에 따르겠다는 의미다.
파월 의장의 태도로 보면 앞으로 일자리보다 인플레이션 문제를 더 심각하게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FOMC 성명서에도 경제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더더욱 증가했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시장은 연준의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7월 이후에야 금리 인하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파월의 결정이 사실상 인플레이션 속의 경기 둔화 현상인 스태그플레이션을 인정한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연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한국은행도 월말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숙고해야 하는 입장이다.
금통위 통화정책회의 전차 의사록에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방향을 참고하겠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