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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공사 “美 국채 계속 사들일 것…AI·中 기술기업 투자도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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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공사 “美 국채 계속 사들일 것…AI·中 기술기업 투자도 확대”

서울 중구 퇴계로의 한국투자공사(KIC) 본사. 사진=KIC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중구 퇴계로의 한국투자공사(KIC) 본사. 사진=KIC

한국의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미국 국채를 핵심 자산으로 계속 보유하겠다는 뜻을 밝혀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도 미국 경제와 자산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동시에 인공지능(AI) 스타트업과 중국 기술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도 공식화하면서 지정학적 균형과 미래 성장성을 모두 고려한 이중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일(이하 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박일영 한국투자공사 사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KIC 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서 “미국 국채는 유동성과 수익성이 매우 뛰어난 자산이며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과 관계없이 계속 보유할 가치가 있다”며 “우리는 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데 여전히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국채는 KIC의 핵심 투자 자산 중 하나로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또 “AI 같은 기술혁신 분야는 단기 유행이 아닌 구조적 변화로 테크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 펀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중국 내 기술기업 투자 기회도 주의 깊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박 사장의 이 발언을 인용해 “KIC가 AI 기반 투자 확대와 중국 테크시장 진입을 동시에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날 기념 연설에서 “국부펀드의 역할은 단순한 수익률 제고를 넘어 국가의 미래산업을 선도하고 글로벌 가치를 실현하는 데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KIC는 세계 최고 수준의 책임 있는 장기 투자기관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KIC는 지난 2005년 설립된 국부펀드로 정부와 한국은행 등에서 위탁받은 자산을 해외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운용자산은 2065억달러(약 279조원)로 세계 국부펀드 순위 14위에 올라 있다. 미국 뉴욕, 영국 런던, 싱가포르, 인도 뭄바이 등지에 글로벌 거점을 두고 24시간 운용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이날 KIC는 향후 10년의 전략으로 ‘미래를 혁신하는 2035(Innovating Our Future 2035)’를 선포하고 △AI·기후기술 등 신기술 투자 확대 △지속가능한 경영체계 구축 △운용성과 기반 절대수익 체계 강화 △국가산업 경쟁력 강화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박 사장은 “우리는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와 ESG 전략, 디지털 전환 역량을 결합해 새로운 국부 창출 모델을 만들고 있다”며 “AI, 바이오, 반도체 등 전략 분야에서 장기적 수익성과 국가적 미래가치를 동시에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KIC의 이 같은 행보를 미국 중심의 기존 투자에서 벗어나 중국과 같은 신흥기술시장으로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해석하고 있다. 박 사장도 “지정학적 리스크는 존재하지만 중국 기술시장의 성장성과 글로벌 공급망 내 중요성을 무시할 수 없다”며 “리스크를 신중히 감안해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