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가 차량 내 승객이 갇히는 사고와 관련해 논란이 커지자 도어 핸들(문 손잡이) 설계를 전면 수정한다. 이번 조치는 미국 안전 당국의 조사와 더불어 중국 규제 변화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18일(현지시각) 더버지에 따르면 테슬라의 프란츠 폰 홀츠하우젠 디자인 총괄은 전날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승객이 긴급 상황에서 더 직관적으로 문을 열 수 있도록 전자식과 수동식 도어 릴리스 장치를 하나의 버튼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美 도로교통안전국 조사 착수
이번 설계 변경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최근 안전성 조사에 착수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NHTSA는 일부 테슬라 차량에서 매립형(플러시) 도어 핸들이 작동하지 않아 운전자와 보호자가 차량 밖에서 문을 열지 못해 아이를 구출하지 못했다는 사례가 보고되자 공식 조사에 나섰다. 테슬라 차량의 손잡이는 외관상 매끈하게 차체와 일체형으로 설계돼 있지만 이로 인해 고장이 발생하면 외부에서 문을 여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문제가 지적돼 왔다.
◇중국 규제 변화에도 대비
테슬라는 중국 당국의 규제 변화 움직임에도 주목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완전히 매립된 도어 핸들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테슬라가 해당 시장에서 판매 전략을 이어가려면 설계 변경이 불가피하다. 폰 홀츠하우젠은 “중국의 새로운 규제에도 대응할 수 있는 훌륭한 해결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전성 논란 차단과 시장 확대 목적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설계 변경을 두고 단순히 기술 개선 차원을 넘어 안전성 논란 차단과 각국 규제 선제 대응이라는 두 가지 목적이 동시에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미국은 물론 중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자동차 안전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 속에 테슬라가 디자인 철학을 수정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테슬라의 차량 안전성 신뢰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실제 개선된 손잡이가 언제 양산 차량에 적용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