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가 머스크 개인 소유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에 투자하는 방안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이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일렉트렉은 xAI에 대한 투자 제안은 다음달 6일 열리는 테슬라 정기 주주총회의 공식 안건 가운데 하나로 상정됐으나 주주들의 반발이 나오고 있다며 일렉트렉은 이같이 전했다.
표면적으로는 테슬라가 성장 잠재력이 높은 AI 분야에 참여해 장기적 수익을 얻는 전략이지만 머스크 개인 회사에 기업 자금을 투입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이해충돌 논란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머스크가 지난해 설립한 xAI는 대규모 언어모델(LLM)과 생성형 AI ‘그록’을 개발 중이다. 올해 초에는 머스크가 인수한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와 합병되며 규모를 확장했다. xAI의 기업가치는 현재 약 2000억달러(약 276조원)로 평가되고 있으며 최근 100억~200억달러(약 13조8000억~27조60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렉트렉은 “테슬라의 수익성이 최근 3년간 악화한 상황에서 머스크가 소유한 개인 기업에 수십억달러를 투입하는 것은 재무적으로 부담이 크다”며 “특히 스페이스X가 이미 약 20억달러(약 2조7600억원)를 xAI에 투자하기로 한 만큼 테슬라까지 참여하면 사실상 머스크 개인 프로젝트를 위한 자금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과거에도 오픈AI의 경영권을 확보하려다 실패한 뒤 테슬라를 AI 중심 기업으로 전환하려 했으나 트위터 인수 과정에서 테슬라 지분을 대량 매각하면서 통제력을 잃었다. 이에 따라 새로 세운 xAI를 통해 AI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일렉트렉은 “머스크와 테슬라 이사회는 xAI와 관련한 주주 소송이 진행 중이라 이번 투자안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이사회가 다른 모든 안건에는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유독 이 안건에만 ‘권고 없음’으로 표시한 것은 사실상 찬성 신호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테슬라의 일부 주주는 “머스크가 테슬라의 기술과 자원을 개인 회사로 이전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전문가들은 “공개기업의 최고경영자가 경쟁 관계의 사기업을 설립해 자원을 이전했다면 이는 명백한 신탁 의무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xAI는 현재 매년 약 100억달러(약 13조8000억원)의 운영비를 소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렉트렉은 “테슬라가 스페이스X와 유사한 규모로 xAI에 매년 투자할 경우 자사 이익 대부분이 흡수될 것”이라며 “테슬라가 재생에너지 전환을 목표로 내세우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전력 집약적 AI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모순된 행보”라고 비판했다.
일렉트렉은 “이번 제안은 머스크가 테슬라를 통해 자신의 AI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시도이자 테슬라 주주들에게 또다시 머스크 개인 리스크를 떠안기려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