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테슬라, '로보택시' 첫 유료 운행 시작…FSD 구매자는 여전히 수익 못 내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테슬라, '로보택시' 첫 유료 운행 시작…FSD 구매자는 여전히 수익 못 내

테슬라 로보택시. 사진=테슬라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로보택시. 사진=테슬라

테슬라가 오랫동안 예고해온 무인 자율주행차 ‘로보택시’ 서비스를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마침내 유료로 시작했다.

그러나 고객들이 직접 소유한 차량을 활용해 수익을 얻겠다는 당초 약속과는 달리 이번 서비스는 테슬라가 직접 운용하며 요금 수익도 테슬라가 가져가는 구조로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이하 현지시각)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오스틴에서 운행을 시작한 테슬라 로보택시 서비스는 승객당 4.20달러(약 5800원)의 요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는 테슬라가 지난 10년간 완전 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를 최대 1만5000달러(약 2070만원)에 판매하면서 고객들에게 약속했던 ‘자율주행을 통한 수익 창출’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 테슬라만 돈 버는 구조…FSD 구매자는 '기다림'만 지속


테슬라는 자사 차량에 FSD를 탑재한 고객이 차량을 ‘로보택시 네트워크’에 등록해 운행 수익을 낼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 지난 2019년 머스크는 “FSD가 실현되면 테슬라 차량은 자산 가치가 오히려 상승하는 ‘감가상각 없는 투자’가 될 것”이라며 “차량이 스스로 돈을 벌어주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시범 운행 중인 로보택시는 소수 차량만 운영되며 차량 내에는 여전히 '안전감시자'가 탑승해 있고 원격 통제 인력도 대기 중인 상태다. 또 지정된 지역(지오펜스) 안에서만 운행되며 운행 시간과 이용자도 제한된다. 머스크가 과거 “지오펜스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진짜 자율주행이 아니다”고 말했던 것과도 배치된다.

일렉트렉은 “FSD를 구매한 고객들은 여전히 차량을 이용해 수익을 낼 수 없는 반면, 테슬라는 자사의 시스템으로 먼저 돈을 벌고 있다”며 “그간의 약속과는 달리 FSD 구매자에게 제공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비판했다.

◇ 10년간의 약속은 어디로…테슬라, 첫날부터 요금 부과


테슬라 로보택시는 기존 자율주행차 기업인 크루즈나 웨이모와 비교해도 이례적인 방식으로 출발했다. 크루즈와 웨이모는 수년간 무인 테스트 운행을 거친 뒤 요금을 부과하기 시작했지만 테슬라는 첫날부터 유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심지어 사전 대기자 명단도 ‘테슬라에 얼마나 호의적인가’에 따라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렉트렉은 “머스크는 로보택시 출시 당일에도 수차례 일정을 미뤘고 서비스 준비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히 시작한 정황도 보인다”며 “그럼에도 테슬라는 서비스 이름으로 ‘로보택시’를 사용하고 요금까지 받으며 마치 완전 자율주행이 실현된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FSD 고객, 아직 수익 안 나도…내년이면 된다?”


머스크는 여전히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내년 말이면 수십만대, 많게는 수백만대의 자율주행차가 도로 위를 달리며 고객들에게 수익을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역시 과거 수차례 반복됐던 출시 예고와 마찬가지로 실현 여부에 대한 회의가 커지고 있다.

일렉트렉은 “FSD를 판매한 지 10년이 다 돼 가지만 여전히 로보택시로 수익을 내는 사람은 테슬라뿐”이라며 “고객들은 1만5000달러(약 2070만원)를 투자한 뒤 여전히 ‘업데이트’를 기다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