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美·中, 틱톡 처리 방안 '큰 틀 합의'…트럼프-시진핑 19일 통화 예정

글로벌이코노믹

美·中, 틱톡 처리 방안 '큰 틀 합의'…트럼프-시진핑 19일 통화 예정

트럼프 “틱톡 합의, 美·中 관계 강화 계기”...틱톡 합의로 ‘빅딜’ 가능성
깨진 유리를 통해 보이는 미국 국기와 틱톡 로고.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깨진 유리를 통해 보이는 미국 국기와 틱톡 로고.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스페인에서 개최한 고위급 무역 협상에서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의 처리 방안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했다.

15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이 틱톡의 미국 내 운영을 위한 합의 틀에 도달했다면서 오는 1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직접 통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19일 시 주석과 대화할 예정”이라며 “양국 관계는 여전히 매우 강력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한 양국 고위급 회담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데에 대해 “매우 잘 진행됐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스페인 마드리드 협상 이후 기자들에게 “바이트댄스의 틱톡이 미국에서 계속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합의의 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리청강 중국 상무부 부부장도 마드리드에서 “틱톡과 관련해 ‘합의의 틀’에 도달했다”면서도 “원칙을 희생하는 합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중국이 새 합작사 지분을 유지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이번 틱톡 협상이 오히려 중국과의 관계를 더 가깝게 만들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시 주석과의 접촉에서 더 큰 범위의 무역 합의를 추진할 뜻을 내비치면서 “솔직히, 더 중요한 것은 ‘빅딜(big deal)’”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직접 교류는 지난 6월 이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틱톡은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모회사가 중국의 바이트댄스라는 점에서 중국 정부의 개인정보 탈취나 해킹에 이용돼 미국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미국에서는 바이트댄스가 미국 내 사업권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 내 틱톡 서비스를 금지하는, 이른바 ‘틱톡 금지법’이 지난해 4월 제정된 바 있다.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젊은 지지자들이 틱톡을 애용하는 점을 감안해 취임 후 틱톡 금지법의 시행을 유예한 뒤 중국 측과 협상을 진행해 왔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중국의 틱톡 합의안이 올해 1월 발효된 미국 국가안보법의 요건을 충족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올해 첫 대면 회담을 성사하기 위해 어떤 형태로든 합의가 필수적이었다고 강조했다.

익명의 이 관계자는 “틱톡 합의가 없었다면 다음 달 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트럼프-시 주석 간의 회담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트럼프의 중국 국빈 방문 또한 논의 대상에서 제외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틱톡 문제 해결 방안으로 오라클과 미국 내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방안이 거론된 바 있다. 오라클과 틱톡은 ‘프로젝트 텍사스’라는 계획을 추진하며, 틱톡의 미국 사용자 데이터를 바이트댄스의 중국 내 운영과 분리·보호하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19일 대화를 통해 합의를 마무리할 것이지만, 틱톡과 관련한 기본 합의 틀은 이미 마련됐다”면서 “미국이 통제하는 소유 구조로 전환하는 방향”이라고 밝혔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왕징타오 부주임은 미국 내 틱톡 사용자의 위탁 운영, 알고리즘과 지식재산권 문제 등을 언급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그는 이어 “중국 정부는 법에 따라 틱톡 관련 기술 수출, 지식재산권 사용 허가 등 사안들을 심사·승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청강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회의에서 “미국의 제재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며 조속한 해제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당국이 이번 마드리드 협상 전까지는 바이트댄스가 보유한 지배적 지분을 매각하라는 미국 측의 요구를 거부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성사시키기 위해 매각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틱톡과 관련한 잠정적 돌파구가 미국과 중국 관계의 동력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무역 관계를 안정적인 궤도로 올려놓을 포괄적 합의가 가능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

다음 달 말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대면 정상회담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접촉도 한층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주에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중국 측 고위 당국자들과 회담했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에 대한 극단적인 경제적 보호조치를 중단한 가운데, 최고 145%에 달했던 미국의 대중(對中) 관세 인상 조치는 오는 11월 중순까지 유예된 상태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