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값 형성을 시장에 맡기는 것은 기존 민주당 정권의 정책 방향과 다른 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투자자산인 주택 가격을 세금으로 억제하지 않는 대신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과감히 풀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주택공급을 늘리면 침체 일로인 건설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밝힌 올해 건설 투자성장률은 마이너스 6.1%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마이너스 13.2% 이후 최저 수준이다. 건설 투자의 1분기 성장률도 4분기째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2017년 4분기부터 2019년 1분기까지 여섯 분기 마이너스 이후 최장 역성장 기록이다. 마이너스 폭을 보면 최근 네 분기(1.7~4.5%)가 2019년 당시(0.1~2.8%)를 웃돈다. 최근 건설 경기 침체가 사상 최악이라는 의미다.
통계청의 1분기 산업활동 동향을 봐도 공사 실적을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27조120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0.7%나 줄어들었다. 건설기성 감소세는 작년 2분기 이후 이어지고 있다.
감소 폭은 1998년 3분기(24.2%) 이후 가장 크다. 게다가 주택을 다 지어놓고 팔지 못한 악성 미분양도 4월 기준 2만6422가구다. 2013년 8월 이후 최다 물량이다. 악성 미분양이 늘면 건설사의 부도 위험도 커질 수밖에 없다.
건설 경기 악화와 공사비 급등으로 건설사들은 주택 분야 사업을 줄이는 추세다. 시공능력 상위 10개사 가운데 상반기 중 수주실적 제로인 업체만 2곳이다. 최근 10년간 상반기 실적 중 최악의 사례다.
건설사들이 수주 각축장이 된 정비사업에서 돈 되는 곳만 노려 선별 수주한 결과다. 상반기 수주 실적에서 1조 원을 넘긴 건설사는 7곳에 불과하다.
대형 건설사의 경우 해외 수주를 늘릴 수 있도록 정부도 도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