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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컬처 RPG 내놓는 게임계…'아트'로 유저 잡기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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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컬처 RPG 내놓는 게임계…'아트'로 유저 잡기 총력

'스타 세일러', '미래시' 등 차기작들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참여에 '주목'
BM 핵심 '캐릭터 매력'과 연결돼
컴투스홀딩스의 '스타 세일러(왼쪽)'와 스마일게이트 '미래시: 보이지 않는 미래' 공식 아트 이미지.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컴투스홀딩스의 '스타 세일러(왼쪽)'와 스마일게이트 '미래시: 보이지 않는 미래' 공식 아트 이미지. 사진=각 사

국내 게임사들이 '서브컬처 RPG'에 지속적으로 도전하고 있다. 게임사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사전 마케팅 과정에서 일러스트레이터를 강조하고 있다. 일러스트레이터들의 명성을 활용해 유저들을 모으기 위한 전략이다. 서브컬처 RPG는 카툰 그래픽 기반 캐릭터 수집형 RPG게임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컴투스홀딩스는 최근 차기작 '스타 세일러' 공식 사이트를 오픈했다. '콕스(Coax)'로 알려진 김정희 일러스트레이터가 세일러 아트 디렉터로 참여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콕스는 특유의 유려한 화풍과 채색 기법으로 인기를 끈 작가로 그림 방송을 통해 유튜브 구독자 53만 명을 모은 크리에이터이기도 하다. 현재 자신의 X(옛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캐릭터 원화가를 모집하는 등 스타 세일러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오는 25일 일본 도쿄 게임쇼에서 출시를 앞둔 신작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와 더불어 차기작 '미래시: 보이지 않는 미래'를 전시할 예정이다. 이중 '미래시'는 김형섭(혈라) 아트 디렉터가 참가한 작품이다.

'미래시'는 신생 개발사 컨트롤나인이 데뷔작(스마일게이트를 통해 오픈)으로 개발 중인 신작이다. 김형섭 디렉터는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서브컬처 RPG 인기작 '데스티니 차일드', '승리의 여신: 니케', '라스트 오리진' 등에 참여했던 경력이 있어 게이머들에게 익숙한 인물이다.

아트 디렉터를 전면에 내세운 마케팅은 기존에는 보기 어려웠던 방식이다. 온라인 게임이 중심이 된 한국에선 흔히 개발을 지휘하는 총괄 디렉터가 간판으로 부각된다. 또 패키지 게임이 중심이 되는 해외의 경우 총괄 디렉터 혹은 게임의 스토리를 맡은 시나리오 디렉터가 전면에 나서는 것이 일반적이다.

넥슨이 일본 만화가 히마지 아키와 협력해 제작한 '블루 아카이브' 굿즈 공식 이미지. 히마지 아키가 작성한 엽서가 굿즈 세트에 포함됐다. 사진=넥슨이미지 확대보기
넥슨이 일본 만화가 히마지 아키와 협력해 제작한 '블루 아카이브' 굿즈 공식 이미지. 히마지 아키가 작성한 엽서가 굿즈 세트에 포함됐다. 사진=넥슨

게임사들이 이 같이 아트디렉터들을 강조하는 이유는 장르 자체의 독특한 유저 특성에 더해 기존 서브컬처 RPG들의 흥행 공식을 벤치마킹 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서브컬처 RPG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은 캐릭터의 매력을 강조한 후 캐릭터 본체나 이들의 고유 장비 등을 확률형 아이템 등 형태로 판매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게임 자체를 즐기는 이들에 더해 캐릭터의 외형적 매력을 팬아트와 일러스트, 이모티콘 등 다양한 형태로 살리는 2차 창작으로 이를 즐기는 방식 또한 보편화됐다. 자연히 게임 개발자들 뿐 아니라 공식 아트나 2차 창작을 통해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인기를 끄는 것이 보편적이게 됐다.

게임사들은 게임과 별개의 2차 창작을 즐기는 것을 권장하는 추세다. '블루 아카이브'를 서비스하는 넥슨게임즈는 공식 행사마다 2차 창작자들을 위한 전용 부스를 마련하는 것은 물론 인기 일러스트레이터들과 콜라보레이션한 온·오프라인 상품들을 수 차례 출시해왔다.

네오위즈는 '브라운더스트2'를 마케팅하는 과정에서 일본의 2차 창작 행사 '코믹마켓'과 대만의 '팬시 프론티어', 미국 '애니메 뉴욕' 등에 꾸준히 참여해왔다. 이는 최근 2주년 업데이트 직후 대만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해외 시장 성과와 연관이 깊다.

'데스티니 차일드'와 '니케'의 개발사 시프트업은 김형태 대표가 창립 전부터 일러스트레이터로서 명성을 쌓은 것으로 유명하다. 시프트업 역시 일러스트레이터들과 다각도로 협업하며 니케 IP 사업을 전개해 게임 외 굿즈 머천다이징만으로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유형석 시프트업 '니케' 디렉터는 올 6월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의 강연 중 "2차 창작이 이뤄지는 빈도 수는 서브컬처 IP의 인기를 가늠하는 척도"라며 "게임사라면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관리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