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출금·적립·거치상품 등
지난해 4분기 매월 잔액 늘다가
올 들어 15조원대 감소
고객 발걸음 끊기자…은행들, 특판으로 돌파구
지난해 4분기 매월 잔액 늘다가
올 들어 15조원대 감소
고객 발걸음 끊기자…은행들, 특판으로 돌파구

경기침체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횟수를 예상보다 늘릴 것으로 보여 금리인하 기조는 지속될 전망이다.
12일 한국은행 공시에 따르면 은행의 저축성예금(2월 기준)은 올해 들어 15조2528억 원 빠졌다. 저축성예금은 은행에 돈을 맡긴 후 일정 기간이 지나야 찾을 수 있는 입출금, 적립, 거치 상품 등으로, 고객이 원할 때 언제든 돈을 찾을 수 있는 요구불예금과 구분된다.
구체적으로 한은이 기준금리를 13회 연속 동결했던 지난해 8월(1704조3708억 원)부터 같은 해 말(1760조8166억 원)까지 매월 꾸준히 늘다가, 금리 인하 시작으로 수신 상품의 금리도 함께 내리자 올 1월 1749조7485억 원, 2월 1745조5638억 원으로 잔액이 내려왔다.
연초에는 퇴직금이나 성과급 수령 등으로 수신 상품에 돈이 몰리는 경우가 많지만, 계속해서 떨어지는 금리에 투자심리가 비교적 활성화되면서 안전자산 수요는 하락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한은이 지난해 10월을 시작으로 같은 해 11월, 올 2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씩 내린 데다 연내 금리 추가 인하를 예고하면서, 금리가 더 떨어지기 전 고점에 수신 상품에 가입해야 한다는 수요도 한 차례 지나간 것으로 파악된다.
향후 예·적금을 찾는 소비자는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에 따라 은행 금리도 많이 내려왔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국내 19개 사원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이날 기준 연 2.00~2.80%, 우대금리를 더한 최고금리는 연 2.33~3.10%로 형성됐다. 같은 조건의 적금(기업적금 포함) 기본금리는 연 1.50~3.50%, 최고 4.35%까지 제공한다.
과거 시중은행의 평균 수신금리는 2022년 12월 4.22%, 이듬해 12월 3.85% 수준이었다. 뭉칫돈을 한 번에 맡기는 예금의 경우,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가동되기 전인 지난해 8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평균 연 3.35~3.45%였다.
최근 은행들은 기본금리를 높게 제공하는 대신 일정 조건에 따른 우대금리를 붙이거나 특별판매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고객을 모으고 있다.
5대 은행 가운데 신한은행은 급여 이체, 카드 실적 등 요건을 충족하면 최고 연 7% 금리를 제공하는 ‘모두의 적금’을, 우리은행은 가정의 달을 맞아 고령 고객이 자녀 고객에 적금을 선물하면 최고 연 8% 금리 혜택을 주는 ‘아이 사랑 적금’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다만 금리가 높은 대신 만기가 길지 않거나 납부 한도가 높지 않아, 돌려받는 이자가 많지 않다. 양 사의 적금은 모두 12개월 만기에 월 최대 30만원까지 낼 수 있다. 일례로 모두의 적금 우대금리 요건을 모두 충족하고 만기와 최대 납부 한도를 채워 납입하더라도 이자는 세전 약 11만 원에 그친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