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하이닉스 중국법인 면제 취소, 12월 31일 발효
캠브리콘 등 중국 칩업체 수혜…"장기적으론 자체 기술 개발 강요"
캠브리콘 등 중국 칩업체 수혜…"장기적으론 자체 기술 개발 강요"

미국 상무부 산업안전보장국(BIS)은 지난달 29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법인, 인텔 반도체(다롄)가 '검증된 최종 사용자' 지위를 잃는다고 발표했다. 이는 이들 기업이 특정 미국 칩 제조 장비를 중국 공장으로 보내려면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번 결정은 12월 31일 발효된다. BIS는 이들 기업이 중국에서 시설을 계속 운영할 수 있도록 수출 허가 신청을 할 계획이지만, 생산 능력 확장이나 기술 업그레이드를 위한 허가는 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프리 케슬러 미국 산업안전보장부 차관은 "트럼프 행정부는 수출 통제 허점, 특히 미국 기업을 경쟁에서 불리하게 만드는 허점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BBVA의 동진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동맹국에 기술 수출이나 중국 내 미국 기술 사용을 금지하도록 명령하는 것을 포함해 중국의 기술 개발을 억제하고 일부 기술 분야에서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중 간 기술 전쟁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칩 제조 산업은 탈세계화 추세 속에서 더욱 세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메모리 칩 생산량을 위해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삼성은 산시성 시안에서 세계 최대 NAND 플래시 메모리 칩 생산 시설을 운영하고, SK하이닉스는 다롄의 인텔 NAND 시설을 인수하고 우시에서 주요 DRAM 사업을 운영한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의 쉬톈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완전히 시행된다면 중국 시설이 전 세계 생산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새로운 규칙은 메모리 칩 부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휴대폰, PC 같은 다운스트림 산업에 더 광범위한 파급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은 최근 미국의 움직임에 완전히 당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이미 백업 계획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고 쉬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그는 "중국 기업들은 이미 오랫동안 미국 제재의 정면에 섰으며, 부품 및 제조 장비의 수출 통제로 인해 이미 중국의 DRAM 개발이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동진웨는 "단기적으로 최근 제약은 중국 칩 제조업체와 칩 공급망에 있는 기업의 '실습을 통한 학습' 효과를 제한할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중국이 자체 칩 제조 기술을 개발하도록 강요할 수 있으며, 중국의 국가 안보 및 기술 발전과 관련된 전체 공급망을 개발하도록 강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중국의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 제재 속에서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1일 클라우드 서버용 코어 프로세서 칩을 개발하는 캠브리콘 테크놀로지스의 향후 12개월 목표주가를 14.7% 인상한 2104위안으로 상향 조정했다. DeepSeek의 주요 공급업체인 이 베이징 소재 칩 제조업체는 미국의 AI 관련 칩 수입 제한 제재 덕분에 더 많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홍콩 상장 주가도 1일 거래에서 18.5% 급등했다. AI 붐에 힘입어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 매출이 급증했다고 보고한 후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