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아름다운 법안' 의회 최종 승인...미국 재정·복지 지형 흔든다
복지예산 대폭 삭감, 부채한도 5조 달러 인상
복지예산 대폭 삭감, 부채한도 5조 달러 인상

◇ 감세·지출 삭감 패키지, 하원서 근소한 차이로 통과
미국 하원은 지난 3일(현지시각) 본회의에서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OBBBA)'을 표결에 부쳐 찬성 218표, 반대 214표로 가결했다. 민주당 의원 212명 전원이 반대표를 던졌고, 공화당 내 이탈표는 2표에 그쳤다. 상원에서는 찬반 동수(50대 50) 상황에서 JD 밴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해 통과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안 통과 직후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 "오는 4일 워싱턴에서 법안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원 표결 직전 민주당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8시간 45분에 달하는 최장 연설로 법안 저지에 나섰으나, 공화당 지도부는 절차 표결을 14시간 넘게 이어가며 표 단속에 총력을 기울였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국민에게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정부를 다시 갖게 됐다"고 말했다.
◇ 주요 내용, 감세 확대·복지 삭감·부채한도 인상
반면,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 지원), 푸드스탬프(저소득층 식료품 지원) 등 사회복지 예산은 대규모로 삭감됐다. 청정에너지 관련 세금 공제 혜택도 폐지돼 바이든 행정부 시절 중점 추진됐던 정책 예산이 크게 줄었다. 국경 장벽 건설, 이민 단속, 국방 예산 등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공약 예산은 늘었다.
법안에는 연방정부의 부채한도를 5조 달러(약 6820조 원) 추가 인상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미국의 국가부채는 36조2000억 달러(약 4경9376조 원)를 넘어서게 됐다. 시장에서는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엄청난 비용 폭탄"이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 정치·경제 파장...복지 축소·부채 확대 논란
민주당은 "세금 감면이 부유층에 집중되고, 복지 삭감으로 수백만 명이 의료보험을 잃게 될 것"이라며 전원 반대표를 던졌다.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이 무모한 공화당 예산안의 파괴적 결과"라고 비판했다. 반면 공화당은 "국경 안보 강화와 경제 성장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재계 단체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은 "이번 법안이 미국의 투자, 혁신,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청정에너지 업계와 저소득층 의료기관 등은 보조금 삭감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 법안 통과는 트럼프 대통령의 2기 행정부 출범 6개월 만에 이뤄진 첫 대형 입법 성과로,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재정 적자 확대와 복지 축소가 미국 경제와 사회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