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4% 늘며 비용 압박 이겨내…순이익 220억3350만 루피 달성
현지화·균형 포트폴리오 성공 발판…IPO 자금으로 미래 성장 투자
현지화·균형 포트폴리오 성공 발판…IPO 자금으로 미래 성장 투자

9일(현지시각) 인도 현지 언론 뉴스 바이트에 따르면 LG전자 인도법인은 지난 3월 31일 마감한 2025 회계연도에 세후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45.8% 급증한 220억3350만 루피(약 3525억3600만 원)를 기록했다고 인도 기업등록국(RoC)에 밝혔다. 이러한 실적은 인도 시장의 높은 잠재력과 LG 브랜드의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동시에 입증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주목할 점은 특정 제품군에 치우치지 않은 균형 잡힌 사업 구조다. 사업 부문별 매출 비중을 보면 ▲냉장고가 669억6450만 루피(27.5%)로 가장 컸고, 그 뒤를 ▲에어컨(527억820만 루피, 21.6%) ▲세탁기(504억1700만 루피, 20.7%) ▲TV(492억4810만 루피, 20.2%)가 비슷한 규모로 잇고 있다. 이처럼 안정된 수익 구조는 인도 내수 시장에서 고급 가전 전반의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가운데, 시장 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처럼 좋은 실적을 바탕으로 모회사 LG전자는 인도법인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을 펴고 있다. 현재 진행하는 IPO 절차에서 공개매각(OFS) 방식으로 보유 지분 15%를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이 성공적으로 인도 증시에 안착한 뒤 한국 대기업이 현지 자본시장을 활용하는 두 번째 주요 사례라는 점에서 큰 뜻을 지닌다. IPO로 확보할 자금은 인도를 핵심 생산과 연구개발 거점으로 키우는 데 투입한다. 구체적으로 ▲생산설비 확대 ▲차세대 제품 연구개발(R&D) 강화 ▲에너지 절약형 가전과 스마트홈 사업 같은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쓸 방침이다.
수익성 이면의 과제…광고·세금 부담 늘어
다만 수익성 개선 이면에는 풀어야 할 과제도 드러났다. 2025 회계연도에 쓴 총비용은 2166억7520만 루피(약 3조4668억 원)로, 지난해보다 11% 늘었다. 특히 시장 경쟁 심화에 맞서기 위한 마케팅 비용 지출이 두드러졌다. 광고와 판촉 비용은 100억9120만 루피(약 1614억 원)로 지난해보다 7.27% 증가했다. 또 이익이 늘어난 탓에 법인세 부담도 커져, 총 세금 비용은 75억9760만 루피(약 1215억 원)로 전년 동기보다 44.42%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모회사와 맺은 라이선스 계약에 따른 로열티 지급액도 꾸준히 늘고 있다. LG전자 인도법인은 핵심 기술과 브랜드 사용의 대가로 한국 LG전자에 해마다 기술사용료(cost royalties)를 지급한다. 2025 회계연도에 지급한 로열티는 모두 45억4610만 루피(약 727억 원)로, 지난해(40억3230만 루피)보다 12.74% 많아졌다.
성공의 토대 '현지화'…부품 54% 현지서 조달
LG전자 인도법인의 성공은 현지화 전략을 철저히 편 덕분이다. 현재 기초 원재료의 54%가량을 인도 현지 공급망에서 조달하며 부품 국산화율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 푸네(Pune)와 노이다(Noida)에 있는 공장 두 곳은 해마다 1450만 개에 이르는 제품을 만들며 인도 내수 시장의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핵심 기지 노릇을 한다.
LG전자 인도법인은 꾸준한 투자와 성장, 높은 수준의 현지화, 그리고 압도하는 시장 점유율로 인도 시장을 대표하는 가전기업의 위상을 굳혔다. 이번 IPO는 여러 비용 압박을 이겨내고 달성한 기록적인 실적을 자본시장에서 공식 평가받아 기업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