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부터 ‘신라면 툼바’ 중심 회복세
농심, 해외사업 비중 61%까지 올린다
농심, 해외사업 비중 61%까지 올린다

올해 1분기 영업익 8.7%↓…“소비 침체”
라면업계 1위 농심은 최근 몇 년간 정체된 실적을 보였다. 지난해 매출은 3조4387억 원으로 전년 대비 0.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631억 원으로 23.1% 감소했다. 1분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연결 기준 매출은 8930억 원, 영업이익 56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8.7% 감소했다.
내수 침체 영향이 컸다. 농심 관계자는 “매출은 국내 면 사업과 수출 호조로 작년보다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매출 원가가 커지고 소비 침체로 판매촉진비 부담이 커져 줄었다”고 밝혔다.
농심은 국내 수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사업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전략거점인 중국과 미국·캐나다, 일본, 오세아니아 지역은 지속적인 신규지역 개척과 ‘辛’ 브랜드 및 프리미엄 제품을 집중 육성한다.
유럽 지역은 판매법인 설립을 통해 유통 인프라를 강화하고 현지화 전략에 기반한 본격적인 시장 확대를 추진한다. 동남아 지역은 국가별 특성에 적합한 효율적인 프로모션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매출 성장을 이끌 계획이다.
이병학 농심 대표이사도 목소리를 냈다. 그는 ‘타운홀 미팅’을 통해 “혁신적인 기업문화로 글로벌 농심의 새 역사를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타운홀 미팅’은 경영진이 주요 경영현황과 계획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임직원들 질문과 답변을 통해 “농심이 100여 개국에 진출했지만, 국가마다 시장 지배력은 다르다”라는 현실 인식을 기반으로, “농심이 진출한 모든 나라가 주력시장이 될 수 있도록 제도와 글로벌 마케팅, 기업문화를 혁신해 나가자”라는 변화 방향성 등에 대한 소통이 이뤄졌다.
“2030년 매출 7조3000억 원 목표”
목표도 구체화했다. 농심은 올해 비전2030과 경영지침 ‘Global Change & Challenge’를 수립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오는 2030년 매출은 7조3000억 원 달성하고 영업이익률은 10% 올리겠다고 밝혔다. 해외 매출 비중은 61%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영업이익률과 해외 매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각각 4.7%와 37%이다.
선봉장은 ‘신라면 툼바’이다. 신라면 툼바는 지난해 9월 출시 후 4개월 만에 국내에서 2500만개가 판매되며 인기를 입증했다. 이에 신라면 툼바를 글로벌 전략 제품으로 선정하고 해외 유통망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일본에서 좋은 반응이다. 농심에 따르면 일본 현지에 선보인 신라면 툼바 초도물량 약 100만 개가 출시 2주 만에 모두 판매됐다.
농심은 지난 4월 일본 CVS 1위 유통업체 ‘세븐일레븐’에 신라면 툼바 용기면을 출시했다. 출시 당시 한국 히트 제품으로 주목받으며 전점에 입점됐던 신라면 툼바는 출시 직후 일부 매장에서 결품이 발생하는 등 예상을 뛰어넘는 소비자 반응으로 빠르게 완판됐다. 농심은 추가 공급과 물량 확대를 위해 일본 세븐일레븐과 협의 중이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 툼바는 일본 라면시장에서 드문 차별화된 맛과, 전자레인지 조리로 구현한 파스타 스타일의 면과 소스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라고 말했다.
농심은 용기면 인기에 힘입어 신라면 툼바 봉지면도 일본 유통업체에 순차 출시한다. 올해 3분기부터 수입식품 전문 매장(이온 카페란테, 칼디 등)에서 먼저 선보이고, 4분기엔 전국 유통매장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사우디아라비아서 K-스마트팜 구축·운영
이뿐만이 아니다. 농심은 해외에 이름을 알리기 위해 분투 중이다. 일환으로 뉴욕 내 한식당 4곳과 협업해 ‘Seoul in the City’를 열었다. 뉴욕 내 유명 한식당인 ‘Sopo’, ‘윤갈비’, ‘호족반’, ‘기사식당’과 농심 대표 제품을 활용한 메뉴를 개발하고, 이들 매장에서 판매하는 행사다. 판매는 지난 4월 19일부터 5월 3일까지 이뤄졌다.
농심과 협업한 각 한식당은 신라면 툼바 아란치니(호족반)와 신라면 툼바 콘치즈(Sopo), 신라면 라면땅(기사식당), 배홍동 비빔물면과 조청유과 젤라또(윤갈비) 등을 뉴욕 현지인들에게 선보였다. 특히 신라면 툼바 아란치니는 뜨거운 호응을 얻어, 오는 8월 오픈 예정인 호족반 LA 지점에서 정식 메뉴로 채택될 예정이다.
지난달 21일(현지시각)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국립농업연구센터 내에서 K-스마트팜 중동 수출 거점 조성을 위한 시범온실 착공식이 있었다. 착공식은 2024년 7월 농심이 한국농업기술진흥권과 체결한 ‘스마트팜 수출 활성화 사업’의 일환이다.
‘스마트팜 수출 활성화 사업’은 한국형 스마트팜 모델을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 구축, 운영해 국내 스마트팜 산업의 중동 현지 진출을 활성화하는 목적이다. 농심은 중소기업 3개사와 컨소시엄을 구성, 한국 기업을 대표해 추진하는 본 프로젝트에 선정됐다.
농심 스마트팜은 약 2000㎡ 규모로 올해 12월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농심은 이번 스마트팜을 ‘수직농장’과 ‘유리온실’ 두 가지 모델로 조성한다. 생산한 작물은 사우디 현지 파트너사의 기존 유통망을 통해 우선 판매하고, 향후 현지 유통매장인 까르푸, 루루 하이퍼마켓과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 눈(Noon) 등에도 입점할 계획이다.
농심의 노력은 곧 결실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농심은 지난 3월 6일 신라면을 비롯한 17개 제품 가격을 평균 7.2% 인상했고, 가격 인상에 따른 효과는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예정”이라며 “해외법인은 신제품 ‘신라면 툼바’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같은 의견이다. 그는 “2분기에는 국내 가격 인상이 본격 반영되고, 유럽 법인의 실적 편입과 미국 내 툼바 유통 확대가 이익 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유통망 확장과 수출 공장 CAPA 증설을 통해 외형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