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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AMD "2030년 AI 칩 시장, 1조 달러 규모"…5년 내 연평균 35% 성장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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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AMD "2030년 AI 칩 시장, 1조 달러 규모"…5년 내 연평균 35% 성장 선언

리사 수 CEO "하이퍼스케일러 투자, 평준화되지 않을 것"
PC·서버 CPU 점유율 절반 목표…인텔·엔비디아 동시 추격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
미국의 반도체 기업 AMD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 폭증에 힘입어 앞으로 5년간 연평균 35%가 넘는 고속 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야심 찬 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경쟁사인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AI 칩 시장이 2030년까지 1조 달러(약 1400조 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 전망하며, 인텔을 넘어 PC 및 서버 CPU 시장에서도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12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디지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AMD의 리사 수 최고경영자(CEO)는 11일 뉴욕에서 열린 애널리스트 데이 행사에서 앞으로 3~5년간 연평균 매출 35%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한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AI 데이터센터 매출은 연평균 80%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조정 영업이익률은 35% 이상, 총마진은 55~58%에 이를 것이며, 주당순이익(EPS)은 2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공격적 목표의 중심에는 AI가 있다. AMD는 전체 데이터센터 매출이 연평균 6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며, 5년 이내(혹은 2030년까지) 연간 데이터센터 칩 매출 1000억 달러(약 140조 원)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2027년까지 AI 사업에서만 연간 "수백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겠다던 지난주 전망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수치다.

"AI 변화 속도, 상상 초월"…식지 않는 투자 열기


수 CEO는 AI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는 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사(하이퍼스케일러)들의 투자 열기가 식지 않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감속을 예상했던 기업들이 이제는 투자 속도를 높이겠다고 말하고 있다"며 "AI의 변화 속도와 흐름은 내가 지금껏 봐온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가) 평준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또한 AI 추론(Inference) 시장이 훈련(Training) 시장에 비해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AI 가속기 시장 팽창이 CPU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에도 "CPU 시장 둔화를 유발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AMD는 엔비디아가 장악한 AI 가속기 시장에서 '가장 근접한 경쟁자'로 평가받는다. 최근 오픈AI, 오라클, 미국 에너지부 등과 연달아 대형 계약을 성사시키며 MI 시리즈 가속기 공급을 늘리고 있다.

수 CEO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막대한 자금 조달 능력에 관한 시장의 의구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AMD와 오픈AI의 계약이 "매우 엄격하게" 구성되어 있다며, 만약 오픈AI가 예상하는 사용자 및 매출 성장이 현실화된다면 자금 조달은 충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 CEO는 "나는 그들(오픈AI)에 반대로 걸지 않을 것"이라며 강한 신뢰를 보였다.

인텔·엔비디아 동시 겨냥…'M&A 머신' 재가동


한편, AMD는 오랜 경쟁자인 인텔과의 격차를 확실히 벌리겠다는 목표도 내세웠다. 앞으로 PC CPU 시장 점유율 40% 이상, 서버 CPU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구체적 수치도 제시했다.
목표 달성을 위한 적극적 인수합병(M&A) 전략도 시사했다. 수 CEO는 AMD를 "인수합병 기계"라고 칭하며, 최근 ZT 시스템스와 MK1을 비롯한 여러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날 장밋빛 전망이 발표되자 AMD의 주가는 뉴욕 증시 시간 외 거래에서 약 4% 상승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