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美 8월 CPI 2.9% 급등·실업수당 26만3000건 역대급…연준 금리인하 딜레마 심화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美 8월 CPI 2.9% 급등·실업수당 26만3000건 역대급…연준 금리인하 딜레마 심화

물가 재상승·고용둔화 동시 진행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트럼프 관세정책 여파 본격화
연준이 물가 상승과 실럽율 상승 사이에서 금리 정책 방향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이미지=GPT4o이미지 확대보기
연준이 물가 상승과 실럽율 상승 사이에서 금리 정책 방향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이미지=GPT4o
미국 경제가 물가 상승과 고용 시장 둔화라는 상반된 압박을 동시에 받고 있다.

악시오스가 지난 11(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보다 0.4% 급등한 가운데 주간 실업 수당 신청 건수도 202110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물가상승률 두 배로 뛰어


8CPI는 전월보다 0.4% 올라 7월 상승률(0.2%)의 두 배에 이르렀다. 전년 같은 달과 견줘서는 2.9%를 기록해 7월의 2.7%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EY-파르테논의 수석 경제학자 리디아 부소르는 보고서에서 "최근 물가 상승 흐름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단기 물가 동향도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소르는 관세 비용 전가가 "점진적이고 고르지 않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식품과 에너지를 뺀 근원 CPI는 전월보다 0.3% 올랐으며, 전년 같은 달과 견줘서는 3.1%를 유지했다. 그러나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본 물가 상승을 더 잘 나타내는 지표로 여기는 근원 CPI의 최근 3개월간 연율 상승률은 3.6%로 지난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예일 예산 연구소의 어니 테데스키 계산에 따르면, 관세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품목인 핵심 상품 가격은 0.3% 올랐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의 상승으로, 의류와 차량 가격이 급등한 탓이다. 항공료는 거의 6% 뛰어 2022년 물가상승률이 최고조에 달했던 때 이후 월간 상승률로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소르는 "많은 기업이 관세 부과 전 재고에 의존하고 낮은 이익 마진을 감수함으로써 비용 상승의 영향을 줄이는 데 성공했으나, 이런 완충 장치는 계속해서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실업 수당 신청 급증으로 고용시장 우려


물가 상승 보고서와 함께 발표된 주간 실업 수당 신청 통계는 더 우려스러운 신호를 보냈다. 지난주 실업 수당 신청 건수는 전주보다 27000건 급증한 263000건을 기록해 202110월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클리어브리지 인베스트먼트의 조쉬 잼너는 고객 노트에 "오랜만에 처음으로 CPI가 발표일에 또 다른 데이터 시리즈인 신규 실업 수당 청구 건수에 가려졌다"고 적었다.

팬테온의 미국 수석 경제학자 새뮤얼 톰스는 보고서에서 텍사스에서 실업 수당 신청 건수가 급증했다며, 이런 증가세는 "단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는 실업 수당 신청 건수가 여전히 "증가 흐름"에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연준의 정책 딜레마 심화


물가는 오르는데 일자리는 줄어드는 이런 상반된 경제 상황이 연준을 어려운 처지에 몰아넣고 있다. 보통 물가가 오르면 금리를 올려 경기를 식혀야 하지만, 일자리가 줄어들면 금리를 내려 경기를 살려야 하기 때문이다. 금리를 올리자니 일자리가 더 줄어들 수 있고, 금리를 내리자니 물가가 더 오를 수 있어 어느 쪽을 선택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애덤스는 "뜨거운 CPI 보고서는 연준이 금리를 '신중하게' 내려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금융 시장은 연준이 올해 남은 세 번의 정책 회의에서 모두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4월 초 이후 처음으로 잠시 4%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의장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지난주 연설에서 관세가 물가 상승 데이터에 미치는 영향은 2026년 초까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