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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영토 양보 놓고 담판’...푸틴, 10년 만에 미국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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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영토 양보 놓고 담판’...푸틴, 10년 만에 미국 찾는다

트럼프-푸틴 '알래스카 담판'...우크라 전쟁 3년 만에 종전 기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그리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그리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15일 알래스카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 방안을 논의하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까지 참석하는 3자 회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지난 10(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10년 만에 미국 영토 방문하는 푸틴


푸틴 대통령의 이번 알래스카 방문은 2015년 유엔 총회 참석 이후 10년 만에 미국 영토를 밟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미국 대통령인 나와 러시아 대통령 푸틴의 회담이 다음 주 금요일인 2025815일 위대한 알래스카주에서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미러 정상회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백악관 재입성 이후 푸틴 대통령과 6차례 통화했지만 대면 회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 관영매체 타스통신도 크렘린궁이 두 정상의 15일 알래스카 회동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알래스카는 1867년 미국이 러시아 제국으로부터 720만 달러(100억 원)에 매입한 영토로, 상징적 의미가 크다. 서방 분석가들은 러시아 제국의 옛 영토에서 정상회담을 갖는 것이 푸틴에게 심리적 우위를 제공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 영토 양보 조건부 휴전안 vs 안보 보장 요구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이다.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가 지난 6일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을 3시간 동안 만난 후 회담 추진이 급물살을 탔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을 언제 만날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푸틴은 평화를 보고 싶어한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는 푸틴이 자신을 믿을 수 없고 무자비한 살인자임을 반복해서 보여주었다면서, “이는 트럼프가 회담을 앞두고 건설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것일 뿐 확고한 신념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논평했다.

푸틴 대통령은 휴전을 대가로 우크라이나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도네츠크 지역에서 일방적으로 철수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유럽 동맹국들은 러시아가 영토의 상호 거래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휴전에 먼저 동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9일 평화를 위해 영토를 양도하는 것을 배제하는 듯한 발언을 했지만, 새로운 갤럽 여론조사에서는 압도적으로 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이 협상 해결을 점점 더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평판 좋은 여론조사에서도 평화를 위해 토지를 포기하는 데 열려 있는 우크라이나인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10일 폭스뉴스의 '선데이 모닝 퓨처스'에서 "근본적으로 이것은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서로의 차이점을 파악하기 위해 실제로 앉도록 강요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은 적어도 트럼프와 밴스 부통령이 백악관을 장악하는 한 테이블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대신 우크라이나가 유럽 동쪽 측면의 영구적인 수비국이 되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티에리 부르크하르트 프랑스 고위 장군은 우크라이나에서 총격이 중단된 후 불과 5년 안에 "러시아는 서방 국가, 특히 유럽 국가에 군사적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수단을 다시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유럽 지도자들의 우려와 대응


백악관 관리들은 젤렌스키 대통령까지 참석하는 3자 회담에 열려 있다고 밝혔지만, 밴스 부통령은 푸틴이 트럼프를 만나기 전에 젤렌스키를 만나는 것이 "생산적"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매튜 G. 휘태커 미국 나토 대사는 CNN'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온'에서 젤렌스키가 정상회담에 참석할 수 있는 것이 "확실히"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궁극적으로 트럼프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지도자들은 트럼프가 푸틴과 만나기 전에 자신들의 견해를 공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유럽 관리들은 지난 9일 영국에서 밴스를 만나 전쟁 종식을 위한 러시아의 제안에 대한 대응을 조율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성명에서 이 대화가 "건설적"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동맹국들은 러시아가 영토의 상호 거래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휴전에 먼저 동의해야 한다고 입장이다. 또한, 도네츠크를 현재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자포리자 및 헤르손 지역과 바꾸는 것은 허용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크 뤼테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 10ABC'디스 위크'에서 "지난 8일은 푸틴이 이 끔찍한 전쟁을 끝내는 데 얼마나 진지한지 시험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당-사우스캐롤라이나)NBC'언론과의 만남'에서 트럼프가 알래스카에서 푸틴을 만나는 것에 대해 "매우 괜찮다"고 말했다. 반면 마크 켈리 상원의원(민주당-애리조나)"푸틴은 전범이다. 이것은 그가 미국으로 날아가 이곳에 착륙하고 우리 대통령과 협상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 힘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정상회담이 임박했음에도 러시아는 지난 10일 공중 폭격을 이어가며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의 중앙 버스 정류장을 공격해 19명이 부상을 입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공격이 러시아에 전쟁을 종식시키도록 압력을 가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라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