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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나이지리아와 무기 계약 체결로 서아프리카 영향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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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나이지리아와 무기 계약 체결로 서아프리카 영향력 확대

현지 탄약 생산·군사장비 유지보수·전투탱크 서비스·국방인력 훈련 합의
전문가 "미국과의 관계 소강상태 틈타 중국, 아프리카 전역 안보 협력 확대"
노린코(Norinco)로 추정되는 선도적인 중국 기업이 나이지리아를 위한 군용 탄약을 생산할 예정이다. 사진=나이지리아 국방부이미지 확대보기
노린코(Norinco)로 추정되는 선도적인 중국 기업이 나이지리아를 위한 군용 탄약을 생산할 예정이다. 사진=나이지리아 국방부
중국이 나이지리아와 군용 탄약의 현지 생산을 위한 주요 합의를 체결하며 서아프리카 국가와의 군사적 유대를 한층 강화했다. 이번 계약은 중국의 아프리카 대륙 내 군사적 영향력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평가된다고 16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5월 초 벨로 마타왈레 나이지리아 국방부 장관의 중국 방문 중 체결된 이번 계약은 탄약 생산 라인 건설, 군사 장비 유지보수 및 업그레이드, 전투탱크 서비스, 군사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포함한다. 또한, 나이지리아 국방 요원을 위한 기술 이전 및 교육도 제공될 예정이다.

나이지리아 국방부는 공식 발표에서 중국 회사의 이름을 명시하지 않았으나, 공개된 사진에는 관리들이 중국 국영 무기 제조업체인 중국북방산업그룹공사(노린코, Norinco)의 장비를 검토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3월 노린코 고위급 대표단이 나이지리아를 방문해 현지 무기 생산에 관한 협력과 기술 이전을 논의한 바 있다.

이번 파트너십은 2010년대 중반 나이지리아가 보코하람 반란이 절정에 달했을 때 오바마 행정부로부터 필요한 방위 장비를 확보하지 못하자 중국으로 눈을 돌리면서 시작된 양국 군사 협력 강화의 최신 단계다. 이는 오랫동안 군사 물자를 서방 국가에 의존해 온 나이지리아에 주목할 만한 전환점을 의미한다.
나이지리아 국영 방위산업공사(DICON)는 노린코와의 관계를 통해 포병 시스템, 장갑차, 미사일, 공격 헬리콥터를 포함하는 다년간의 방위 패키지를 확보했으며, 이 관계는 나이지리아 군대를 위한 훈련과 장비 유지보수를 돕기 위한 중국 전문가 파견으로까지 확대됐다.

조지 워싱턴 대학교의 중국-아프리카 전문가 데이비드 쉰 교수는 "나이지리아는 탄약과 군사 장비의 공급원을 최대한 통제하기를 원하며, 중국의 도움을 받아 현지 생산하는 것이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아프리카 전역에 걸쳐 안보 협력과 영향력을 확대하기를 원하며, 이는 그 방향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단계"라고 평가했다.

쉰 교수는 중국이 미국과 아프리카 관계가 소강상태에 접어든 틈을 이용해 이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린코는 이미 아프리카 전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이번 계약은 대륙 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마타왈레 장관은 이 파트너십이 "나이지리아를 넘어 그 범위를 확대하여 이웃 아프리카 국가에 군사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 안보와 안정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는 나이지리아가 서아프리카에서 중국 군사 장비의 허브로 자리매김할 것임을 시사한다.

워싱턴 국방대학교의 폴 난툴랴 중국 전문가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은 중국 기업이 나이지리아에 방위 장비를 조립하거나 공동 제조할 수 있는 기술적 역량을 이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린코의 아프리카 군사 협력은 나이지리아를 넘어 2023년 세네갈 다카르에 지역 영업 사무소 설립, 코트디부아르에 장갑차 공급 및 정비소 설립 계획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은 또한 프랑스와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된 말리와 부르키나파소의 군부 정권에 무기와 군사 장비를 공급하는 핵심 국가가 됐다.

난툴랴는 중국 국방 부문이 모로코 방위산업과 유사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알제리에서는 잠수함 제조를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린코는 또한 우간다 군대와 협력해 드론을 제조하고, '포괄적인' 무인항공기(UAV) 작업장을 설립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스텔렌보스 대학의 프랑수아 브리 교수는 "나이지리아와 그 이웃 국가들이 모두 사헬 지역의 반군 또는 테러 위협에 직면해 있어 중국의 군사 협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이 기니만의 석유 부국들과의 관계 구축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노린코가 군수 생산뿐 아니라 국제 엔지니어링 프로젝트, 석유 및 광물 자원 개발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