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한 틱톡 미국법인 매각 협상에서 오라클이 추천 알고리즘을 ‘재훈련’해 보안과 통제를 맡게 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백악관은 전날 낸 성명을 통해 “틱톡의 미국 운영이 바이트댄스로부터 분리된 뒤 새로운 미국 투자자들이 추천 소프트웨어의 통제권을 갖게 될 것”이라며 “오라클이 소스코드 검토, 알고리즘 재훈련,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배포까지 전 과정에서 미 정부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약 1억7000만명의 미국 사용자 데이터는 오라클 서버에 보관되며 바이트댄스는 더 이상 접근할 수 없게 된다.
이번 조치는 중국 정부가 최근 “알고리즘은 중국이 계속 통제한다”고 주장한 것과 배치돼 주목된다.
당초 미·중 양국은 알고리즘을 포함한 지적재산권을 ‘라이선스’ 방식으로 미국 측이 사용하는 틀에 합의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합의한 새로운 틀을 강조하며 “틱톡이 미국에서 계속 운영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말했다.
앞서 미 의회는 지난해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의 강제 매각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매각 불발 시 전면 금지 방안을 추진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의 시한을 네 차례 연장해왔으며 전국적 사용 금지 기한은 오는 12월 16일로 미뤄진 상태다.
FT는 틱톡 미국법인이 별도 앱 개발을 진행하며 거래 성사에 대비했다고 전했다.
신규 투자자 컨소시엄에는 루퍼트 머독(폭스코프), 마이클 델(델 테크놀로지스 창업자), 래리 엘리슨(오라클 공동창업자) 등이 참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컨소시엄은 전체 지분의 80%를 보유하게 되며 바이트댄스의 지분은 20% 이하로 줄어든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틱톡 미국 운영이 미국 투자자 다수 지분 소유 및 통제로 넘어가는 합의가 이번 주 체결될 것”이라며 “미국인이 7명 중 6석을 맡고, 바이트댄스가 1명을 지명하는 이사회 구성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